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1.06.15 06:30

일본의 아이돌 시스템을 그대로 배워 온 엔터테인먼트 1세대 대표들. 그들은 모방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서 자신들이 만든 아이돌 그룹으로 일본을 장악한 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실로 대단한 한국인의 능력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이것은 누가 뭐래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상품입니다.

불과 20 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문화상품이 이렇게 세계로 나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영화를 거쳐 드디어 음악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것이죠. (한류는 유럽에서 그치지 않고 남북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과연 SM타운의 파리공연만으로 유럽에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생각엔 아직 '열풍'까지는 아니고, 열풍을 일으킬 수 있는 그 직전 단계로 보입니다.

이번 프랑스 파리 공연장의 좌석 수는 7천 석. 이틀 공연으로 1만 4천석을 메운 것이죠.
물론 1만 4천석은 절대 적은 좌석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유럽 전역에서 팬들이 모여들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한 국가에서 1만 석 이상의 좌석을 판매했다면 굉장한 것이지만 수 많은 국가가 모여있는 유럽에선 결코 많은 좌석이 아니죠.

유럽의 전체 인구는 약 7억 명. 유럽연합만 최소로 계산해도 약 5억 명 이상입니다.

참고로 얼마 전 독일의 함부르크에 사는 한 소녀가 페이스북에 올린 생일파티 초대장 포스팅만으로 유럽 전역에서 약 1500 여명의 사람들이 작은 마을로 몰려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연예인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일반인이었죠?

일반인도 1천 명이 넘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데 한류를 대표하는 연예 기획사가 주최하는 월드투어 콘서트에 그 10배의 좌석을 확보했다는 것은 어쩐지 좀 적게 느껴지지 않으시는지?

유투브 등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국가간 장벽이 무너져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의 뮤직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파리공연의 상황을 보면 일본과 같은 한류 열풍이라고 보기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거죠. 물론 인터넷 덕에 자동으로 홍보가 된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만 아직 유럽 전체 인구를 뒤흔들만한 센세이션이라고 하기엔 좀 이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부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유럽 전역에서 한류 열풍이 불었으면 합니다.


- 박진영 사장과 이수만 사장

여기서 또 박진영 사장 생각이 납니다. 원더걸스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빌보드 차트'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지요? 그리고 그 어린 원더걸스 멤버들을 데리고 정말로 미국식(?)으로 미국 전역을 돌며 남의 콘서트 무대에 서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론 잠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긴 했습니다만, 사실 원더걸스보다 더 높은 빌보드차트에 오른 한국계 뮤지션들도 있었고요, 솔직히 원더걸스의 미국내 성적을 보면 그다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단지 안타까운 선미의 희생만이 있었지요. (- -)

(박진영 사장은 왜 빌보드차트에 그리 미련을 두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그것이 박사장의 트라우마인가 봅니다)

그런데 빌보드차트엔 관심이 없던 이수만 사장은 달랐습니다.
물론 그도 처음엔 보아를 성공시켜서 세계 무대로 나아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바로 빌보드차트에 도전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오리콘차트부터 노렸지요. 그리고 회사의 시스템을 강화시켜서 아이돌 그룹(즉, 상품)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습니다.

그렇게 일본시장의 문을 두드린 결과,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했으며, 그 열기는 마치 산불이 번지듯 아시아 전역으로 번져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수만 사장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벌어진 겁니다. 그 한류 바람이 대륙을 타고 유럽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메리카 대륙까지 삼킬 준비를 하고 있지요.

어떤 차이가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을까요?

박진영 사장은 유투브 같은 새로운 인터넷매체의 힘을 무시했습니다. 세계시장을 정복하기 위해선 미국시장을 먼저 정복해야하고, 미국이란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선 그들처럼 마케팅을 해야한다는 아집이 결국 원더걸스를 파국으로 이끈 것이죠. 
그리고 너무 빌보드차트에 연연했습니다.

반대로 이수만 사장은 상품이 되는 아이돌그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에 돈과 시간을 들였고, 그 결과 새로운 인터넷 문화 때문에 홍보가 자동으로 되어 전 세계를 열광시키게 된 것입니다. 빌보드차트 진입 없이도 세계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이죠.

두 사람 모두 세계 무대를 욕심냈지만 결국 전략 전술의 차이가 오늘의 결과를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박진영 사장이 원더걸스가 한 참 한국에서 히트할 때 일본과 중국 무대를 거쳐서 아시아시장을 장악했다면 지금의 결과는 위치가 좀 바뀌어 있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박진영사장이 이수만 사장보다 앞에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역시 노하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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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성욱 2011.07.23 15:05 신고  Addr  Edit/Del  Reply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한류열풍이 유럽을 삼켰다고는 하기 힘들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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