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8.10.07 00:11

최근 최진실씨의 자살 사건이 알려지면서 미디어를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런데 상당 수의 미디어들은 최진실씨의 자살 원인을 인터넷 상의 악플이나 루머로 몰아가고 있다. 과연 이런 보도 행태는 올바른 것인가?

물론 인터넷을 통한 악플이나 악성 루머의 부작용은 큰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지 오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진실씨가 그것 때문에 자살했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녀는 확실한 유서를 남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그녀는 우울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고, 그 우울증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었다. 과거 매니저 사망 사건부터 해서 이혼과 최근의 악성 루머에 이르기까지... 이런 종합적인 스트레스가 그녀의 병을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더군다나 그녀는 자살하기 전날 음주를 했다. 과거 자살한 정다빈씨도 자살하기 전, 음주했던 것을 감안해본다면 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딱히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것도 음주 후, 우울증에 의한 충동적 자살일 확률임을 높게 한다.

이렇게 종합적으로 따져본다면 그녀의 자살 원인은 '우울증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부재'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환자를 진찰하고 관리해야하는 의료진이나 보호자 역할의 가족들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는 마치 그녀가 악플이나 루머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물론 그것이 그녀의 우울증이나 충동적 자살에 어느정도 영향은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마치 결정적인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정치권까지 나서서 '사이버모욕죄' 법 신설 등은 논점을 한참 빗나간 것이다.

우선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우울증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다.
그 다음이 사이버 상에서 발생하는 모욕범죄에 대하여 국민들이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관과 수사 인력의 확충이다.

만약 그녀의 우울증이 잘 관리되었다면 그녀는 자살을 선택하지 않거나 어려움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겨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그녀는 자살로 방치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이버 모욕죄 법의 신설 문제...
이번 최진실씨 사건을 보자면, 이후 언론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소문이 제기된 상태다. 때문에 경찰과 검찰은 무엇보다 먼저 이런 소문의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하지만 경찰의 발표 등을 종합해보면 어쩐지 그 수사 내용이 어설픈 느낌을 준다. 가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직접적인 연관 여부만 확인하였다고 하는데 현재 언론을 통해 알려진 소문은 간접적인 연관 여부다. 하지만 경찰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결론 짓고 소문 유포자들에 대한 추적에만 나섰다. (가족들의 증언만으로는 객관적인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세상에 이런 수사도 있나?) 사건 초기, 사건의 중요함 때문에 소문의 진상에 대하여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경찰의 입장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사건 중간, 혹시 경찰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또 경찰은 계속 소문 유포자와 증권가 찌라시 제작자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곧 멀지 않아 그들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루머의 사실 여부와 그에 따른 처벌 내용이다.
물론 범인들이 잡힌 후에, 그 소문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밝혀진다면 루머의 사실 관계 부분도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만약 소문의 근원지를 밝혀내지 못하거나 또는 소문의 일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엔 관련자들의 처벌에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역시, 현재 거론되는 사이버 모욕죄 등의 문제 역시 다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개인 명예에 대한 모욕 문제는 꼭 해결되어야할 부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 법으로 해결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것을 무조건 최진실씨 같은 연예인이나 이번 최진실씨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을 지어 접근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본다. 사이버 상의 명예 문제는 일부 공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 일반인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이버 모욕죄 법의 신설보다는 사이버 상의 범죄를 현실적으로 좀 더 탄력있게 대응할 수 있는 대응책과 예산, 인력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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