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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신라호텔은 무엇을 잘못했는가

by go9ma 201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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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신라호텔'의 '한복' 거부 사건.
왜 기모노는 되고, 한복은 뷔페식당 출입이 안 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손님이 한복 치마단을 밟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 그 때문에 손님 간에 분쟁이 종종 발생했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데 신라호텔측에선 단순히 '위험하다'며 손님의 출입을 거부했나보다.


과연 신라호텔측은 어떤 잘못을 했을까?

첫째, 손님을 친절하게 설득시켰어야했다.

'한복'이 왜 위험한지, 왜 현재의 차림으로 식당 출입이 불가능한지를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했어야한다. 그런데 사건 당일 한복 디자이너 분에겐 직원이 그렇게 응대하지 못했나보다. 아마도 이 때문에 손님이 화가 나 사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한복이기 때문에 출입이 불가능한 것인가?

신라호텔의 두번째 실수는 '한복'이기 때문에 출입이 제한된다고 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복의 치마 밑단이 길기 때문에 밟힐 수 있어 위험하고 분쟁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비슷한 다른 의복(치마가 긴 옷 - 웨딩드레스, 다른 나라 전통 의상 등 )엔 모두 적용되어야한다. 그러므로 직원은 손님에게 '다른 손님 이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복장은 출입을 제한한다'고 설명했어야한다.
 (아예 입구에 안내 표지판을 세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아마도 직원은 '한복은 안 된다'는 식으로 거부했나보다. 이것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의 응대다.
호텔측이 빌미를 제공한 잘못이라 볼 수 있다.


셋째, 그렇다면 손님을 돌려보낼 것인가?

호텔측은 그에 따른 해결책도 바로 손님에게 설명했어야한다. 물론 그 해결책은 '강제'가 아닌 '추천'이다.
설마 신라호텔측은 그에 따른 대응책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대응책이 없다면 한복을 입은 손님은 그 길로 되돌아가야한다는 얘긴데, 모임이나 식사를 하러 와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것이 말이 되나?

호텔측은 한복의 치마 단을 살짝 올리거나 말아서 고정하는 끈이나 고무줄 등을 권하거나 아니면 아예 호텔측이 준비한 다른 복장으로 갈아입도록 권유하는 대응책을 손님에게 권했어야한다. 그래야 조금 불편하더라도 손님이 해당 스케줄을 진행할 것 아닌가?


손님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구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신라호텔의 대응 방식은 20세기의 권위주의를 느끼게 한다. 매우 잘못된 응대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호텔측에선 자세한 응대 메뉴얼을 만들었어야하고, 그것을 직원들에게 철저하게 교육 시켰어야했다. 하지만 신라호텔은 그렇지 못했다.

한복을 입었기 때문에 돌아가야한다면, 그 수치심 때문이라도 당사자는 호텔을 찾지 않을 것이다. 일류 호텔이기 때문에 그런 손님 하나 혹은 몇 명 쯤 거부해도 별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한 것일까? 
하지만 그 위험한 생각은 결국 엄청난 파장을 몰고와 '이미지 추락'이라는 재앙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것은 해당 직원의 잘못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호텔측의 잘못이다.

손님이 수치심이나 불쾌함을 느끼지 않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 또 그것을 위해 직원을 교육시키는 것이 왜 중요한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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