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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우리 결혼했어요' 의 가짜 리얼리티

by go9ma 2008.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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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포멧의 방송을 처음 접한 것은 몇 개월 전 다른 방송사의 예능프로에서였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인 예비 신혼부부를 미리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일정기간 함께 동거해보도록 하고(물론 성관계는 금지) 연애 때는 알 수 없었던 서로의 장단점과 습관들을 미리 체험하게 하여 개선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내 생각엔 아마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도 이 프로그램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식의 동거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영화나 드라마, 만화, 예능 프로 등에 활용 되던 아이템이기 때문에 꼭 그 프로그램에서 영향을 받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시점과 상황 설정만 일반인에서 연예인으로 바뀌었을 뿐, 나는 처음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고 그 때 보았던 그 예능프로를 떠올렸던 것이다.

요즘 '우리 결혼했어요'의 재미가 더욱 무르익고 있다.
문제가 있는 부부팀은 더욱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드라마틱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결혼했어요'는 모두 리얼상황일까?

정확히 얘기하자면 가짜로 만들어진 리얼리티다.
우선 제작진은 인위적으로 4가지 타입의 부부를 탄생시킨다. 물론 그런 부부를 탄생시키기 위해 출연진의 성격이나 성향 등을 미리 분석했음은 물론이다. 모두 동일한 모양의 부부모습을 보여주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성격을 출연자들에게 주입시키지 않았을까?
최근 그것을 느낀 건 정형돈의 일부 대사 때문이다. 마치 자신의 캐릭터를 강조하려는 듯한 대사와 모습은 자신의 모습이 설정에 의해 조작 강조된 것임을 느끼게 했다. 물론 그런 느낌은 4커플 모두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 상황설정을 해준다.
어떤 이벤트 등의 상황을 제작진이 만들어주는데 그 안의 일부 세부적인 돌발 상황까지 모두 제작진의 계산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돌발상황인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제작진 의도에 의한 돌발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것은 출연자들의 상황에 대한 의식적인 가짜 연기라는 점이다.

그렇다. 출연자들은 단지 그런 상황에 대해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결혼했다치고 신혼부부처럼 연기해야하다는 것을 주지하고 출연자들은 스스로 그렇게 보이기 위해 연기하고 있다. 즉, 가짜로 만들어진 리얼리티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단지 상황 자체가 몰래카메라나 설치된 캠코더에 의한 훔쳐보기식 리얼리티극이라는 점이 다른데 그 리얼리티 또한 진짜 리얼리티가 아닌, 연예인들이 설정 속에서 스스로 연기를 하는 가짜 리얼리티인 것이다.

그리고 그 시도는 새로운 포멧이라는 점 때문에 꽤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과거 뻔했던 일명 '짝짓기'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가짜 리얼리티의 연장선에 있다. 그리고 그 포멧을 미팅방식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결혼 후 신혼생활로 옮겨왔을 뿐이다.

분명 리얼리티 예능프로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과연 앞으로 '우리 결혼했어요'가 어떻게 자리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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