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0.06.28 06:30

지난 월드컵 시즌 때 '이경규가 간다'로 재미를 좀 본 MBC.
'일밤'에서 이경규씨와 조형기씨의 코믹한 진행으로 월드컵의 감동을 다시 느껴본다는 설정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
이경규씨가 KBS '남자의 자격'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또 SBS는 이휘재씨 등을 앞세워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KBS는 이경규씨를 앞세워 과거 MBC의 '이경규가 간다'를 다시 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KBS의 프로그램 제작에 문제가 좀 있었다. 월드컵 경기 장면의 방송에 대한 권리를 SBS가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청률 싸움이다. SBS도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했기 때문에 KBS에 협조해줄리 없었다. 

하지만 결국 고민 끝에 KBS는 이경규씨를 앞세워 '남자의 자격'팀을 남아공으로 보냈고, '해피버스데이' 등 다른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던 이경규씨는 무리해서 미리 녹화를 진행하다가 결국 링겔투혼까지 발휘하는 상황으로 몰리기도 했다.

그렇게 방송된 이경규의 '남자의 자격 - 월드컵편'.
하지만 과연 상황은 KBS의 생각대로 흘러갔을까?

이번 방송의 경우 '남자의 자격'팀이 호텔방에 모여 북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TV로 시청하며 중계하는 코너로 짜여졌다.
그런데 우리나라 경기도 아닌, 북한의 진 경기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그것도 현장이 아닌 호텔방에서... 아무리 '이경규'라지만 과연 시청자들의 눈을 얼마나 잡았을런지 의문이다. 사실 지난주 중계 장면도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좀 식상했다고 할까? 방송될 내용이 뻔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우연히 '뜨거운 형제들'의 재방송을 보고 난 후 '뜨형'의 본방송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평소 봐왔던 '남자의 자격'에서 북한 선수들의 경기 중계를, 현장이 아닌 호텔방에서 하는 것을 보자 미련없이 채널이 MBC로 돌아갔다. 이미 예전의 '이경규가 간다' 때문에 식상하기도 했지만 방송 내용 자체가 그다지 기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MBC에선 '뜨거운 형제들'이 방송되고 있었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포멧이 잡혀진 프로그램은 아니다. 또 이번주 방송분은 지금까지의 방송분 중에서 사실 가장 재미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래도 채널은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뜨형'의 지난 방송분 때문에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형제들' 최근 '아바타 미팅'코너 등이 뜨면서 장안의 화제로 급 부상한 MBC 일밤의 새 코너다.

그렇게 나처럼 '남자의 자격'보다는 '뜨거운 형제들'을 선택한 시청자들이 많지 않을까?
물론 이번 방송분이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이번 방송분을 본 시청자들 중엔 지난 방송분을 VOD 서비스 등으로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뜨거운 형제들'의 재미를 느낀 시청자들은 결국 다음주부터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남자의 자격'을 볼 것인가, 아니면 새로 시작한 '뜨거운 형제들'을 볼 것인가...

KBS는 이경규씨를 이용, 이번 월드컵을 통해 '이경규가 간다'를 다시 재현하여 재미를 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런 작전은 역효과를 만들어내고 만 것은 아닐까? 일부 시청자들이 나처럼 이경규씨의 월드컵 중계를 식상해하여 MBC로 채널을 돌렸다면 다음주부터는 '뜨거운 형제들'과 채널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자리 잡고 인기를 얻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남자의 자격'인데 이번에 다시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복병과 어려운 싸움을 시작하게 된 느낌이다.

반면 '뜨거운 형제들'에겐 오히려 득이 되었다.
최근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남자의 자격' 시청자들을 이번에 MBC로 끌어올 수 있었기 떄문이다.


만약 다음주에도 또 '남자의 자격'이 월드컵 중계를 방송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더군다나 MBC '뜨거운 형제들'이 재미에 성공한다면? 그렇게 되면 시청률 경쟁에서 순위가 뒤바뀔지도 모르겠다.

KBS는 이번 월드컵 중계를 통해 시청률 재미를 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방송계에서 불변의 진리.
아무리 재방송이 재미있어도 새로운 것만 못한 법이다.

'대장금'이 사극이라서 대히트를 한 것인가? 아니다. 캐릭터와 내용이 새로웠기 때문에 재미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다른 사극들은 어떻게 되었나? 새로움 없이 따라하다가 모두 망하고 말았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포멧 재방송이 새로운 포멧보다 재미있을리는 없다.
결국 안이한 기획이 '화'를 부르고 만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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