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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제발 기자회견에서 '돈' 얘기 좀 하지 말았으면...

by go9ma 201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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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뉴스 등에서 메달 딴 선수들이 받게 될 연금이라던지, 상금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건 그렇다고 치자. 나 역시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하지만 제발 그 얘기를 선수들 앞에서 대 놓고 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솔직히 너무 무식하고 예의에 어긋나 보인다.

누가 당신들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월급은 얼마고, 보너스는 얼마고, 지금까지 돈을 얼마 모았으며, 앞으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물으면 기분 좋게 대답할 것인가? (분명 어떤 사람들에겐 당신들의 그런 것이 매우 궁금할 것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연봉을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일이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그런 질문을 왜 하는가?

솔직히 선수들은 정확히 알지 못할 거다.
왜냐하면 선수들마다 받게 되는 성과금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어차피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정확히 액수가 얼마인지 알지도 못할 뿐더러,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느냐는 더더욱 개인적인 문제다. 그런데 이젠 '부자'가 되었으니 어떻게 관리할 거냐고 묻는 것이 상식에 맞는 질문인가?

기자회견 보면서 내 얼굴이 다 화끈 거렸다.

솔직히, 매 월마다 연금 백만원 정도 받고, 또 누적 점수와 메달 색에 따른 포상금 합해야 서울에 있는 아파트 한 채 사지도 못한다. 그런데 부자는 무슨?? 도대체 그 '부자'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설마 질문한 기자분의 통장 잔액보다 많은 돈을 한 번에 받게 되었으니 '부자'다?
정 그게 그렇게 부러우면 직접 운동 해서 올림픽에 나가던지... (- -)

솔직히 메달을 따기 위해 그들이 흘렸을 피눈물은 상상을 초월한다.
올림픽 메달이 왜 대단한가? 전 세계 뛰어난 모든 인간들이 모여 겨루는 자리다. 그리고 다들 죽기 살기로 연습해서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것이다. 그래서 목숨 걸고 겨룬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다.

그런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그런 상금이 과연 많다고 생각하는지?
기껏 다 해야 서울에선 아파트 한 채도 못 사는데 말이다. 나는 그들이 이룬 성과에 비하면 결코 많은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메달을 딴 선수들에 대한 복지는 나라마다 다른데, 어떤 나라는 정말 어마어마한 대우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한 대우를 하는 나라도 있다.

솔직히 보면 가정이 어려운 선수들 집도 많던데, 당연히 상금 받으면 생활에 보태겠지, 그걸 왜 꼬치꼬치 묻나?
그럼 그 자리에서 '부동산 재테크가 최고하고 하니 서울에 아파트라도 하나 마련하겠습니다', '저는 주식에 올인하렵니다', '물장사나 함 해보려고요..', '저는 도박 좋아해서 경마나 강원랜드에서 살아보렵니다', '장가 혹은 시집 가고 싶네요', '차 바꿀래요' ... 뭐 이런 대답을 기대하는 건가? 그리고 그걸 다시 기사로 재생산하고 싶은지?
차 바꾸겠다고 하면 차종까지 물어볼텐가? 참 웃기는 거다. 그런 건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고, 시청자와 국민들 역시 그냥 개인들의 상상에 맡겨야하는 것이지, 그런 것까지 물어보고 대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다.

정말 이번 기자회견은 수준 이하였다고 본다.
누구 욕할 일이 아니다.

이번 모 일간지의 모 논설위원의 말처럼, 제발 기자라면 '지성'을 좀 갖추었으면 좋겠다.
김연아의 '지성' 운운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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