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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가씨를 부탁해' 1회 시청 소감 - 껍질만 달콤한 드라마

by go9ma 2009.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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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이하 아부해)'는 재벌가와 서민이 엮이는 로맨틱 코미디 연애 이야기 드라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어찌보면 안정된 시청률을 제공하는 그런 장르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부해'는 시원하게 웃을 수 만은 없었다.

- 우선 어디선가 본 듯 한 이야기 구조가 드라마를 재미 없게 만든다. 재벌가의 로맨틱 코미디 연애담은 이미 '명랑소녀 성공기', '꽃보다 남자', '내이름은 김삼순' 등 수 많은 드라마에서 차용되었던 설정이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들이 나름의 재미를 가지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만의 개성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벌가 이야기지만 나름 새로운 요소로 무장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방송된 '아부해'에서는 그런 것을 발견하기 어렵다. 1회에서 보여주는 갈등과 에피소드들은 어쩐지 어디선가 전부 본 듯 한, 낯설지 않은 것들이다. 재미있으라고 보여주는 장면과 에피소드들 상당 수가 이미 어디서 본 듯 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결국 그러니 재미가 없다. 심지어 어떤 시청자는 '재미있는 것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재미있으면 있는 것이고, 없으면 없는 것이지 도대체 '재미 있는 것 같다'는 뭘까? 그런데 '아부해' 정말 딱 그렇다. 재미가 있지도, 없지도 않은... 딱, 재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두번째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이것은 작위적 설정과도 같은 말이다.
언제나 서민의 주인공은 돈에 쪼들리거나 빚이 있고 (정말 많은 로맨틱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 처음엔 남녀 주인공이 웬수처럼 싸운다.
철 없이 구는 혜나(윤은혜)가 가장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작은 실수 했다고 집사를 바로 자르는 건 차라리 귀엽다. 맞선자리에서 보여준 그녀의 언행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아무리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고 재미를 주기 위해 그랬다고 해도 이미 어디선가 본 듯 한 장면이라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 못해 오히려 드라마의 몰입을 크게 방해했다.
또 납치된 것처럼 동찬에게 복수하는 혜나 역시 웃음보다는 저렇게 억울한 누명을 쓸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걱정이 드는 장면이기도 했다.






자연스럽지 않은 이야기의 진행, 로맨틱 코미디라지만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캐릭터는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고 결국 그것은 드라마의 재미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커프걸 윤은혜와 내조킹 윤상현 그리고 과속스캔들의 왕석현이 나오다고 해서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부해'는 어쩐지 겉 껍질만 달콤하고 속은 밍밍한 그런 과일 같은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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