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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과 '패밀리가 떴다' - 비교체험 극과 극

by go9ma 2008.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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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요일 저녁 시청률을 '패밀리가 떴다'가 평정한지 오래다. 첫 방송 이후 불과 5개월이 흘렀지만 '1박 2일' '패떴'의 시청률 차이는 무려 2배에 이른다.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는 30% 전후를 보이고 있고, 해피선데이(1박2일)는 14~15% 내외를 보인다. 특히나 '패떴' 종료 후 시청률이 '1박2일'로 집중되는 것을 감안해본다면 '패떴'은 시청률 경쟁에서 완승한 절대 강자라고 할 수 있다.
최고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 장을 연 '1박2일'이 이처럼 무참하게 '패떴'에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1박2일'은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
 즉,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 '1박2일'의 기획의도다. 또 숨어있는 경치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자는 의도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출연진들은 한겨울엔 야외 텐트에서, 한여름엔 모기들 속에서 잠을 청하는 등의 '생고생'을 실제로 경험한다. 물론 스텝들 또한 같은 고생을 함께 한다.


그런데 '패떴'은 '1박2일'과 다르다.
물론 전국을 돌아다닌다는 설정은 같으나 이들은 시골 집을 빌려 민박을 한다. 또 '1박2일'은 여행지까지 내려가는 과정도 함께 소개하지만 '패떴'은 목적지에 모여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또 이런 이유로 '패떴'은 '1박2일'보다는 제작진들의 사전 준비와 미리 짜여진 각본이 더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각종 상황이나 대사, 캐릭터들을 미리 설정하여 시트콤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리얼' 면에서는 '패떴'이 '1박2일'보다 더 떨어진다. 
이런 것을 보자면 분명 '1박2일'의 조건이 더 좋아보이는데 시청률을 보자면 그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우선 '1박2일' 멤버들의 일부러 고생하는 모습은 억지스럽다. 이것은 현실에서 '리얼'이 아니다. 억지로 그런 설정을 부여하고, 멤버들의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다른 사람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할 분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난 아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고생하는 느낌이 들어 나까지 괴롭다. 타인을 학대하여 얻어지는 쾌감이 과연 어디까지 즐거울까? 이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패떴'은 다르다. 멤버들의 그런 고생은 없다. 이미 정해진 시골집에서 편하게 민박을 즐긴다. 보는 시청자들 또한 편하게 즐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물론 시골생활에 대한 향수로 좀 더 폭 넓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 집 어머니 또한 '1박2일'은 혐오하지만 '패떴'은 매우 즐겁게 시청을 하신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젊은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패떴' 안의 게임이나 여러 상황이 이미 시트콤처럼 각본화되어 있는 것이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에겐 더욱 편하고, 현실의 리얼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너무나 단순한 것일지 모른다. 일반인들이 어디 여행을 갈 때 '1박2일'처럼 가길 원할까? 또는 그런 여행이 가능하기나 한가? 아니다. 오히려 '패떴'의 여행이 일반인들의 리얼을 자극하는 것이다.


또 '1박2일'의 복불복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통해 지는 쪽이 고생스러운 잠자리로 학대를 받지만 '패떴'은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게임을 통해 '아침식사 '당번'을 정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멤버들을 위해 봉사를 한다. 이것은 학대가 아니다. 단지 다른 가족을 위한 봉사일 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준다.

시골로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이 비슷하지만 이 두 프로그램의 완전히 다른 기획 의도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야생 버라이어티의 리얼을 강조한 '1박2일'은 그 기획 의도를 위한 설정 자체의 작위성 때문에 멤버들이 실제 리얼을 하고도 시청자들은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의 진짜 '고생'은 이미 강제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패떴'은 완전히 반대다. 멤버들은 고생하지 않는다. 단지 시트콤적인 상황을 연출하여 그것이 마치 '리얼'인 것처럼 보여주기만 한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오히려 '패떴'의 가상 리얼을 더욱 사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니, 그보다는 '1박2일'의 진짜 리얼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다.

지금 '1박2일'의 '학대를 위한 학대'는 문제가 많다.
그들의 고생도, 괴로움도, 몸개그도 모두 시청자들의 편안한 재미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또 멤버간 '뮤직비디오' 만들기는 유치하며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들의 선장 탓일까? '1박2일'이라는 배는 전혀 엉뚱한 곳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다. '패떴'과는 목적지와 가는 길이 다르니 시청자들이 승선할리 없다.

'1박2일'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다.
과거 그들의 장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 장점들은 '1박2일'만의 개성과 재미를 다시 찾아줄 힌트가 되어주지 않을까?

'1박2일'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미가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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