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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영화 돋보기

'타짜2'는 왜 1편만큼 히트하지 못한 것인가

by go9ma 2014.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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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캐스팅에 말이 많았다.

나 역시 동감이다. 과연 최선의 캐스팅이었는지가 의문이다.

 

신세경 역시 인기있는 여배우지만 과연 배역이 적절했을까?

 

하지만 최악은 아니었다.

탑 최승현과 신세경의 조합이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단 뜻이다.

 

그럼 이 영화가 1편만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적으로 스토리에 있다.

 

 

 

고광렬(유해진)이 1편과 연결되어 출연한 건 좋았다.

아주 적절하고 꽤 재미있는 설정이다.

 

문제는 아귀다.

아귀의 등장에 개연성이 있고 적절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냥 생뚱맞다. 너무 갑자기 등장한다고나 할까? 작위적으로, 억지로 등장시키기 위해 스토리를 짜맞춘 느낌이 강하다. 결국 그것이 이 영화를 우습게 만들었다.

 

아귀가 왜 문제냐면, 스토리에서 아귀를 등장시키기 위해 스토리의 후반부가 억지로 흘러가다가 무너진 것이다.

 

 

스토리는 중반까지는 그런대로 흥미있게 잘 흘러간다.

 

주인공의 사연과 인연, 각종 사건과 배신까지...

 

그리고 대길의 복수가 시작된다.

동식이 우사장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것까지는 좋았다.

대길이 동식의 비밀 금고까지 찾아내어 절반만 챙기는 것도...

그리고 동식이 수배자가 되는 것까지는 아주 좋았다.

 

자, 문제는 결론이다.

 

개인적인 생각엔 그냥 여기서 적당히 마무리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동식이 대길과 미나를 찾아나서고, 찾지 못하자 김원해와 뺀지를 인질로 삼아서 대길과 마지막과 한 판을 벌여 동식을 죽이고 끝내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뻔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굳이 억지스럽게 아귀를 끼워 넣는다.

거기에 다음편을 예상한 듯, 아귀의 애제자까지 등장시킨다. (ㅡ.ㅡ)

물론 동식과 대길의 마지막판을 열어주기 위해 아귀가 매개체로 작용한 것이지만, 과연 그런 매게체로 아귀가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또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미 1편에서 본 반전을 그대로 2편에서도 사용한다. ㅡ.ㅡ

솔직히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기분이 오히려 엉망이 된다. 짜릿하고 스릴 있어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귀가 똑같은 수에 당하는 것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냥 유치하고 웃기다. 관객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본 거 같다.

 

 

 

 

그 때문에 영화는 너무 불필요하게 길어지고, 특히 길어진만큼 재미가 있어진 것도 아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이 영화에서는 꽤 많은 오류가 발견된다.

 

서실장 부부는 이경영을 작업하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챙긴다. 거의 수십억이다.

같은 패거리와 그것을 나누었다고 해도 서실장 부부가 챙긴 돈은 20억 이상이 아니었을까?

그런데도 서실장 와이프는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발생한 은행 대출금을 걱정한다.

특히 이경영이 출소할 때까지 한국에 남아 있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크게 한탕을 한 경우엔 보통 해외로 뜬다. 당연히 이경영이 이들을 찾아서 복수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실장 부부는 태연하다.

 

또 유해진이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을 때...

분명 다른 사람을 끌어 안고 떨어졌는데 그 무술 고수는 보이지 않는다.

유해진이 떨어졌을 땐 유해진 몸이 쇠꼬챙이에 뚫린 상태였다. 만약 유해진이 무술 고수를 계속 끌어안고 있었다면 그 사람 역시 부상으로 현장에 있어야한다. 솔직히 난 두 사람 모두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대길이 내려갔을 땐 보이지 않는다. 부상이 크지 않아 도망갔다던지 하는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게 없다.

 

 

또 대길이 우사장과 헤어지면서 귀에다가 대고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는데 그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과연 대길이 뭐라고 했길래 우사장이 빡 돌아서 대길을 죽이려고 했던 것일까?

 

이런 상업 영화에서는 그러한 설명이 관객에게 필요하다. 그래야 관객들은 우사장의 행동에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어설픈 예술 영화 공식을 써가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연출 장면을 만들어낸다. 관객들은 우사장을 또 믿은 대길도, 그런 대길을 배신한 우사장도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귀와의 마지막 판에서 대길은 숨긴 한 장을 먹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 설명이 없다. 그냥 말로만 먹었다고 하고, 그 한 장을 어디로 숨겼다면 그 또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트릭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야기해줄 수 없다면 화투장을 먹었다고 하지 말고 말해줄 수 없다는 대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것이 없다.

이 시나리오는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 현실적인 개연성, 논리성... 모든 게 부족하다.

작가가 수십 번 시나리오를 검토하거나 다른 사람이 각색 또는 윤색을 해야하는데 그런 게 없다.

 

 

 

영화에서 '나레이션'의 설명은 매우 위험하다.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야한다.

왜냐.. 나레이션은 대부분 영화의 현실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어이없게도 마치 초보자가 시나리오를 쓴 것처럼 나레이션이 넘쳐난다. 이런 나레이션은 극을 설명하는 작용을 하지만 그만큼 극의 현실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관객들이 영화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나레이션이 나올 때마다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받는 것이다.

 

즉, 1편처럼 나레이션이 필요 없게 영화를 만들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심지어 영화 중에 신세경 또한 설명을 하기도 한다.

이거 아주 좋지 못하다.

 

 

결국 이 영화가 히트하지 못한 건 캐스팅보다는 시나리오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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