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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9급 공무원 시험 선택 과목 추가, 효과 있을까?

by go9ma 201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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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생들의 9급 공무원 진출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 선택 과목이 추가되었다.

수학, 과학, 사회 3과목이 전공 과목에 포함되어 선택 과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정책은 수험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정말 고교 졸업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우선 공통 교양 과목부터 살펴보자.

국어, 국사, 영어다.

국어와 국사, 영어의 경우 대학 전공자들도 준비 없이 시험 봤을 경우 간신히 6~70점을 넘기는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점수로는 합격하기 어렵다. 80점대는 가야 합격 확률이 높아진다. 또 국사의 경우 되도록 만점 가까이 점수를 얻어야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기본서와 기출문제를 최소 3회독 이상 해야하고, 이것은 보통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즉, 이미 국어, 국사, 영어 과목의 난이도가 고교 수준이 아니다.

수능 정도로 생각했다간 큰일난다.

 

특히 전공 과목 (예를 들어 행정학과 행정법) 둘은 반드시 만점 가까이 점수를 얻어야하는 과목이다. 국어와 영어에서 고득점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합격선이 평균 80점대 중반이라고 할 경우, 전공 과목은 반드시 만점을 받아야하는 것이다.

 

때문에 수학, 과학, 사회 역시 만점 가까이 맞아야 합격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 수학

수학에는 일반수학, 수학1, 미적분과 통계 기본이 들어간다고 한다. (- -)

당연히 수학에 약한 문과 출신들은 포기할 것이고, 과연 이과 출신 중에서도 수학을 만점 가까이 맞을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수학을 특별히 잘하거나, 수능에서 수학을 만점 가까이 맞았거나, 대학에서 수학 전공자라면 충분히 선택할만 하겠지만...

 

>> 과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포함된다.

과학 역시 과학 과목을 특별히 잘했던 사람들이나, 수능에서 만점 가까이 점수를 얻은 사람들이 한 번 선택해볼만한 과목이다.

 

>> 사회

사회과목은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다.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대안으로 선택할만한 과목이다. 만약 전공 과목 중 특별히 공부에 부담이 있거나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이 있을 경우 선택할만 하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하지 않다. 반드시 만점을 얻어야하고, 그 범위가 꽤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사실 수학을 만점 가까이 맞을 수 있는 실력이라면 충분히 명문대학에 갈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 수학은 고교 졸업자를 위한다기 보다는 명문대 출신자나 수학 전공자들을 위한 과목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특별히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에게도 꽤 유리한 과목이 될 것이다.

 

그나마 과학과 사회가 대학 전공에 상관 없이 고교졸업자나 대학졸업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과목이다. 생소한 행정법이나 행정학 대신 고교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사람들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닐까 싶다. (물론 수학 역시 고교 때 성실하게 이수한 사람들에게는 유리하겠지만)

 

그런데 사실 꼭 이번 선택과목 추가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이미 국어, 국사, 영어의 난이도가 고교 수준을 훨씬 넘었고, 행정법이나 행정학 같은 전공 과목 역시 특별히 7급 시험의 난이도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때문에 수험생들의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어와 국사, 영어 시험은 공인 인증 시험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어는 한국어 능력 시험, 국사 역시 공인 인증 시험 제도가 있고, 영어도 토익이나 토플, 텝스 등 인증 시험이 있다. 차라리 이런 시험을 기준으로 삼고, 특정 점수나 등급만 취득하면 패쓰하는 정책으로 가야 수험생들의 불필요한 시간 낭비나 비효율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공인 인증 시험 제도로 가면 공무원 시험 외에 취업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활용도가 높다.

 

예를 들어 사법고시의 경우 자격으로 요구하는 영어 점수가 토익 700점 이상이다. 그런데 9급 영어 시험의 경우 합격선인 80점을 넘기려면 토익 700점보다 훨씬 더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5급이 토익 700점 이라면 9급은 토익 500점 미만을 요구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만점자가 아주 많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과연 공무원 업무의 역량을 단순히 시험 점수로 판단할 수 있을까?

나는 시험 점수 대신 심층 면접을 더욱 강화하여 알맞은 인재를 선별하는 정책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어차피 시험이야 기본적인 소양을 검증하는 것이고, 이것을 통과한 다음에는 면접을 통해 알맞은 인재를 공직에 배치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변별력을 필기 시험에 두는 것이 아니라 면접시험에 둬야한다.

단지 문제는 면접 시험을 어떻게 하면 부정과 비리 없이 공정하게, 또 정확하게 알맞은 인재를 선별해낼 수 있는가이다. 이것은 시스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제도를 기획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다.

 

면접은 그 사람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두 번 이상 떨어진다면 수험생들은 다른 진로를 좀 더 빨리 찾아 나설 수 있게 된다.

 

사실 이번 선택과목 추가는 공무원 시험 지원자들을 더 늘리는 효과에 불과하다. 전공 과목 만점이나, 수학, 과학, 사회 과목 만점이나 어렵긴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9급공무원 시험 합격하느니 차라리 수능을 다시 봐서 서울대를 가는 것이 더 쉽겠다는 얘기가 나올까? 그만큼 9급 공무원 시험 합격에 불필요한 공부량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그것은 곧 사회적인 낭비를 뜻한다.

 

공무원 시험의 개선 문제는 반드시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토론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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