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반 가정집을 무작정 방문하여 밥 먹는 예능이 나왔다.
이런 테마의 예능이 나만 불편한 건가?
왜 우리는 이런 프로그램을 불편하게 느끼는 걸까?
우선 한국인은 문화적으로 예고 없이 타인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불쾌하고 예의 없게 느낀다.
나와 내 가족의 공간인데 허락하지 않은 사람이 불쑥 찾아오는 게 반가울 리 없다.
특히나 한국인은 타인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깨끗하고, 정돈되고, 뭔가 있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그 반대를 굳이 방송을 통해 전국에 홍보하고 싶지는 않다.
혹시 이런 비슷한 테마의 해외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 것일까?
하지만 외국과 우리나라는 문화와 국민성 자체가 다르다. 일부 국가는 확실히 개방되어 있어서
남 모르는 사람이 불쑥 자신의 집에 방문하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니다. 이런 것이 쉽게 통할 리 없다.
방송이 계속되고, 시청자들의 인식이 바뀌면 불편하지 않고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아마도 제작진은 그런 걸 기대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문화인가! 남인 연예인이 예고도 없이 불쑥 나의 삶에 끼어들어도 기꺼이 고맙게 생각하며 밥 한끼 함께 나누며 삶을 이야기하는 선진문화!'
뭐 이런 기획? 또는 기대감?
하지만 이건 아주 오만방자하고, 무식한 시도라고 하겠다.
그야말로 사대주의에 빠져서 시청자와 국민을 자기 생각에 맞게 가르치고, 바꾸려는 어처구니 없는 시도다.
문화와 국민성이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형성된 것이다.
물론 나쁜 것이 있다면 바꿔야겠지. 하지만 예의범절에 관련된 것과 깊은 내면의 성향에 대한 것은 쉽게 바뀌지도 않고, 반드시 바꿔야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양의 예의범절 문화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게 아니다.
내 눈에는 이렇게 보인다.
'우리는 방송국이야. 일류 배우와 일류 요리사도 둘이나 데리고 왔어. 어때? 굉장하지? 너희 같은 일반인이 언제 이런 일류 요리사가 해주는 음식을 일류 배우와 한 식탁에서 먹을 수 있겠어. 그러니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방송에 출연해주었으면 해.'
예고 없이 남 모르는 가정을 방문한다는 것은 이런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내 집이 아님에도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또 하나는 일반인 출연자다. 연예인과 달리 일반인이 방송에 출연하는 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자칫 대중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도 불러올 수 있다.
<효리네 민박>처럼 연예인의 집을 방문하면 안 되는 건가?
<효리네 민박>이 대박을 친 건 인기 연예인의 생활 공간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인 집은 궁금하지 않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그런 사진과 영상은 넘쳐난다. 자기 집 자랑하는 사진과 영상들...
개인적인 생각에, 차라리 연예인의 집을 공개하면 훨씬 시청률이 잘 나올텐데
왜 연예인의 집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 가정을 방문했느냐는 거다.
그래서 추측을 해보자면,
우선 일반인 가정을 시도해보고 만약 실패하면 그때 마지막으로
연예인의 집을 공개하려는 게 목적 아니었을까 싶다. 아마 유해진 씨 집을 갔겠지.
동네 식당이나 벽돌 가게를 소개하는 건 좋았다. 어쨌든 그건 홍보가 되는 것이니까.
가게 사장님들도 기꺼이 고마워할 거다. 내가 사장이었어도 완전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겠지.
그런데 남의 가정집에 예고 없이 불쑥 찾아가는 건 매우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겉으로는 굽신 거리지만 마치 방송 권력의 무례함을 보는 거 같다.
그냥 그 스타가 사는 동네를 소개하고, 스타의 집을 방문하여 스타 요리사가 해주는 음식을 먹고
스타의 집 구경이나 하는 그런 예능이 되었으면 한다. 그럼 좀 더 편하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을 거 같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제작진들 집과 제작진들 얼굴을 방송에 공개하겠다고 하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는가? 그럼 일반인 집을 방문하기 전에 제작진의 집부터 방문해 보자. 과연 제작진의 가족은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심지어 연예인들 조차 자기 집을 공개하는 것에 있어서 결정이 쉽지 않을 거다. 내가 하기 싫고, 내가 곤란한 것을 왜 타인에게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고 우리만의 문화와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자꾸 외국 문화를 강제로 주입하는 무례는 저지르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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