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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아이리스'는 헐리우드식 아류작일 뿐이다

by go9ma 2009.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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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TOP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첫 방송을 시작한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리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감이 크다.
왜 실망했냐구? 재미가 없으니깐...(- -) 

설마 A급 배우들이 왕창 나온다고 해서, 제작비 엄청나게 퍼부었다고 해서, 배우들과 스탭들이 개고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재미있게 보라는 사람은 없겠지? 
재미가 없는 건 없는 거다.

왜 재미가 없을까?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작법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말이 좋아 작법이지, 이건 그저 클리쉐나 다른 작품을 참고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니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이야기 시작부터 연출까지 어디서 본 듯 한 느낌, 무언가 어설프게 따라하는 듯 한 느낌... 자, 그럼 하나하나 따져 볼까?


첫 회는 해외 로케이션! 이국적인 풍경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야한다는 것은 이젠 기본 중의 기본! 하지만 너무 많은 드라마가 유럽의 풍경을 보여줘서 그런지 이젠 영화 같은 영상의 드라마가 놀랍지 않다. 이젠 좀 뻔하고 식상하게 느껴짐.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비싼(?) 해외 로케를 최대한 잘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더 슬픈 일이다. (- -)
도입부를 암살과 전투씬으로 강렬하게 시작한 것 역시 기본적인 작법에 충실한 것이지만 이미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엔 한 참 모자랐다.


부하들 상태 체크하다가 낯선 목소리를 눈치 챈 박철영(김승우) 요원.
그런데 이 바보는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도 V I P를 그냥 냅둔채  용의자인 김현준(이병헌) 잡으러 부하들 한트럭 데리고 건물 위로 뛰어 올라간다. (- -)
당연히 V I P 먼저 피신 시키거나 안전하게 만들고 용의자를 추적하는 것이 맞지 않나? 그런데 이 바보는 경호의 기본 조차 모른다. (- -) 결국 VIP는 총에 맞는다.

유명배우에, 돈만 많이 들이면 뭐하나.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현실적이지 못하니깐 드라마가 재미 없을 수 밖에.
바로 이것이 헐리웃 작품들과의 차이다. 헐리웃 작품들은 보면 이런 장면에서 정말 리얼한 현실감이 느껴진다. 왜일까? 헐리웃의 현실감 넘치는 그런 작품들은 실제 현실의 요원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는지 충분히 조사하고 연구하여 작품에 반영하니깐 진짜 같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대본부터 연출, 배우들까지 모두 진짜의 모델을 보고 연구한 뒤에 작품에 반영한다. 헐리웃 드라마나 영화들 중에서도 이런 작업에 소홀한 작품들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아, 암살 당하는 V I P! 헐리웃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주 지겹게 보아 온 장면이지만 헐리웃의 유명 작품들은 나름 다들 자기들만의 긴장감을 준다. 하지만 아이리스의 암살 장면은 너무 어설프고, 긴장감도 없고, 어디서 본 듯한 느낌 뿐이다. (- -) 연출의 실패다.


얜 또 헝가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V I P의 가슴을 부여잡고 '구급차!'를 연신 외쳐댄다. (- -) 지금 장난하나? 구급차를 미리 대기시켜 놓았다면 얼른 들쳐업고 구급차에 실어야하고, 구급차가 현장에 없다면 총에 맞은 V I P를 타고 온 승용차에 태워 가까운 병원으로 직접 옮겨야한다. 언제 구급차가 오길 기다리나? (- -)
보면 모르냐? V I P가 피를 철철 흘리고 있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다. 그런데 구급차만 외쳐대다니...
보통 경호원들은 만약 V I P가 부상을 입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교육을 받는다. 물론 되도록 총에 맞지 않도록 해야하지만 총에 맞을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만약 테러로 VIP가 부상을 입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최상의 대응이 되는지 미리 교육이 되는 것이다. 어디로 어떻게 옮겨야하는지 교육이 된다.
헐리웃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게 다 공감이 가는데 '아이리스'의 이 상황은 그냥 머리 속의 상상에서 나온 어설픈 장면 같다. 이러니 배우들은 무슨 연기가 될 것이며, 시청자들은 무슨 현실감의 재미를 느끼랴. (- -)


이야~ 유능한 천재 박철영 요원! 그냥 길가던 이병헌을 어찌 범인인 줄 알고 방아쇠를 당기나이까? (- -)   최소한 '꼼짝마라!' 정도의 경고 문구를 날려주고, 그 말에 놀라 도망가는 이병헌에게 총을 쏴줘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내 생각엔 박철영은 유능한 요원이 아니다. 유능했다면 위에서 V I P가 총에 맞도록 냅두진 않았겠지. (- -)  아마 박철영은 신내림 받은 무당일 거다. 그러니 저렇게 확인하지 않고도 범인인 줄 알고 쏘지. (- -)
(이거 웃자고 쓴거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헐...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NSS요원이 자신의 총상을 혼자 치료하지 못한댄다. (- -) 최소한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구급키트 정도는 있어야하고, 그걸로 어느 정도 치료를 할 수 있어야 특수기관 요원 아니겠는가? 이러면 뭣하러 훈련받나? (- -) 보니깐 나중에 잘만 싸우드만... (- -)


더 웃긴건, 이런 이병헌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거다.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는데 요원의 수칙을 준수하란다. (- -) 즉, 혼자 탈출할 수 없을 거 같으면 걍 거기서 자살하란 얘기다.
이런 중요한 작전에 탈출 루트도 안 만들어 놓고, 영 어설프다.  자동차 한 대를 보내 실어오거나 아님 간단하게 치료를 할 수 있는 현지 의사를 보내서 치료시키고 탈출 시킬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런 요원 하나 훈련시키는데 세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데 그냥 죽으라니... (- -) 무슨 중딩 연습장에 씌여진 유치한 소설 보는 느낌이다.


꼭 총 맞은 주인공들이 숨어드는 암울한 공장 분위기. (- -)
여길 찾아올 정신이면 나 같음 그냥 아무 차나 훔쳐서 타고 시외곽으로 가서 개인병원 의사 협박해서 치료 받은 다음 탈출하겠다.


또 한 번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시는 신내림 무당 박철영 도사님~!!!
그냥 지도만 보고 이병헌이 어디 있는지 단 번에 알아낸다. (- -) 최소한 어떤 정보로 이병헌의 위치를 알게 되었는지 설명 좀 해주시지... 그거 몇 초나 걸린다고...(- -)


총싸움이 아주 화려하긴 한데 독창적인 영상미도 없고, 현실감도 떨어지고, 그래서 긴장감은 더더욱 없는 어설픈 총격전이 되었다. (- -) 이병헌을 저격하려던 김소연도 어설퍼~ 어설퍼~ 어설퍼~~


이 장면에서 깜놀~!! 헐리웃 영화에서나 본 무장헬기 전투씬이다~!!! 와우~!!
그런데 이런 암살범 잡자고 미사일로 무장한 헬기를 투입하는 것이 상식에 맞냐?! (- -) 참, 어처구니가 없다. 바로 이런 상황에 쓰라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 다태운다'는 속담이 있는 거다. 겨우 사람 하나 잡자고 미사일을 쏘니? (- -) 그러다가 더 많은 인명 피해랑 재산피해 나면 어쩌려고...
보통 헐리웃 영화들 중 이런 상황에선 헬기에서 저격수가 총을 쏘는데...(- -) 
총 쏘는 게 맞지, 미사일 쏘는 것이 맞나? 이병헌이 무슨 터미네이터도 아니고...(- -) 또 잘못해서 인화성 물질 통 같은 거 건들이면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건물이 무너지면 어쩌려구...(- -)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장면이다. 무조건 쏘고, 터뜨리고, 태우면 좋은 건 줄 아나보다.
 
이것만 처음 12분 동안의 문제점들이다.

이것을 두 마디로 정리하자면 '헐리우드 따라하기''폼만 잡기'라고 할 수 있다. 헐리우드 애들이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는 알지 못한 채, 그저 겉으로 보이는 영상의 연출에만 올인한 결과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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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남북관계 역시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가장 현실적으로 느꼈던 작품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다. 정말 훌륭했다. 그런데 '아이리스'에서는 전혀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이후 이병헌과 정준호, 김태희가 처음 만나는 이야기는 좀 볼만했지만 역시 일부 좀 뻔하거나 식상한 장면이 연출 되기도 했다.



'~가 정상적으로 반응한다면 저 친구 눈뜨고 있기도 힘들 겁니다. 그런데...'
 
자, 생각해봐라. 설마 이 내용을 이 방안의 요원들이 모를리 없을 거다. 특정 약물이 얼마 들어가면 사람이 어떻게 된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을 거란 얘기다. 그런데 요 부하 역할을 하시는 배우분은 저런 대사를 하고 있다. (- -) 저게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거지, 과연 극 속에서의 배우들간 자연스러운 대화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 드라마에선 이런식의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이병헌과 김태희의 연기였다.
이병헌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고, 김태희 역시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둘 다 배역을 충분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준호나 김승우 등은 과연 적절한 캐스팅이었는지 의문이다.


이미 시청자들의 눈은 높아져 있다.
그저 따라하는 식의 영상 연출로는 시청자들을 만족 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가정마다 40인치 이상의 평면TV를 통해 하루종일 케이블 방송의 화려한 액션 영화들이 쉬지 않고 방영되기 때문에 화려함으로는 시청자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진짜 같은 영상은 당연한 거다. '아이리스'가 보여준 영상에 감동할 시청자는 많지 않다.
차라리 이런 불필요한 장면 찍을 돈으로 작가와 감독을 더 섭외하여 작품의 완성도에 신경 썼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1회인데 좀 더 지켜봐야하는 건 아니냐구? 물론 한 50회짜리 가족극 같은 건 방송하면서 작가가 발전하여 더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작품은 1회를 보면 거의 작품 전체의 분위기나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시청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새로움'에 있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못했던 이야기와 연출 그리고 캐릭터. 그것을 우리는 '창조'라고 한다. 이 '창작'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진짜 작가들만이 바로 창조를 하고 창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새로움만이 시청자들을 감동과 재미로 몰아갈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저 '헐리우드 액션 따라하기'에 그친 듯 하다. 갑자기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떠오른다. 영상은 '디워'가 훨씬 훌륭하지만 '아이리스'는 이야기의 개연성에서 완성도가 높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둘 다 헐리우드 따라가려다 가랭이 찢어진 꼴이다. 둘 다 정작 중요한 건 놓치고 있다.

설마 이런 작품으로 제작진은 심형래 감독처럼 '헐리웃' 진출을 꿈꾸는 건 아닐런지?
만약 그렇다면 안영미 선배님께서 하실 말씀 있으시댄다.


                               '미친 거 아냐? 정신차려 이것들아~!'


중요한 것은 화려한 기술과 몸값 비싼 배우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훌륭한 대본과 연출가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훌륭한 대본과 훌륭한 연출가 없이 어찌 훌륭한 작품이 나오겠는가?

쓴소리 한다고 기분 나빠하지 마라.
정말 재미 없어서 그런거니깐...(- -)

총제작비 200억원... 솔직히 우리는 헐리우드 흉내내느니 20억짜리 드라마를 10편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최소한 그 과정을 통해서 헐리우드와 대결할 수 있는 작가와 감독 등 인재 등용은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내 생각엔 블록버스터를 감당해낼 수 있는 그런 감독과 작가가 나온 후에 이런 작품이 제작되어야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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