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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젊은 디자인 학도들의 잘못된 서울시 정책 비판 방식

by go9ma 201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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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대 출신의 젊은 디자인 학도 선후배가 모여 추진중인 '해치맨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물론 정책에 대한 비판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이고, 국민이 잘못된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굉장히 훌륭한 일이죠.

하지만 '해치맨프로젝트'의 문제는 그 방법론의 불법성에 있습니다.

지금이 과거 군사정부시절처럼 숨어서 민주주의 개몽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합법적인 시정 홍보물에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는 당연히 공공 홍보물 훼손에 해당합니다. 이런 행위도 '테러'고, '불법'이고, '범죄'라는 개념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패러디 홍보를 하려면 직접 패러디 광고판을 만들어서 합법적으로 걸었어야죠.


도시의 디자인 계획이나 정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런던의 상징인 빨간색(2층버스와 전화부스 등), 또 유럽 대도시의 오래된 건축물과 도로 모두 도시의 디자인 경쟁력을 위해 100년 이상 도시 디자인 계획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유럽의 대도시의 오래된 문화들 자체 모두가 실제로는 '디자인 정책'의 관리 안에서 보호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서울도 그런 디자인 정책의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서울 디자인 정책 방향은 너무 보여주기 위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전시행정이 되고 있는 것이죠. 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시행정이 아닌, 실용 행정의 디자인 정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해치맨프로젝트'에서는 동대문 운동장과 노점상을 그냥 냅두라고 합니다. 바로 여기서 시각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 내용은 서울 시민들이 보낸 의견이며 그것을 스티커로 만들어 해치맨팀이 서울시 홍보물에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동대문 운동장의 경우 낡아서 보존하느니 허물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그 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죠.
예를 들어 저 같으면 그곳을 공원으로 개발하고, 그곳에 종로의 노점상들을 유치할 겁니다. 그리고 자리세도 받아 세금으로도 거두는 거죠.

노점상의 문제는 공공의 인도를 무단으로 개인이 이용하는 것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그 곳에 나와 분식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요?
물론 어려우신 분들도 계시고, 그런 분들이 시작하지만 일부 지역의 노점상인들은 빌딩을 소유하거나 외제승용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부유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자리세를 내지 않고 장사하는 이득이 크다는 것이죠.

때문에 노점상들의 경우 재산 상황까지 직접 추적해서 실제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과 정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청년실업자나 저소득층, 실업자, 노숙인 등의 자립을 위한 창구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이점이 생깁니다.

결국 서울시 정책의 문제는 '디자인 정책' 자체가 아니라 그 세부 내용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서울시민마다 정책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르며, 그 내용이 옳다고 해서 불법행위 자체까지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 '해치맨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방향도 잘못되어 있는 듯 하네요. 서울시민들의 의견을 대신 표현해준다는 의도는 좋은데 왜 그 방법이 불법이어야합니까?
과연 이 스티커 프로젝트에 의견 참여를 할 수 있는 서울시민이 얼마나 될까요? 전체 서울시민은 무려 8백만 명이 넘는데 말입니다. 과연 몇몇 시민들의 생각이나 의견이 서울시민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긴 한가요? 바로 이런 점도 해치맨 프로젝트가 주장하는 의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죠.

정치적인 정책 설정에는 '사회통합'이라는 목표가 있어야합니다.
그것은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서울시 뿐만 아니라 그 정책을 비판하는 시민사회단체에도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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