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8.01.05 18:02

하얀 면사포의 신부와 멋진 턱시도를 입은 신랑. 그리고 은사님의 주례. 우리가 흔히 결혼식 하면 떠올리는 영상이죠.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우리의 결혼식 문화. 여러분은 그 유래를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서양식 결혼은 원래 유럽에서는 일종의 종교 의식이었습니다. 천주교나 기독교인인 남녀가 결혼을 할 때 신부가 하얀 면사포를 쓰고 목사님이나 신부님의 주례에 따라 결혼식을 올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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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결혼식은 일종의 하나님에 대한 맹세인 것입니다. 남녀는 하나님에게 결혼하는 것을 알리고 또한 하나님 앞에서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하나님과 직접 대면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과 신랑신부를 연결시키는 대행자로 중간에 목사님과 신부님이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서양의 결혼식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신식결혼식으로 혼례를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중엔 종교가 천주교나 기독교가 아닌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래서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주례로 은사님을 모시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주례로 은사님을 모시는 건 전통이 아닌, 단지 편의에 의해 생겨난 새로운 문화일 뿐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안 좋게 변질된 결혼식을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주례를 사회적 위치가 어느정도 있는 그런 분들을 초청하지요.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된 은사님이 아닌, 사회적 지위나 명성이 되도록 높은 사람을 섭외해야 그 집안의 위신이 서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또 결혼식장도 되도록 화려한 곳에서 하려합니다. 축의금을 받아 목돈 마련하려는 분들도 계시고요.



하지만 우리의 전통혼례식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전통혼례에는 주례가 없습니다. 신랑신부가 서로 마주보고 절을 올리며 혼인을 약속하지요. 이것은 하나님 같은 절대신에 기대어 하는 맹세나 신고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두 남녀가 똑같이 마주보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순결을 맹세한다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중간에 제 3자가 연결해주는 약속이 아닌, 남녀 개인의 주체적인 자아끼리의 약속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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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혼례식 과정엔 부모와 친지는 물론 조상님과 하늘과 땅에 혼인하는 것을 맹세하는 과정도 있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음양의 조화로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전통혼례식으로 혼례를 치른 부부들의 이혼율이 더 낮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예식장의 모습은 어떤가요?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들 모두 서양 결혼식으로는 예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합니다. 신랑신부는 결혼하기 바쁘고, 하객들은 밥 챙겨 먹기 바쁘죠. 그리고 아는 사람들과 인사 나누다보면 결혼식은 끝이 납니다.  흔한 말 그대로 하객들은 밥먹으러 결혼식에 다녀오는 것입니다.

똑같이 돈과 시간을 들여 하는 결혼식이라면 좀 복잡하더라도 전통혼례로 하는 것이 재미도 있고, 의미도 깊지 않을까요?
전통혼례로 하게 되면 하객들 또한 결혼식을 즐기고, 친인척들은 직접 결혼식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신랑신부뿐만 아니라 하객들까지 결혼식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떠신가요? 우리 전통혼례가 이젠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편의를 위해 남들과 똑같은 결혼식을 올리는 것보다는 우리 전통도 찾고, 의미도 깊이 새길 수 있는 우리 전통혼례식이야말로 명품 결혼식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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