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9.09.30 06:30


1977년 시작된 대학가요제는 80년대에 들어오면서 황금기를 맞이한다. 대상을 수상한 뮤지션만도 높음음자리, 유열, 전유나, 무한궤도 등 굉장한 스타를 배출하였으며 이 외에도 배철수, 임백천, 조하문, 구창모, 정석원 등이 80년대에 대학가요제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뮤지션이다.
대학가요제가 완전하게 자리를 잡은 것도 이 때부터다. 대학가요제는 곧 대중음악계의 데뷔는 물론 바로 성공을 보장받는 '특급티켓'과도 같았다.

그런데 1993년 '전람회(김동률)'를 끝으로 대학가요제는 딱히 실력있는 뮤지션이나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다.
물론 2005년 Ex'이상미'양이 대학가요제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잠시 스타 반열에 올라 시트콤 등에 출연하였으나 이후 2007년에 발표된 두 장의 앨범은 대중의 관심과 반응을 얻는 데에 실패한다. 아직 실력 있는 스타 뮤지션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이다.

무려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학가요제는 이렇다할 스타를 배출하지 못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다양한 데뷔 방법의 확장'에서 찾는다. 7, 80년대에 가수로 데뷔하고 성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대학가요제 입상 같은 것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연예 기획사에서 실력있고 가능성있는 인재들을 미리 찾아 발굴하고 훈련시키게 되면서 대학가요제까지 인재들이 흘러들어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학가요제'의 위상은 아직 대단하다.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지만 해마다 '대학가요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고, '대학가요제'에 진출을 희망하는 예비 프로 뮤지션들 또한 적지 않은 것이다.

과연 이들 중에 정말 실력 있는 뮤지션이 없는 것일까? 대부분 함량 미달이라 그런 것인가?

내 생각엔 그보다는 심사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7, 80년대엔 가수로 데뷔할 수 있는 창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음악에 재능이 있는 대학생들은 거의 모두 참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확하게 실력 순으로 뽑혔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입상자들 중엔 스타 뮤지션으로 성장하지 못한 팀이나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사실 그나마 위에 나열된 저 스타들도 운이 좋아 뽑혔을지 모르는 일이다. 만약 운이 없었으면 실력이 있음에도 떨어졌을지 모른다는 얘기다.

과연 당시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예비 뮤지션들 중에 실력 있는 사람이 제대로 모두 걸러졌다고 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엔 저들 외에 대학가요제 예선에서는 탈락하였지만 이후 스타 뮤지션으로 성장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7,80년대 가요계에는 훨씬 더 많은 뮤지션들이 활동하고 있었으며, 그들 역시 모르긴 몰라도 다들 자격만 되었다면 대학가요제에 도전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위의 저들은 단지 실력에 더하여 운이 좋아 대학가요제에서 선택 받았을 뿐, 어쩌면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다가 예선에서 탈락한 실력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가수로 데뷔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가 생기게 되고,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그런 것을 통해 '프로'에 입문하게 되자 그만큼 실력 있는 예비 뮤지션들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학가요제에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상업음악계는 댄스와 힙합 등 특정 장르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는 재능 있는 뮤지션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들 역시 대학에 입문하면서 대학가요제에 도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보석 찾기' 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대학가요제에 도전하는 예비 뮤지션들 중에는 재능있는 실력자들이 있을텐데 그들의 음악을 예심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해 결국 본선을 통한 스타가 발굴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 아닌지?

서태지 역시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당시 전문가들로부터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서태지는 '문화 대통령'이라는 별칭까지 얻는 빅스타 뮤지션으로 성장하게 된다.

'천재는 천재만이 알아본다' 는 말이 있다.
어느 수준의 실력자는 그 수준 이상의 실력자만이 알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는 그 시대의 유행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같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서태지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서태지를 평가했던 사람들은 그를 평가하기에 알맞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담당 PD는 이번 표절의혹 사건과 관련된 입장 글에서 분명 예심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곡들은 모두 제외시켰다고 했다.
하지만 과연 그 곡들이 모두 '표절'을 한 것일까? 혹시 어쩌면 아주 훌륭한 곡이어서 낯설지 않게 들린 것은 아닐까? 보통 크게 히트하는 곡들은 처음 들었을 때 귀에 매우 익숙하게 들려온다. 마치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처럼 말이다.
혹시 예비 심사위원들은 완벽한 곡들을 예심에서 떨어뜨린 것은 아닐까?
너무 완벽하고 상업적이어서 떨어뜨린 것은 아닐런지? (하지만 대중음악 가요제다. 대중음악은 당연히 대중음악다워야 한다)

결국 이 얘기는 과연 '대학가요제' 예심을 치르는 심사위원들의 심사 방식이 적절한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한다.
과연 그들의 심사방식은 이 시대의 유행을 선도할 실력파 스타 뮤지션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이 있는가.

'대학가요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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