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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무릎팍도사 '서경덕'씨 - 한국 홍보전문가 아니다

by go9ma 201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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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미국 의회 도서관이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암으로 변경하겠다는 공고가 났다. 물론 이 때문에 우리나라까지 발칵 뒤집힌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것이 외교 문제로 비화되자 결국 '보류'가 되긴 했으나 왜 미국 의회 도서관은 갑자기 원래 '독도'로 되어 있던 지도 명칭을 '리앙쿠르암'으로 변경하려 했을까?

어처구니 없게도 바로 서경덕씨가 미국에 낸 '독도' 광고 때문이었다. 그것을 본 정부 관리가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인식하고 독도 명칭을 바꾸려 한 것이었다.

관련 기사 링크 (경향, 시사IN) 

자, 서경덕씨는 무엇을 잘못했을까?

만약, 오늘 신문을 보니 유럽의 보른홀름 섬이 폴란드 땅이라는 광고가 났다. 또 아프리카 푸라이아 섬이 앙골라 땅이라는 광고가 났다. 과연 여러분은 이 광고를 주의깊게 살펴볼 것인가? 아, 물론 우리가 독도 문제로 괴로워하니 여러분은 이 광고를 보고 '보른홀름은 폴란드 땅이고, 푸라이아는 앙골라의 섬이군'라고 믿어줄텐가?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관심 없을 것이다. 과연 그 나라의 영토 분쟁이 지금 내 인생과 우리나라의 외교에 어떤 직접적인 연관이 있단 말인가? 관심이 없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우리가 독도 문제로 괴로워하니 아마 이 광고를 믿어줄 것이다. 혹시 당신이 그러한가?


하지만 보른홀름섬은 폴란드 섬이 아니며, 푸라이아도 앙골라 섬이 아니다.
 
아시겠는가? 당신은 보른홀름섬이, 푸라이아 섬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며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폴란드와 앙골라가 유럽과 아프리카 어디쯤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것처럼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겐 '독도' 영토 문제는 그들의 삶 관심 밖의 문제다. 즉, 광고를 낸다고 해서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미국인들은 독도가 어디 있는지도,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지도, 한국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위의 이야기처럼 엉뚱하게 그 역효과를 받게 된다. 독도는 당연히 한국 땅이라고 믿고 있는 미국의 자료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오해하게 된다는 얘기다.

만약 이 문제로 우리와 일본이 전쟁을 하게 되고, 미국이 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면 모를까, 서경덕씨의 미국 독도 광고는 '애국'이 아닌, 오히려 그 반대 효과를 가져오기만 한 엉뚱한 행동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일까?

서경덕씨의 전공은 마케팅이나 광고가 아니다.   정치외교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젊은 시절 무모하게 시도한 상상력 하나가 성공하게 되면서 시작된 그저 '무모한 도전'일 뿐이다. 그의 행동을 보건데 그는 분명 그런쪽의 전문지식과 감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비전문가의 무모한 도전이 왜 문제인가?
위의 이야기처럼 목표와 목적 없는 광고가 오히려 미국에서 '독도'를 분쟁지역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이 광고 제작과 게재에 마케팅 전문가와 정치외교 전문가가 참여했다면 방식과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 그는 그저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민간인일 뿐이지, 결코 '한국홍보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그가 한국 홍보 전문가란 말인가?
그리고 그가 '무릎팍 도사'에 까지 나왔다.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그가 굉장한 애국자이고, 홍보전문가인줄 착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전문가'란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그저 한국 홍보를 즐기는 '매니아'일 뿐이다.

그리고 '무릎팍도사'는 이런 민간인의 정치적 인기를 높여주기만 했다. 도대체 그가 무엇을 잘했단 말인가? 그의 엉뚱한 상상력? 아니면 그 상상을 추진하는 열정?

독도문제는 우리와 일본만의 문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전세계 주요 지도를 상대로 로비를 해야한다. 관련자에게 돈을 먹이든, 이메일이나 우편,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압력이나 항의를 하든지 해서 '다케시마'로 표기된 지도를 '독도'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 작업은 잡지나 신문에 광고를 낸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본이 그러는 거 봤나? 일본은 바로 로비를 한 것이다. 꾸준히 전세계 지도를 대상으로 명칭을 바꾸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무서운 일본의 '로비력'이다.
(과연 서경덕씨는 일본이 왜 '광고'가 아닌 '로비'를 했는지 알고 있을까?)

그 다음은 일본인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바로 일본의 잡지와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이다. 일본에 우익 신문이 있으면 그 반대의 정치 입장을 가지는 언론사나 출판사도 있다. 그런 곳을 통해 광고를 하고, 관련 서적을 내고, 방송을 하고, 또 김장훈씨 같은 가수는 일본에 일본어로 된 음반을 출시하는 것이다. 제목은 '독도는 한국땅이다'로. 또는 그런 음반과 영화, 다큐 제작에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제작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90% 이상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다르다. 몇 년 전까진 독도의 존재를 아는 일본인은 겨우 50%에 불과했다. (지금은 여러 문제로 변동이 생겼다)

국민들을 상대로 홍보를 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본 국민들의 의식이 변하면 그들이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하게 되고, 결국 일본인들의 여론이 변하여 일본의 정책 방향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서경덕씨의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독도 광고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광고하는 꼴 밖에 안 된다.

비전문가 민간인의 무모한 상상력과 무모한 도전이 오히려 국가 외교와 국익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왜 '무릎팍도사'에 서경덕씨가 힌국홍보전문가로 나왔는지, 또 인터넷 인물 소개란엔 왜 그가 한국홍보전문가로 표시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한 개인의 '정치적 인기'는 확실하게 올라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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