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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너무나 무모했던 도전 - 무한도전의 봅슬레이편

by go9ma 2009.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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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재미있는 방송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계올림픽 종목 중 봅슬레이는 재미있게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들이 썰매를 빌려 아무런 지원 없이 메달을 따기 전부터 동계올림픽 땐 즐겨 보던 스포츠입니다. 봅슬레이는 최소한 동계올림픽에선 인기 종목이지요. (아마도 그 스피드에 대한 쾌감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 봅슬레이와 무한도전이 만났습니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매우 흥분했을 것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그래서 무한도전과 잘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 방송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봅슬레이는 매우 위험한 스포츠라는 것입니다.

물론 올림픽등을 관전하며 그 위험을 느꼈던 것이지만 이번에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부상을 당하였습니다.

봅슬레이는 댄스나 에어로빅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입니다.
물론 100% 안전한 것은 없다지만 봅슬레이는 매우 위험한 스포츠지요.

만약 썰매가 뒤집혀 무한도전 멤버들 목 척추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어쩔뻔 했나요? 안전장구를 착용한다지만 썰매가 뒤집어지는 사고는 꽤 자주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입니다.
또한 썰매가 트랙 벽에 부딪혀 선수가 부상 당하거나 썰매에서 선수가 튕겨 나간다면? 이번에 전진과 정형돈의 부상은 어쩌면 운이 좋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도전'은 아름답습니다.
또 어려운 도전일수록 그 의미가 깊겠지요.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댄스나 에어로빅, 바나나 많이 부러뜨리기 도전 같은 것을 하다가 사고로 죽거나 영구 장애가 남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봅슬레이 도전은 꽤 높은 가능성의 위험을 담보로 한 '도박'이었습니다. 과연, 살얼음판을 걸어가는 듯한, 멤버들 목숨을 건 외줄타기 도전이 꼭 필요했을까요?

한 어린 아이가 겨울에 국토횡단에 도전했다가 발이 동상에 걸려 잘라야한다면 그 도전이 아름다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도전이 아니라 그냥 바보같은 짓일 뿐입니다.

만약 이번에 봅슬레이 도전을 하다가 누군가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영구 장애가 생겼다면? 과연 그 도전은 당사자에게 영광일까요? 멤버들 절반은 방송이기에 강제로 끌려갔는데 말입니다. 이건 영광이 아닙니다. 방송 권력의 폭력에 희생당한 바보같은 짓일 뿐입니다.

사실 봅슬레이는 비인기종목은 아닙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가 되지 못해 그 동안 지원이 부족했다지만 결코 비인기 종목은 아닙니다.
올림픽에 봅슬레이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 제작진은 종목 선택에 있어 그 위험성을 과연 제대로 고민하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도전입니까?
방송 보는 내내 시청자였던 저는 큰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

경기 후 멤버들이 흘린 뜨거운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모두 목숨 잃지 않고, 심각한 사고 없이 무사히 도전을 마쳤다는 안도의 눈물은 아니었을까요?

고생 후 얻어지는 값진 결과는 감동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좋은 성적을 내어 국가대표로 뽑혔다면 과연 그것이 진정한 감동이 될 수 있었을까요? 큰 대회 메달권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국가대표들이 있는데 말입니다. 사실 무한도전 멤버들의 본업은 연예인인데 그들이 국가대표를 이겼다면 과연 그것은 진짜 '감동'이 되어줄까요? 무한도전 멤버들 당사자나 시청자들이야 감동이겠지만 진짜 '도전'을 하는 국가대표들에겐 현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목표와 목적이 확실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국가대표 선수들은 불운한 사고를 당하더라도 그 사고의 의미는 아름답게 해석되고,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강제로 끌려간 무한도전 멤버들이 불운한 사고를 당했다면? 그들의 목적은 국가대표 선발이라기 보다는 예능 오락 프로그램의 제작인데 말입니다.

앞으로는 좀 더 안전하고,
목적과 목표가 확실한 도전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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