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7. 12. 26. 16:08
요즘 그나마 시간이 나면 챙겨 보는 드라마가 MBC '이산'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재미있게 보다가도 극에서 어떤 이벤트(사건)가 발생하면 의심부터 하는 버릇이 생겨 버렸다.

'실제 역사 속 사실일까 아니면 작가의 상상력일까?'

사극이 특별히 현대극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 때문이다. 리얼리티. 논픽션이라는 역사적 기록 때문에 사극의 가치를 더 높이사는 것이다. 주변에서 종종 사극만 시청한다는 가정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면 역사적 기록이 아이들 역사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사극이 가지는 시청자들에 대한 역사교육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대부분 작가의 창작인데 그걸 실제로 믿는 사람이 어디있는가'

물론 일반적인 현대극은 그렇다. 하지만 사극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극중 배우의 캐릭터는 분명 역사 속에 실존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방송국은 아주 철저한 고증을 거쳐 사극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상당수의 시청자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극은 그렇지 않다.
우선 내가 사극을 불신하게 된 작품인 KBS <불멸의 이순신>을 보자. 많은 사람들이 사극의 사료가 적다고 하지만 실제로 조선시대는 그렇지 않다. 작가나 연출가가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충분한 역사적 고증을 얻어낼 수 있다. 특히 임진왜란에 관련한 기록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상당한 기록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럴 수가. KBS는 단지 드라마의 재미를 위한다는 이유로 역사기록에는 없을 뿐더러 완전 말도 안되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바로 거북선이 건조 후 첫 출항에서 침몰한 것이다. 물론 드라마의 극적 재미를 위해 설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게 말이 되나? 당시 우리의 조선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 조선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세계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이 아니던가. 그런 거북선을 침몰시키다니...

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모습은 어떤가. 도요토미의 모습은 삐쩍 마르고 눈이 쫙 째졌다는 설명이 국사 교과서에도 나온다. 우리 역사 기록뿐만 아니라 친절하게 도요토미의 모습은 초상으로도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드라마 속 도요토미 모습은 통통하고 둥글둥글한 얼굴의 탤런트 이효정씨다. (- -)

그 뿐만이 아니다. 그 외에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문제 지적을 받은 작품이었다. 결국 나는 거북선이 침몰한 이후 지금까지 KBS 사극은 신뢰하지 않아 시청하지 않는다.

그런데 드라마 속의 이런 역사 왜곡이 이후 다른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몽>과 <태왕사신기>는 물론이요, 방영중인 SBS 드라마 <왕과 나>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처음 <왕과 나>는 재미있게 시청을 했다. 내시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흥미로웠고, 또 연산군의 어머니인 폐비윤씨의 재해석도 나에겐 큰 매력이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도 역사왜곡을 많이 저지르고 있다.
우선 처선은 성종과 동갑내기 친구가 아니다. 즉, 처선의 나이 설정이 드라마 재미를 위해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처선의 기록은 단종 때부터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극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조치겸 또한 가상의 인물이란다. 이렇게 되니 드라마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실제 역사의 기록과 작가의 설정이 뒤죽박죽 되어 큰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또 내시양성소(양물에 관한)에 관한 묘사도 우리 것이 아닌 중국의 것과 가깝다는 학자들의 주장까지 나오면서 극의 리얼리티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사극이 왜 사극인가. 역사적 고증을 거쳤기 때문에 사극 아니던가?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사극은 역사적 고증이 없는 삼류 소설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이산> 역시 재미있게 보다가도 문득 그런 의심이 들게 된다.
' 저건 실제 역사 속 기록일까 아니면 작가의 상상력일까?'

정후겸과 화완옹주, 홍국영 등은 워낙 유명하니 쉽게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더 문제다. 그렇다면 정조와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인물들 또한 실제 인물일까? 물론 세세한 사건이나 변두리 캐릭터야 작가의 상상력이겠지만 역사나 극의 진행에 크게 영향을 미친 일들과 인물들도 과연 실존 인물이었는지 궁금하다.

예전 MBC드라마 <조선왕조 5백년> 에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자세히 부가 설명을 해주는 나레이션이 흘러나왔었다. 그런데 요즘 사극은 그렇지 않다. 그냥 극중 인물의 이름 정도만 자막처리된다. 이러니 시청자들이 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뒤져 공부해야할 판인 거다.

과연 <이산>의 역사 사실 관계는 어디까지일까?
혹시 정확하게 정리해주실 수 있는 분은 꼭 좀 알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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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훈 2007.12.26 19:08  Addr  Edit/Del  Reply

    imbc 이산 홈페이지에 가면 드라마와 관련된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2. 파란토마토 2007.12.28 16:47 신고  Addr  Edit/Del  Reply

    트랙백을 너무 많이 달아서 죄송합니다.
    하나만 고르기가 힘들어서 관련글 여러개 다 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