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도 차례 준비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심지어 차례 문제가 부부 싸움으로 이어져 음독 자살까지 발생했다는 기사도 올라왔네요. 가정이 화목하자고 명절날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는 것인데 차례 때문에 부부싸움 하고, 이혼하고, 자살을 하다뇨? 이것은 뭔가 아주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 차례(茶禮)의 뜻을 아십니까?

'차례(茶禮)'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명절날 등에 지내는 제사라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차례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명절은 좋은 날입니다.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여서 함께 먹고 마시고 즐기며 가족의 정을 나누는 그런 즐거운 날입니다. 그런데 그런 날 '조상님'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우리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기 전에 그 음식들을 먼저 조상님께 올려 예(禮)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 바로 차례의 시작입니다.

꼭 음식을 기제사 수준으로 차릴 필요가 없습니다. 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과 과일 정도를 올리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바로 차례입니다. 그래서 명절날 지내는 제사를 '제사'라 하지 않고 '차례'라 부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의미의 명절 행사는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그 의미가 퇴색하게 됩니다. 사회 지도층에서 차례를 기제사 수준으로 지내기 시작하면서 그런 허례허식 문화 서민층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일부 종가집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허례허식을 다시 의미있는 명절 행사로 되돌리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제사나 차례는 우리만의 문화가 아닙니다. 중국이나 일본에도 있는 동양 유교문화권의 고유 전통인 것입니다. 이런 전통 문화는 분명 지켜져야할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여러분은 우리 조상님들의 생각을 잘 이어가고 계십니까?

전통을 꼭 지켜야한다고요? 그래서 해오던 대로 명절날 아침에 제사를 푸짐하게 준비한다고요? 하지만 과연 그것이 올바른 전통일까요?

차례상은 기제사상과는 크기가 달라야합니다.
명절음식과 과일, 떡, 술 정도만 올릴 수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하지만 명절날 차례상의 의미는 변하지 않습니다.
차례상의 의미는 뭘까요? 바로 가족의 화목과 행복입니다. 명절날은 모두가 즐거워야합니다. 그런데 지금 모두가 즐겁습니까? 우리는 지금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보여주기 위한 겉모습 낭비 문화의 인질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했으니 차례상의 모습도 변할 수 있는 겁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새롭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야한다는 것 뿐입니다.

그렇다고 명절날 조상님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의 화목이라는 명절 차례상의 의미 자체가 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의미를 지키기 위해 차례상의 모습은 변화해야하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단지 겉모습의 허례허식만 강조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명절과 차례의 참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아야할 때입니다.

요즘 보면 일부 가정의 가장들이 윗 어른들이 모두 돌아가시자마자 제사나 차례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런 가정들이 불행하게 사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더 행복하게 잘 삽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 허례허식의 짐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정의 행복이 지켜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제사는 보통 음력 날짜로 돌아가신 날의 전날 지낸다. 그런데 왜 돌아가신 날이 아니라 돌아가신 전날 지내는 걸까? (보통 돌아가신 날의 전날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 사이에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은 돌아가신 전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신 날 지내는 것이다.

날짜를 음력으로 계산하니 시간도 12지간에 의한 시간 분류로 계산해야한다. 때문에 하루 시작의 자시(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가 시작되면 제사를 지내야하는데 바로 그 자시가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으로 바꾸면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가 된다. (축시는 새벽 1시부터 3시, 인시는 3시부터 5시가 된다-2시간 간격)

때문에 사실은 음력날짜로 돌아가신 날 제사를 지내는 것인데 마치 돌아가신 전날밤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착각했던 것 뿐이다.

형식만 갖추기 위해 제사 지내는 시간을 밤 11시보다 땡겨서 제사를 지내는 가정들도 있는데 사실 이렇게 제사를 지내면 안 지낸 것과 똑같을 수 있다. 때문에 이왕 제사를 지낸다면 시간만은 반드시 지키자.


그리고 요즘 현대사회에 와서는 기제사 땐 제사만 지내고 명절날 성묘를 하는데 이 또한 잘못된 풍습이다.

원래는 기제사 때 제사를 지낸 뒤 날이 밝으면 반드시 성묘를 하고, 명절 때는 성묘를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현대 사회에 와서 직장생활 등 문화가 바뀜에 따라 기제사 때는 제사만 지내고 못 갔던 성묘를 명절 휴일에 가는 풍습으로 바뀐 것이다.

또한 명절 날 차례를 거의 기제사 수준으로 준비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풍습이다. 원래는 아주 간소하게 차(茶)나 술과 떡만을 올리고 절만 하는 것이 차례였는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기제사상 수준으로 바뀐 뒤 성묘와 만나 지금에 이르고 있다.

물론 문화가 변하여 그리 되었으니 지금의 문화를 반드시 바꿀 필요는 없지만 원래는 어떤 풍습이었다는 것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겠다.

때문에 만약 밤에 야근 등으로 기제사를 모실 수 없는 사람이라면 낮에 직접 성묘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사실 제사보단 성묘가 형식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