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9.08.06 03:04

이번에 동방신기의 소송으로 또 다시 연예인들의 '노예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연 동방신기 멤버들의 계약 내용이 문제일까요?

우선 일본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 SM보다 훨씬 지독한 계약 조건을 요구합니다. 과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아무로나미에도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처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연예 시스템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이렇습니다. 특정 대형 기획사가 일본 전국의 연예인 지망생 아이들을 오디션을 통해 '액터스쿨'에 입학시킵니다. 그 규모는 거의 연간 수백명 이상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다시 액터스쿨에서 훈련과 오디션을 통해 또 걸러냅니다. 그 후 여기에서 최정적으로 선택된 아이들이 일명 아이돌 그룹으로 만들어져 무대에 서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계약은 보통 장기간 계약과 해당 연예인들의 월급제를 시행합니다.
연예인 당사자에겐 굉장히 불평등한 계약이지만 회사측에선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큼의 투자를 한다는 것이지요. 액터스쿨 운영 자체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뿐더러 이후 연예 활동 지원에도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같은 나라들의 경우엔 법적으로 공정한 계약을 통해 수익을 배분하면서도 세계적인 스타를 계속 배출하고 있으니 꼭 일본의 시스템이 정당하다고는 볼 수 없을 듯 합니다.

SM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보다는 훨씬 나은 계약 조건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동방신기 멤버들은 멤버들 주장으로는 연간 2억원 정도, SM주장대로라면 지금까지 총 110억원의 분배금을 지급해왔으니까요.

사실 아이돌 그룹이 그냥 히트하는 것은 아닙니다. SM의 경우 정말 엄청난 홍보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특정 아이돌 연예인이 갑자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거의 우연이라기 보다는 소속사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예전엔 이것이 단순히 권력층에 돈뭉치 찔러주기였지만 지금은 많이 합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로 소속사가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비 일부나 제작비 전체를 감당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물론 초기 투자비용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으로 크지만 해당 연예인이 뜨면 이후 투자된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대형 연예 기획사에서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로비자금이나 투자금을 조성하여 방송제작에 뿌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 아이돌 그룹의 경우 홍보비용과 앨범제작 비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것들을 다 종합해볼 때 우리나라의 경우 연예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수익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 예로, 원더걸스의 경우 데뷔 1년 차 때 원더걸스 발굴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 투자된 비용과 앨범 발매 등으로 얻어진 수익을 정산해본 결과 그렇게 대박을 냈음에도 오히려 5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았다는 것만 보아도 우리나라의 연예산업 구조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부 비정상적인 시스템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형 기획사들은 자신들의 자금 동원력을 이용하여 방송 연예계 산업 전체를 조종하고 있다시피합니다. 예전엔 PD권력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지금은 그 반대로 아이돌 스타 파워가 방송계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불공정 계약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런 불공정 계약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이런 상식에 맞지 않는 로비나 방송 연예계 시스템도 어느정도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소속사 입장에서보면 해당 연예인을 발굴하고, 훈련시켜서 데뷔시키는 기획 과정 자체에 많은 시간과 투자를 하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을 일종의 상품으로 브랜드화 시켜서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 때 수익이 얼마가 나든 그것은 회사의 노력이 더 크기 때문이지, 아이돌 그룹 멤버 개인의 능력이나 개성 등 인격은 무시되어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도 꿈과 희망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예인으로의 성공은 어쩌면 경제적인 안정을 뜻하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어느정도 상식적인 계약관계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특정 연예기획사는 아예 그룹명칭을 브랜드화 시켜서 멤버들을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아예 신인멤버로 채워넣는 식입니다. 그리고 2기, 3기, 4기, 5기... 이런식으로 운영을 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가장 성공 가능성 높은 연예인 지망생을 확보했다는 것 자체가 대형기획사들의 첫번째 특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만큼 연예기획사도 어느정도 자신들만의 특권이라 생각하는 부분부터 해당 연예인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영화 '제리맥과이어'처럼 인간적인 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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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llow 2009.08.06 23:54 신고  Addr  Edit/Del  Reply

    일본의 연예인들이 월급제인 건 맞는데 한꺼번에 장기 계약을 하지 않습니다. 계약은 주로 1년, 2년이 통상적이라고 합니다. 계약을 갱신할 때 마다 월급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기획사에서 모든 홍보를 다 담당합니다. 연예인들은 계약에 나온 조항 이외에는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속된 말로 대박쳐서 돈 방석에 앉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아이돌로 시작해서 나이가 들면 그 이후의 방향까지도 기획사에서 서포트 해줍니다. 아예 아이돌부터 노래와 연기와 예능쪽으로 동시에 활동하면서 차차 활동 방향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즉, 기획사에서 관리해주는 방향으로 활동만 해도 미래가 보장된다는 거지요.
    미국은 기획사가 말 그대로 매니지먼트 역할밖에 하지 않습니다. 모든 홍보 및 활동은 연예인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책임을 집니다. 모든 것은 스타 일인 중심으로 계획되고 진행되며 그만큼의 부도 스타가 독식합니다. 그만큼 험난하고 뜨기 힘들지만 뜨면 말 그대로 대박이죠.
    우리나라는 데뷔까지는 일본식으로 하지만 데뷔 후 활동은 미국식으로 합니다. 그만큼 구조 자체가 기형적입니다. 변화가 필요한데 이제까지는 그만큼 변화를 이끌어 낼만한 파워있는 연예인이 없었습니다. 동방신기의 소송이 어떻게 해결될 지 향후가 주목되는 이유죠. 단순하게 동방신기 멤버들이 돈을 더 받고 덜 받고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걸려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