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폐지론이 또 나왔다.
그런데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우리 의미를 분명히 하자.
제도의 목적은 학벌지상주의(대학서열화)를 없애자는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서울대 기득권이고, 국공립대를 통폐합하여 서울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국공립대 통폐합' 이다.
이것은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서울대를 더 늘리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엔 반대한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 이름이 가지는 파워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전국의 모든 국공립대의 이름을 서울대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서울 캠퍼스, 서울대 충남 캠퍼스, 서울대 강원 캠퍼스... 이렇게 말이다.
또한 졸업장 역시 '캠퍼스'표시는 빼고 모두 '서울대'로 표시하도록 하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모든 학교 교문을 '서울대 교문'상징으로 바꿔야한다.
물론 각 학교마다 공통으로 있는 학과는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특정 지역의 대학에만 있는 특수한 학과가 문제가 된다. 아마도 국공립대가 통폐합되고, 지방 캠퍼스들까지 서울대와 동일한 수준의 강의와 학생 수준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특정 학교에만 있는 학과라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을 듯 싶다.
또는 이런 것도 가능하다.
입학은 무조건 서울 본교로 하고, 1년마다 지역을 바꿔가면서 수업을 듣는 것이다. 예를 들어 1학년은 서울에서 다녔지만 2학년은 전라도에 가서 공부하고, 3학년은 경상도, 4학년은 강원도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모든 학교에 100% 기숙사가 가능해야한다. 그리고 학생들 사정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니면 지원은 서울 본교에서 하되, 학과별로 지역에 분산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문과는 전남에, 미대는 강원도에, 음대는 부산에, 공대는 충청도에.. 이런 식이다.
(하지만 이것은 종합대학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다)
아이폰4 발표가 한창이지만 .. by ilikeseoul |
이와 비슷한 성공사례가 있다. 바로 '삼성의료원'이다.
삼성이 인수하기 전의 강북삼성병원은 사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병원이었다. 하지만 이 병원을 삼성이 인수하고, 삼성의료원이 되자 강북삼성병원의 인지도와 위치는 완전 바뀌게 된다. 그야말로 기존의 삼성의료원 정도로 유명한 병원이 된 것이다.
서울에는 강북, 강남, 충무로 이렇게 세군데 삼성의료원이 있는데 여기 병원 교수들은 일정기간을 두고 로테이션을 한다. 이런 시스템 또한 삼성의료원을 상향 평준화 시킨 요인이다.
서울대의 국공립대 통폐합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서울대로 이름을 바꾸고, 모든 국공립대 교수들이 일정 기간을 정해서 학교를 바꾸어 로테이션한다면 모든 국공립대는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방의 인재들도 서울대 졸업장을 얻게 되며, 양질의 교육을 받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요즘은 대학 교수들 능력이 좋아서 큰 차이는 없다)
대학은, 입학은 쉽게, 졸업은 어렵게 해야한다.
우리는 공부를 고3때 미친듯이 하지만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실제로 열심히 해야하는 공부는 바로 대학 때다. 이 때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우리는 반대가 되어 있다.
그렇게 모든 국공립대를 서울대로 통폐합하고, 한 10년이나 20년 후에 안정기에 들어서면 그 때 '한국 국립대'식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좋다.
또 국공립대의 학비도 문제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대학 아닌가. 때문에 한학기 등록금은 100만원을 넘지 않아야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국가에서 지원해야한다.
물론 연세대나 고려대는 그런 정책에 흔들림 없이 꽤 오래 명문대학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국공립대가 서울대로 상향 평준화 되며 통폐합되면 어떻게 될까?
문제는 연고대 이하의 대학들이다. 서울대가 10개 가까이 늘어나는 마당에 힘들게 비싼 등록금 내고 사립대 in 서울을 할 이유가 없다. 결국 인재들은 서울대 먼저 진학하고, 그 이하의 학생들이 서울권 사립대에 진학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현재도 지방의 부실 사립대학은 정부가 인수해서 국립대로 만들어야겠지만 서울권의 하위권 사립대들도 경쟁력이 사라지면 국공립대 영향권 안으로 들어와야한다고 본다. 즉, 정부가 사립대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이름을 서울대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립대의 지원은 줄이고 국공립대의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
그 다음은 '중퇴' 개념을 없애고 '수료'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학을 다니다가 그만두면 '중퇴'라는 도장으로 낙인을 찍는다. 그런데 유럽은 그렇지 않다. 1학년을 수료한 것이다. 그리고 일하고 싶으면 1학년 마치고 취업 나가면 된다. 그 정도 학력을 충족하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또 공부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다시 학교로 돌아와 2학년을 수료하면 된다.
그리고 4학년까지 수료를 하면 학사 학위에 관심 있는 사람만 논문을 쓰면 된다. 아마도 석사과정이 필요하거나 유학이 필요한 사람들만 학사 학위를 받으려할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매우 어렵고, 철저하게 심사하여 진짜 능력있는 학생들만 학사 학위를 받아야한다고 본다.
공부는 누구나 할 수 있어야한다.
누구나 4년을 수료하면 같은 지식을 쌓는 것이다. 기업들 역시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아니면 '졸업'이 아닌 '수료' 개념을 도입해야한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낭비를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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