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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페루 헬기 추락 사고와 SBS '정글의 법칙'

by go9ma 201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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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페루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삼성물산 직원과 수자원공사 직원 등 한국인 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비행기의 조종사라고 하면, 공부도 아주 많이 하고, 훈련도 오랜 시간 받아야하는 고급 직종으로 알고 있지요? 물론 국내 민항기 조종사나 공군의 조종사들은 그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 속에 탄생하는 베테랑 조종사들임이 분명합니다만...

그런데 모든 항공기의 조종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탑승 인원이 적은 항공기일수록, 항공사가 후진국이거나 개도국이고, 규모가 작을수록, 또 여객기가 아닌 헬기일수록 해당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의 능력은 떨어지는 거죠.

 

예를 들어 운전 경력 20년 이상의 베레랑 직업 운전사와 어제 면허를 딴 완전 초보 운전자의 운전 실력이 하늘과 땅 차이듯이, 항공기 조종사들 역시 어느 나라의 어떤 항공사 소속의 조종사느냐에 따라 또 어떤 기종이냐에 따라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몇 년 전,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여객기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지요? 그 중에 KBS 기자 가족이 있어서 더욱 이슈가 되었던 사고였습니다만...

이 사고도 비슷합니다.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 오래된 기종을 탔다가 일어난 사고였지요.

저는 SBS의 '정글의 법칙' 을 보면서 그런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과연 이들의 모험(?)은 우리 생각보다 안전한 걸까요?

 

물론 이 프로그램,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어렵게 불을 만들어낸다던지, 간신히 먹을 것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혹여 설정이라고 해도 감동적이고 재미있더군요.

 

또 이들이 마치 완전한 '오지'로 여행가는 거 같지만 제가 보기엔 여행 상품으로 개발되었나 혹은 여행이나 모험이 가능한 그런 곳으로 가는 거 같습니다. 즉, 방송에서처럼 정말 매우 위험한 곳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매우 안전한 탐험을 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들 역시 오지로 들어가기 위해 현지의 소규모 항공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 그런 항공기 뿐만 아니라 현지의 자동차나 선박을 이용하기도 하지요.

실제로 예전 '아마존의 눈물'팀도 선박 사고를 당해서 장비도 잃어버리고 목숨도 잃을 뻔한 아주 아찔한 경험을 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정글의 법칙'팀도 사고가 있었지요? 제작진 중 한 명이 길을 잃어버려서 큰 일 날 뻔했습니다.

이동수단의 위험 뿐만이 아닙니다. 바다나 정글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식인상어 같은 공격이 아니라 독이 있는 바다생물에게 발을 물리거나 다쳐서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지요.

또 정글 안에서는 맹독성의 뱀이나 곤충들에게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물론 현지 코디네이터나 가이드가 동행하고 지도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할 수도 없고, 일부 참가자들의 실수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쉬는 시간에 하는 이런 씨름 놀이에서 조차 안전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김기욱씨가 예능 프로 녹화 도중 말뚝박기였나요? 그것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자칫 다리 절단의 위기까지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그런 것들이 무서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또 탐험이란 원래 그렇게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라고....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분명 목숨을 걸고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 필요가 있을까요?

과연 제작진이나 출연진, 시청자 모두 그것이 과연 그렇게 목숨을 걸 정도로 가치가 있는 일인지 따져볼 일입니다.

(페루 헬기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은 해외 협력 사업 때문에 자신의 생업을 위하여 목숨까지 걸고 그런 시찰을 갔던 것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찰이었던 거죠)

 

예능이 점점 독해집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강조하더니, '1박2일'로 여행을 갑니다.

뭐 거기까진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멤버들이 겨울바다나 얼음 물 속으로 뛰어듭니다. 결국 그것을 따라하던 일반인 시청자들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정글의 법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을 보고 정글로 탐험을 가는 많은 사람들이 또 얼마나 사고를 당할까요?

 

이젠 어른들이 건물 안을 뛰어다니며 숨박꼭질을 하고, 결국에는 진짜 야생 체험을 위해 정글 오지로 탐험을 떠납니다. (- -) 과연 이것은 예능일까요, 다큐일까요?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예능을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과연 예능을 만들기 위해 꼭 이렇게 위험을 무릎쓰고 목숨을 걸어야하는지 의문입니다.

 

위험 없이 예능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자극을 좋아하게 되면 결국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 마련입니다.

짠 맛이나 매운 맛을 즐기게 되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지요. 술이나 담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쾌락을 맛보게 되면 더욱 강한 자극을 찾게 됩니다.

 

결국 예능도 강한 자극만을 따라가게 되면 끝에는 '파멸'만이 남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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