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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돋보기/철학 돋보기

내가 죽어도 블로그는 남아 있을까?

by go9ma 2008.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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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이미 개인 미디어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마음 속의 응어리나 답답함,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아는 친구나 지인과 굳이 술자리를 빌어 토론의 장을 열지 않아도 되며, 정치적 입장 차이로 서로 얼굴을 붉히며 싸울 일은 더더욱 없다.

난 블로그에 나의 모든 생각을 담는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의 감상평이나 방송연예계 분석이 주된 목적이지만 시사뉴스에 대한 논평도 올리고 있으며, '생활 철학관'에서는 지금 이런 내용의 글도 올리니 또 하나의 나를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블로그는 곧 글과 사진으로 표현된 '나'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내 블로그를 통해 '나'라는 인간의 존재에 대하여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어도 이 블로그는 남아있을까?
물론 내가 갑자기 사망하였을 경우, 내 블로그는 한동안 계속 남아 세상 사람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후에도 이 블로그는 과연 계속 남아있을까?

예전에 무료 계정으로 운영되던 홈페이지 서비스가 문을 닫으며 그곳에 있던 모든 홈페이지들이 사라져 버리는 안타까운 일을 목격한 적이 있다. 무료 계정을 공급했던 회사는 없어져 버리고, 그 때문에 인터넷 활동에 꼭 필요한 서버 자체가 사라졌으며, 무료로 공급되었던 공간이었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사람들은 뭐라 항의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내가 속한 '티스토리'가 그런 최후를 맞이하지는 않더라도, 혹시나 내가 사망하여 오랜시간 블로그에 접속하지 않을 경우, 그러면 블로그는 어떻게 될까? 사용자의 미접속으로 블로그 자체를 삭제하려나? 아니면 영원히, 회사가 존재하는 한 내 블로그는 인터넷 공간에 남아 있을까?

영원히 블로그가 남아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나는 죽어서 이 세상에 없어도, 내가 표현한 세상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들은 계속 남아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만약 이 블로그가 영원히 남아있게 된다면 내 의식의 표현 또한 영원히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하기엔 좀 어려울 듯 하다.
이미 포털에서는 오래 전의 데이타는 확인할 수 없으며, 포털의 검색 또한 최신 자료 순으로 먼저 보여지기 때문이다.

'죽은 자'들의 블로그만 모아 놓은 서비스는 어떨까?
너무 공동묘지 느낌이 나서 좀 무서울라나? ^^

앞으로 50년 뒤엔 어떤 모습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런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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