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4.03.11 06:30

 

어디까지나 저 개인적인 추측임을 밝혀둡니다.

 

경찰이 방송국의 책임이 있는지 녹화분을 모두 제출하라고 하는데요, 솔직히 방송국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예상됩니다. 그냥 그런 상황이 되었겠죠.

그런데 방송국의 도덕적인 책임도 없을까요?

 

우선 어느 기사를 보니 방송국측에서 출연하기 싫다는 분을 강하게 설득했다고 하더군요.  사전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분은 분명 출연하기 부담스러워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송국측에서 끈질기게 설득을 한 것이죠.

 

방송국에서는 왜 출연하기 싫다는 사람을 끈질기게 설득했을까요?

 

그녀는 이미 작년말에 파혼의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결혼이 깨진 것이죠. 그런 아픔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출연을 하게 되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제작진이 놓쳤을리 없습니다.

 

1) 만약 출연하여 커플이 되면 파혼의 아픔을 이겨낸 주인공이 됩니다. 해피엔딩이죠.

 

2) 만약 마음에 드는 남성으로부터 거절을 당하면 또 한 번 비련의 여주인공이 됩니다.

 

그냥 시큰둥  마음에 드는 이성이 없어서 아웃사이드로 멤돌다가 끝냈다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극 초반, 돌아가신 여성분이 많은 남성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아마도 제작진은 해당 여성분이 남성분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걸 예상 했을 겁니다.

뭐, 프로그램 한 두번 만들어본 사람들이 아닐테니까요.

 

결국 제작진은 1)번 아니면 2)번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을 했을 겁니다. 물론 그럼에도 여자분이 마음에 들어하는 남자가 없으면 이야기는 만들어지지 않았겠죠. 아니면 교묘한 편집을 통해서 스토리를 꾸밀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제작진은 위의 1번이나 2번의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예측했을 것이고, 이런 좋은 소스를 그냥 놓칠리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에겐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겁니다.

이런 스트레스 양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사람은 미치거나 자살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스트레스 지수는 '배우자의 사망'이 가장 높습니다.

그 다음이 이혼, 가족의 사망 등이죠.

 

그런데 돌아가신 분은 이미 작년 11월인가에 파혼을 경험하였습니다.

파혼 역시 굉장한 스트레스를 제공했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짝'에 출연하였고, 녹화 중에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던 남성으로부터 배신을 당합니다. 마찬가지로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미 파혼의 과정을 거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텐데, 거기에 평소 직장생활 등을 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에, 녹화 중 마음에 들어하던 남성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그것이 또 전국적으로 방송될 거라 생각하니 엄청난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파혼을 경험한 여성이 방송에 나와서 남성으로부터 또 배신을 당하니 이 얼마나 비참한 일입니까? 그리고 그게 전국 방송으로 나가면 매우 고통스럽겠죠. 엄청나게 창피한 겁니다. 결국 남성에게 버림 받는 팔자라는 식의 이미지가 전국에 알려지는 것이니까요.

이게 주변 사람들에게만 알려져도 두고두고 회자되면서 창피한 일이 되는데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은 물론이요,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 그런 창피한 장면을 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이런 걸 감안해보면, 충분히 자살하고도 남는 거죠.

 

문제는 방송국측에선 이런 일반 출연자들이 겪어야할 고통에 대해 전혀 배려가 없었다는 겁니다. 배려가 있었다면 아예 처음부터 출연을 시키지 말았어야할 대상이죠.

그저 당사자가 겪어야할 고통과, 그 고통을 재미로 포장해서 방송할 생각만 있었을 겁니다.

 

'짝'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출연자들과 소송이 걸리기도 했고요.

또 이번 사건을 보고 과거 출연했던 출연자는 '자살할 수도 있겠다'고 공감을 표시했다고도 하죠. 그만큼 녹화 과정은 출연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한정된 공간에서 이성의 선택을 받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누구나 이성의 선택을 받고 싶어합니다. 선택받지 못해도 그냥 쿨하게 '하하하' 거릴 사람 그리 많지 않죠.

 

아마 방송국은 형사처벌은 면할 겁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냥 우연히 생긴 '사고'가 아닙니다.

엄연히 출연자의 사망에 방송국측의 책임이 있는 것이죠.

 

그냥 사과 몇마디, 돈 몇 푼으로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될까요? 이미 자살하신 분의 부모님들은 남은 삶이 아무 의미도 없는 지옥이 되었는데요.

 

결국 '짝'은 한 사람을 자살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한 가정을 파탄 낸 책임이 있는 겁니다.

방송국은 과연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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