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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돋보기/컴폰 돋보기

디지털 교과서 - 효율적 운영 방안은?

by go9ma 2008.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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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교실. 선생님은 칠판 대신 1천만원짜리 대형 스크린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백만원이 넘는 태블릿 노트북으로 수업을 받는다.

물론 동영상, 하이퍼링크, 인터넷과 연계 등 학습효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기대만큼 효율적일까?

이와 같은 정책을 미리 선보였던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시행 초기엔 실제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학습효과의 향상이 나타나긴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후 상황은 다시 인쇄매체 교과서로 되돌아갔다. 학생들의 학습 결과는 멀티미디어 교실이나 책 교과서 시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즉, 사용하는 매체의 변화는 학생들의 학습 증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미국 외 이와 같은 컴퓨터 교실 정책을 운영했던 나라들은 대부분 정책 시행에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과거로 복귀하거나 그 해결책을 찾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실패 과정을 다시 밟아가고 있다. 과연 다른 나라의 정책 수행 결과를 참고하고 정책을 시행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그 시행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비싼 타블렛 노트북을 공급한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고, 만약 아이들이 노트북을 분실하거나 실수로 고장냈을 경우, 그것의 변상을 학부모가 해야한다는 것에 있다. 혹은 첫 구입부터 학부모가 일정 부분 부담해야할지도 모른다.

학교 다닐 때 누구나 한 번 쯤 교과서나 노트를 잃어버리거나 분실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분명 생활하다보면 노트북 역시 그런 상황이 생길텐데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은 생각 못한 듯 하다.

또 노트북 타입은 올인원이기 때문에 데스크탑형보다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 타블렛 노트북을 선택한 것이 바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다.

컴퓨터 환경이나 하드웨어 수명은 3~4년에 한 번씩은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 때문에 값 비싼 노트북은 그 대안이 될 수 없다. 차라리 중앙에 서버를 두고, 아이들은 단말기 형태의 터치스크린 화면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절약적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부품간 가격이 더 싸고, 분실 우려가 적으며, 고장시에도 해당 부품만 교환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보수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용 책상을 마련하고, 교실에 라인 공사를 해야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그런 것들은 컴퓨터보다 수명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노트북보다는 훨씬 경제적일 것으로 보인다.

내 생각에 멀티미디어 교실의 최대 장점은 동영상 수업과 다양한 자료 활용, 칠판이 아닌, 데이타 복사를 통한 간편한 필기에 있다. 그런데 이런 효과는 꼭 지금과 같은 방법이 아니어도 된다. 컴퓨터는 중앙의 선생님 컴퓨터만 인터넷 연결이나 동영상 재생 작업을 수행하면 되고, 학생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타블렛 모니터가 달린 단말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각 데이타의 복사는 자동으로 선생님이 이메일로 발송해주거나 혹은 각자의 단말기에서 플래시메모리로 복사를 해가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노트북이 아니라, 전자 교과서의 내용에 있다)

또 선생님이 사용하는 칠판 화면 역시 칠판 전체를 모니터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형 터치스크린화면의 모니터면 충분할 것이고, 남은 부분은 화이트 보드 형태여도 수업 진행이나 효과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멀티미디어교실 운영은 이해되지 않는다. 너무 비효율적이고, 경제적이지 않다. 이대로 가다간 예산 문제나 노트북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 뻔하다. 과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다른 외국의 사례와 연구 결과를 충분히 반영한 것인지 궁금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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