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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보석비빔밥 - 드디어 막장 공식 시작되나?

by go9ma 200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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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드라마의 정체는 뭘까?
임성한 작가는 이번 '보석비빔밥'을 두고 유쾌한 가족극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9회와 10회 방송분은 과연 이것을 가족극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취와 루비, 산호, 호박 네 남매는 사고만 치고 자식들 고생만 시키는 부모와는 살기 싫다며 부모를 집에서 쫓아내기로 하고, 부모인 피혜자와 궁상식이 일본 여행을 간 사이 부모의 짐을 모두 할머니 집으로 옮겨 버린다. 자식들이 부모를 집에서 쫓아낸 것이다!

물론 부모가 자식보다 더 철이 없어서 자식들을 고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무리 서운한 것이 많다고 해도 과연 자식이 부모를 내쫓는다는 설정이 우리 정서나 상식에 맞는 것일까?

이런 경우에는 보통 자식들이 독립을 한다.
아무리 미워도 낳아준 부모다. 아무리 부모가 사고를 쳤어도 내가 보기에 '피혜자와 궁상식'의 사고는 그렇게 쫓겨날 정도는 아니다. 더군다나 호박이 빼고는 모두 성인 아닌가. 필요하다면 자신들이 방을 얻어 독립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상식에 맞다.

하지만 드라마는 자식들이 줄줄이 부모에게 쌓인 원한을 풀어 놓으며 분노를 발산한다! 너희 부모는 이러이러했으니 당연히 자식들에게 버림받아 마땅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하지만 어찌 그 이유만으로 부모가 쫓겨나야한단 말인가. 그런 부모 꼴보기 싫으면 잘난 자식들이 집을 나가 독립하는 것이 맞다.

당연히 이정도면 '막장'이라고 해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과연 누가 이것을 보고 '막장'이 아니라고 하겠는가. 이것은 코믹한 가족극이 아니다.

만약 극의 흐름 상 부모와의 분가가 필요했다면 다른 설정을 했어야한다.
예를 들면, 자식들이 부모를 내쫓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어떤 사고를 쳐서 자식들끼리만 자연스럽게 지금의 집으로 독립하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는 '분노'가 아닌, '코믹'한 설정을 동원하여 부모들이 분가할 수 밖에 없게 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산호방을 세주면서 산호에게 안방을 내주고 자신들이 할머니 집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제외하면 이 드라마는 분명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다.
자식들보다 철 없는 부모 설정은 일반적인 가족극의 뻔하지 않은 코믹한 설정이다.
'야매 성형수술' 또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그 심각성을 경고하는 아주 흥미롭고 현실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고 쳐서 밖에서 낳아온 자식 이야기 또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실제로 주변에서 들어봤을 법한 소문 같은, 정말 현실적이고 흥미있는 설정인 것이다.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은 이것만 보고 '막장' 운운했지만 나는 이것만으로 '막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런 설정들이 왜 '막장'이 아닐까?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설정들은 분명 나와 직접 관련이 있거나 또는 실제로 누군가로부터 남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법한 우리 현실 속의 사건들과 인물인 것이다. 드라마틱한 사건과 인물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소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것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가족극'이 '막장 드라마'가 될 수 있다.

'보석비빔밥'은 그런 것에서 많은 오류를 보이고 있다.
피혜자는 큰 아들 산호가 고시에 합격하길 간절히 바라지만 돈 때문에 산호 방을 세 놓는다. 아무리 철 없는 부모라지만 과연 좀 모자란 부모가 아닌 이상 이럴 수 있을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 부모를 내 쫓는 독한 자식들 또한 결코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부모가 이 드라마의 악역을 맡았다면, 자식들 또한 그런 것에서 보자면 만만치 않은 악역이다.

가족드라마라 함은, 이런 모든 갈등이 결국 가족 구성원 간의 화해로 이어져 다 같이 하나가 되는 것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석비빔밥'에서는 그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이해할 수 없는 사건과 설정들은 정말 '막장'이라 할만 하다.

공중파 드라마는 사회적인 파장력이 엄청나다.
인기 드라마 속의 가치관은 곧 그것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세뇌가 되는 것이다. 바로 영상매체의 무서움이다.

때문에 드라마 작가는 자신의 그런 사회적인 영향력을 인지하고, 해당 대사와 장면이 방송 되었을 때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봐야한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점점 상승하는 상황에서 일부 이해하기 힘든 막장 코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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