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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종편방송은 시청자들에겐 좋은 거 아닐까?

by go9ma 201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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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 생기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종합편성권을 가지고 있는 기존의 지상파 채널들이다. 이들이 케이블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더 많은 광고수익을 내는 이유는 지상파라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종합편성을 하고 있다는 이유도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지상파 채널들이 새로 생기는 종편을 경계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이지만 종편채널들이 자리를 잡고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한다면 지역민방이었던 SBS가 지상파로 편입된 것처럼 종편채널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지상파와 같은 영향력을 휘두르는 채널이 늘어난다면 당연히 기존의 지상파 채널들의 광고 시장은 줄어들게 된다. 광고 시장은 정해져 있는데 그 이익을 더 많은 채널들이 나누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존의 지상파 채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종편방송을 그토록 경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방송국의 광고 수익이 줄어들면 당연히 직원들의 연봉 또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지상파 채널이 걱정하는 것은 대략 이렇다.
만약 경쟁에서 '공정한 뉴스'(?)를 보도하던 자신들이 도태되고, 일반 사기업이 주인인 종편이 살아남는다면 '공정하지 않은 뉴스'에 국민들이 현혹될 것이라고 걱정을 한다.

또 현재 '공정하지 않은 뉴스'(?)를 내보내는 채널에선 그보다는 방송 시장의 황폐화를 걱정한다.
경쟁이 치열해져 인력수급 문제나 광고시장 나눠먹기가 심각해지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송하던 자신들의 방송 제작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현재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연봉이 높은데 광고수익이 줄어들면 직원들 연봉도 낮아지고, 임시직이나 계약직이 늘어나게 되고, 직원을 줄이게 되면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란 논리다.

물론 맞는 얘기지만 경쟁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방송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거 아닌가? 더군다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기존의 공중파채널들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편채널에 먹혀 사라질 정도로 허약한 채널이라면 차라리 없어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종편채널 4개중 절반 이상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단다. 즉, 4개 중 1~2개만이 끝까지 살아남아 지상파를 넘보게 될 것이란 얘기다.

자, 그렇다면 기존의 기득권 채널들은 적당히 광고시장을 나눠 먹어가며 좋았다는 얘기 아닌가? 그다지 노력하지 않고 어차피 정해져 있는 방송광고 시장을 나눠 먹었다는 얘기?
만약 이들이 광고시장 공략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스스로 경쟁력이 있어서 종편채널 같은 건 자신들의 위치를 절대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종편 채널을 경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상파채널들은 은근히 경계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두렵길래?

둘 중에 하나다.
정말 스스로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여 종편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종편을 저주하는 것일까?
(혹시 드라마 편성은 경쟁 채널 눈치를 보며 시청률에 따라 중간에 길이를 조절하고, 예능 같은 경우엔 일부 스타 MC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서?)

또 하나 이유는 그냥 기득권의 심술이다.
만약 새로운 채널이 나타나 광고시장을 포획한다면 자신들이 가져가야할 부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마치 종편이 '사회 악'인 것처럼 포장하여 그들을 규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종편의 '뉴스' 보도는 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종편뿐인가? 이미 지상파 중에도 공정하지 않은 보도를 하는 채널들은 있다.
즉, 그런 채널 하나 더 늘어난다고 해서 당장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종편의 그런 편향성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사기업의 종편채널이 이탈리아처럼 큰 영향력을 쉽게 가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종편채널이 생겨 좋은 점은 무엇일까?

종편에서도 드라마와 예능을 방송할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주말 저녁을 생각해보자.
만약 당신이 주말 저녁에 예능 프로그램을 꼭 본다고 할 경우, 지금까지는 지상파채널 모두에서 재미없는 예능프로그램을 했을 때 당신은 그 중에 하나를 골라 보거나 TV 보는 것을 포기해야했다. 
하지만 종편이 생기면 그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만약 종편채널들이 같은 시간에 예능프로그램들을 제작, 편성한다면 당신의 선택권은 더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쟁에 지상파채널들 역시 그보다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투자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지상파채널들은 엉뚱한 투자를 해 왔다.
노력하지 않고 적당히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었다가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예능 프로를 폐지했다. 또 무조건 블록버스터, 막장 드라마에 투자하고 생산했다가 히트하지 못해 방송사측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만약 종합편성채널이 더 늘어나 경쟁에 뛰어든다면 기존의 지상파 채널들은 투자에 더 신중하게 될 것이다.
(즉, 지상파들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는 건 종편의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그뿐인가.
종합편성 채널이 늘어나면 일자리 역시 더 늘어나게 된다. 
기자들 뿐만 아니라 PD, 작가, 행정 등 방송 제작에 필요한 인력을 더 뽑게 된다.
  
또 외주제작사들 역시 채널이 늘어나면 일감도 늘어나 더 유리하게 된다.

결국 일반 국민인 시청자들에겐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더 나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도 있고,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누구에겐 일자리가 제공될 것이다)

하지만 기존 지상파채널들은 부담만이 늘어나게 된다.
종합편성 채널을 가진 경쟁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존의 지상파들은 경쟁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것이 귀찮고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혹시 대기업 종편채널이 막대한 투자를 해서 지상파를 뛰어 넘어 오히려 지상파가 도대되면 어쩌냐고?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은 이탈리아처럼 대기업이 장악한 뉴스를 통해 편향된 정보만을 얻게 될 것이고, 이는 망조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자, 하지만 KBS는 공기업이다. 
KBS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즉, 국민이 대통령만 잘 뽑으면 KBS가 언론의 역할을 잘 못할 리가 없단 얘기다. (물론 정권에 대한 보도는 못하겠지만)

MBC 역시 일종의 공기업이다.

SBS는 사기업이다. 
그러므로 성격은 종합편성채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뉴스가 편향되어 있다는 얘기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권력의 영향을 받는다??) 

EBS는 교육방송이다.
그러므로 방송내용과 시청자층이 정해져 있다. 그러므로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국 문제는 MBC인데 사실 MBC 역시 과거엔 사기업이었다.
그런데 과거 언론통폐합 이후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의 지분을 소유하면서 MBC의 독립성을 강화시키게 된 것이다.

때문에 MBC는 독립성을 더욱 강화시키는 쪽으로 가면 된다.
KBS는 어차피 정권에서 벗어날 수 없고, SBS는 사기업이다. 여기에 사기업의 종편채널이 더 추가되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공영방송을 장악한 정권이 부패했을 경우 이에 반대하는 기업의 채널들이 여기에 맞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종편이 바른 정부를 욕할 수도 있지만)


물론 언론의 독립성은 강화되어야한다.
하지만 독립할수록 기자들이나 방송국측에 권력이 생기는 만큼 이에 대한 파수꾼은 많을수록 좋다.

누가 되었든 간에 권력이 오래가면 썩기 때문이다.

사실 공기업인 KBS와 MBC의 독립성만 완벽하게 만들어준다면 종편의 등장은 그다지 걱정할 것이 없다. 어차피 이 둘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사기업 채널에서 편향된 뉴스를 보도한다고 해도 공기업 채널인 두 곳에서 올바른 방송을 한다면 국민들 역시 쉽게 현혹되진 않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종편의 편향성보다는 KBS와 MBC의 독립성 강화에 달린 문제다.
어차피 방송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선 사기업 채널을 늘려야하는데 이런 사기업 채널의 뉴스 편향성은 어느나라든 어쩔 수 없다.


기존의 지상파채널들은 광고시장 탓하기 전에 자신들의 경쟁력부터 높여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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