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1.05.22 06:30

한예슬은 정말 뺑소니 무혐의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뺑소니는 아니다.

우선 증언을 종합해보면 한예슬은 차 안에서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다. 또 내리지는 않았지만 바로 매니저에게 연락하여 사고처리를 부탁했다. 물론 운전자 본인이 사고처리를 하지 않았지만 매니저에게 사고처리를 위임했으므로 엄연히 뺑소니라고는 볼 수 없다.

단, 사고를 낸 운전자 본인이 직접 차에서 내려 사고를 수습하지 않은 점은 (당시 밝은 오전이고, 근처에 경비원과 주민이 있었음에도) 공인으로써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만 하다.

그런데 피해자는 왜 뺑소니로 고소한 것인가?

- 무엇보다 운전자 본인이 직접 차에서 내려서 사과하지 않아 화가 나서 고소한 것일 수 있다.

- 또는 보험이나 합의금을 목적으로 하는 표적 범죄일 수도 있다. CCTV 영상을 보면 피해자는 차량이 들어오기 직전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단순히 추측일 뿐, 사실은 알 수 없다.

그런데 국과수의 수사 발표에 의문이 생긴다.
한예슬씨의 사고가 뺑소니가 아니라고 발표한 것이다. 그 증거로,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피해자가 차량의 백미러와 충돌 후 몸이 앞으로 진행하지 않고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CCTV영상을 보면 차량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으며, 백미러도 접히지 않았다. 그리고 피해자 역시 충돌 때문에 쓰러지거나 넘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가 차량과 충돌하지 않았거나 혹은 큰 부상의 충돌이 아니라고 100% 판단할 수는 없다.

자, 만약 누군가가 문구용 커터칼로 여러분의 엉덩이를 1cm 정도 상처를 냈다고 치자. 여러분은 그럼 가해자를 살인미수로 고소할텐가? 아니다. 그저 상해혐의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 1cm의 상처를 중요 혈관이 지나는 자리에 낸다면 당신은 응급처치를 받아보지 못하고 과다 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
단지 1cm의 상처 때문에 말이다.

교통사고도 마찬가지다.
별거 아닌 충돌이고, 실제로 몸에 별 이상이 없는 거 같지만 시간이 지나서 갑자기 심각한 상황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교통사고의 무서움이다.

영상을 보면 그다지 강하지 않은 '툭' 건드는 충돌이지만 이것이 심각한 충돌인지, 아닌지는 영상만으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강하게 충돌하는 것보다야 확률적으로 심각한 부상일 확률은 적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의 주장이 거짓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왜 그럴까?

작은 충격이지만 충격점이 정확히 신경이 지나는 곳을 가격했을 경우, 피해자는 정말로 그 충격 때문에 잠시 신경 마비 증상이 올 수 있다. 실제로 피해자는 충돌 후 경비원에게 마비 증상을 호소했다고 한다. 과연 컴퓨터 시물레이터엔 피해자의 신체 신경지도가 정확히 그려져 있고, 충격점이 정확히 일치했을까? (확인이 불가능하다)

물론 이런 증상은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고, 또는 장기간 지속되거나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이건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뉴스와 국과수 발표는 마치 한예슬씨의 피해자가 거짓으로 신고한 것처럼 방송을  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보도다.

물론 피해자가 보험사기꾼인지, 진짜 피해자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단지 피해자의 충돌력이 약하거나 시물레이션처럼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피해자의 피해 사실이 거짓이거나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보도는 다른 교통사고에서 실제 피해자를 마치 보험사기꾼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전에 이런 사건이 있었더랬다.
뒷차가 앞차를 추돌했는데 아마도 가벼운 접촉이 있었나보다. 앞차 운전자는 큰 부상이 없으니 그냥 웃으며 사건을 마무리 했는데 하루 뒤 피해자는 목뼈 부분 신경에 문제가 생겨서 하반신 마비가 일어났다. 알고보니 추돌 때 생긴 충격으로 목뼈에 이상이 생긴 것인데 피해자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자 목뼈가 신경을 눌러버린 것이었다.

위의 예처럼 교통사고의 피해 규모는 상식으로 예측할 수 없다. 실제로 피해자의 피해 정도가 상식 밖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릴적 나 역시 트럭의 백미러와 부딪힌 적이 있다.
그 트럭의 속도는 분명 한예슬씨의 차량 속도보다 빨랐거나 비슷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백미러에 부딪힌 나 역시 충돌 진행 방향으로 튕겨나가거나 쓰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충돌 부분에 멍이 생겼더랬다.

트럭운전수는 알고도 뺑소니를 한 건지, 아님 인지하지 못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려서 잘 몰랐던 나는 혹시나 엄마에게 혼날까봐 사건을 이야기 하지 못했다.

충격은 생각보다 강했다.
누군가 나에게 돌멩이를 던져서 맞히거나 혹은 각목으로 때린 듯 한 충격이 있었다.

그러므로 CCTV영상 속의 상황만으로 피해자의 피해 정도를 추측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