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2.02.01 07:00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시청률이 심상치않다.
극 초중반인데도 이미 30%를 넘으며 40%를 향해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40%를 넘기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해를 품은 달'이 보여준 놀라움은 하나가 더 있다.
사극 최초(?)로 100% 픽션극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그동안 '사극'하면 팩트에 기인한 이야기만을 보아왔다.
문제는 사극에서 실제 역사 속 인물이나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에 픽션을 가미해 '팩션'이라는 '사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런 역사왜곡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착각하며 시청해와야했다.

물론 100% 픽션극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로 '대장금'이 있었다.

'대장금'은 역사 속 인물이 아니냐고?
아직도 대장금이 실존하는 인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실록에 '장금'이라는 이름이 여섯번 등장하긴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모두 동일인물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처음엔 수랏간 나인이지만 나중엔 의녀로 등장한다. 또 처음 등장과 마지막 등장간에 연도 차이가 많아 역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름만 같을 뿐, 서로 다른 2인 이상의 인물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대장금'의 '대'는 무엇인가.
우리 때에 '미영, 나영, 명희' 같은 여성의 이름이 유행했듯이 당시엔 '장금'이라는 이름이 유행했음도 역사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여기서 '대장금'은 동일한 이름을 가진 여성들을 구분하기 위해 쓰였을 거란 얘기다. 예를 들자면 '큰장금, 작은 장금'으로 불렸는데 이를 실록에 옮기니 '대장금'이 되었다는 설이다.

또한 대장금이라는 인물이 정말로 드라마처럼 그렇게 대단했냐는 점이다. '허준'은 그가 남긴 '동의보감'뿐 아니라 다른 역사자료를 통해서도 그의 존재가 드러난다.
그런데 '대장금'은 그렇지 않다. 그저 실록에 이름이 여섯 번 등장할 뿐이다.

때문에 드라마 '대장금'은 실록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99% 픽션 사극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방송사는 마치 실제 역사 속의 대단한 인물을 드라마화한 것처럼 광고를 했다. (일종의 사기 아닌가?)
아직도 대장금이 실존인물인 것처럼 착각하는 시청자가 많은 것을 보면 방송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된다.

대장금뿐인가?
'바람의 화원'을 보고 신윤복이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팩션'이라는 '사기'극이 만든 부작용이다.

그렇다면 방송국과 감독, 작가들은 왜 이런 '사기'를 쳤을까?
바로 시청률 때문이다.
실제 역사 속 인물을 등장시켜 시청률을 올리려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틀렸다.
사극엔 꼭 실존인물이 등장해야한다는 공식을 '해를 품은 달'이 깨버린 것이다.

역사속엔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왕과 등장인물들... 이런 픽션 이야기만으로도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오히려 실제 역사 속 왕을 소재로 했음에도 시청률에서 참패를 거둔 사극들이 부끄러워질 정도다.

그렇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 여부가 아니다.
바로 캐릭터와 재미있는 이야기에 달렸다.

자, 이젠 앞으로 사극이 좀 달라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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