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6.06.02 16:58






영화라는 것은 관객이 보고 느낀대로 해석하면 되는 거 같습니다.

굳이 타인의 해석은 필요가 없죠.

그런데 이번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영화를 2~3번 보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영화 내용 해석에 말이 많은 듯 합니다.


저는 한 번 봤는데요, 그냥 제가 보고 느낀 대로 결말의 해석을 해보겠습니다.

물론 영화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영화부터 보세요. 정말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우선 일광(황정민)의 정체.


영화 중간에 보면 일광(황정민)이 종구(곽도원)와 상담을 마치고 편한 추리닝으로 갈아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거기 보면 일광도 그 일본식 속옷이라고 해야하나? 성기 부분과 엉덩이 부분 앞 뒤로 긴 천으로 가린 거 같은 스타일이요. 마치 기저귀 찬 것처럼 되어 있는... 그걸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지인(일본인)도 그걸 입고 돌아다니는 장면이 나오죠.


즉, 이것은 일광과 외지인이 같은 편이라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외지인은 마지막에 악마 모습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일광 역시 외지인처럼 죽은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죠. 즉, 둘은 서로 같은 '악' 의 근원입니다.

일본식 속옷을 입는 것으로 봐선 일본 도깨비나 일본 악마가 사람의 몸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무명(천우희)의 정체는 무엇인가.


무명은 사람이 아닙니다. 일종의 영적인 존재. 어쩌면 사람일수도 있으나 사람 몸에 들어와 있는 영적인 존재죠. 저는 무명을 절대 '선'으로 해석했습니다.

왜냐하면, 일광이 무명과 마주쳤을 때 코피를 쏟고 피를 토하거든요. 배 속에 있는 모든 것을 토하죠. 그것은 무명이 그런 '악'의 존재와 반대편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무명의 존재에 대해 오락가락하죠. 얜 뭐지? 하는... 그러다가 영화를 다 보면 그 때서야 알게 됩니다. 무명은 악과 배치되는 절대 선에 있는 존재인 거죠. 

어떤 해설에서는 무명을 '곡성'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해석하더군요. 저 역시 그게 맞다고 봅니다.


그럼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버섯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여기에 낚이시더군요. 귀신은 다 뻥이고, 결국 마을 사람들 모두 독버섯을 먹고 미쳐서 살인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죠.

그런데 마지막 뉴스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어떤 건강식품에 독버섯이 들어갔고, 그걸 먹은 사람들이 미쳐서 살인을 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종구 딸도 그렇고, 그 종구 동료 경찰도 그렇고, 그 건강 식품을 먹는 장면이 나왔어야합니다. 그런데 그런 장면이 나왔느냐는 거죠. 저는 그래서 이 영화를 한 번 더 봐야하는 겁니다. 과연 종구 딸과 종구 동료 경찰 또한 그 건강 식품을 먹었느냐 또 죽은 사람들 집에 그 건강 식품의 포장이 있었느냐하는 겁니다.

만약 죽은 사람들 모두 집에 건강식품 박스가 있었고, 종구의 딸과 종구의 경찰 동료 역시 그 건강 식품을 먹은 것이라면, 이건 악마의 소행이 아니라 버섯의 부작용이 맞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복선은 발견하지 못했으니 그건 아니라고 칩시다. 저 개인적으로는 관객이 영화를 처음 볼 때 80% 가 눈치채지 못하는 복선은 실패한 복선이라고 봅니다. 제 아무리 복선을 깔고 장치를 해도 관객이 모르면 의미가 없는 것이죠.


무명은 마지막에, 왜 종구에게 집에 가지 말라고 했을까요?


무명은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종구가 집에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광은 무명 말을 믿지 말라고 하죠. 그리고는 빨리 집으로 가라고... 결말을 생각했을 때 일광이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무명의 말이 맞는 거죠. 종구는 닭이 세 번 울기 전까지 집에 가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닭이 세 번 울고 나서 집에 갔으면 종구의 가족이 살 수 있었을까요?


저 개인적인 생각엔, 종구의 엄마와 아내는 살릴 수 없었을 겁니다. 닭이 세 번 운 후에도 종구의 엄마와 아내는 죽어 있었을 거란 거죠. 

하지만 닭이 세 번 울고 나서 종구가 집에 갔다면 아마 집에서 시신의 사진을 찍고 있는 일광과 마주쳤을 겁니다. 그러면 종구는 일광이 '악'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고, 종구가 일광을 죽임으로 해서 종구의 딸은 저주로부터 풀려났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종구와 종구의 딸은 살아남게 되는 것이죠.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고요, 

영화를 다시 볼 땐 어떤 복선과 클리쉐가 나타날지 궁금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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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청 2016.06.04 14:40 신고  Addr  Edit/Del  Reply

    일광과 외지인 vs 무명 사이에서 혼란은 겪는 종구, 하지만 그에게 동정을 느끼게 되는 영화입니다. 아래 한번 보시면 잘 이해 됩니다. http://blog.naver.com/kdhsnu/220726808098 위의 좋은 글도 잘 보고 갑니다.

  2. ㅎㅎ 2016.07.03 10:53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 해석 별로던데요.

    이게 그나마 젤 나음. https://brunch.co.kr/@nitro2red/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