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11.07.16 06:30

방송에 적절한 소재와 부적절한 소재의 기준은 뭘까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남자와 여자의 영혼이 바뀐다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초자연현상을 주요 장치로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남자와 여자의 몸이 바뀐다는 소재는 그다지 신선한 소재는 아닙니다. 우리나라 영화 '체인지'가 있었고요,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 작품이지요?

과연 남녀의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과 무당 혹은 평범했던 사람에게 신이 들어오는 설정의 차이는 뭘까요?

혹자는 종교를 거론합니다.
'시크릿가든'의 남녀 주인공의 종교는 불교일수도 있고, 기독교일 수도 있지요. 또 기독교인이라도 그런 현상이 (상상이지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죽은 귀신에 관련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용인될 수 있는 것인가요?

반면 접신을 하거나 귀신이 멀쩡한 사람의 몸을 점유하는 '신들린' 내용은 무당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런 설정은 특정종교에선 절대 용인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부감을 심하게 나타낸다고 하지요.

하지만 어쨌든, 두 설정 모두 현실에선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초현실적인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런데 '시크릿가든'은 용인되며 (더군다나 아주 높은 시청률과 출연 배우들은 크게 유명해졌지요?), '신기생뎐'은 거부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시크릿가든'은 그것이 주요소재라서 극 전체를 지배합니다. 반면 '신기생뎐'은 극의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하지요.

어느 기사에선 바로 이것을 지적합니다.
과거 임성한 작가의 '왕꽃선녀님'이 용인될 수 있었던 것은 원래 소재 자체가 그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기생뎐'은 갑작스러운 충격 등장에 시청자들이 많이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럼 왜 임성한 작가는 이런 충격적인 반전을 쓰는 것일까요?
단순히 극의 재미 때문일까요?

그녀의 작품을 보면 은근히 충격적인 소재가 갑자기 등장합니다.
개그 프로를 보고 웃다가 뇌출혈로 사망하는 내용도 있었고요, 이번엔 갑자기 '신'이 들리죠.

제 생각엔 아마도 그녀의 인생에서 그런 충격적인 일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사람 중에 갑자기 신병을 얻었거나 또는 갑자기 하루아침에 뇌출혈로 사망한 사람이 있는 것이죠.
즉, 우리만이 그것이 비현실적일 뿐, 그녀에겐 매우 현실적인 사고인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갑자기 등장시킬 때에는 복선을 적절하게 잘 깔아야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뇌출혈도 갑자기 터지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도 다 예고 증상을 보이지만 본인이 그럴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죠. 신병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이렇게 복선을 미리 깔아줘야합니다. 물론 드라마속 주인공들은 미래를 알지 못하지만 시청자들은 그것을 알고 있어야하지요.

이것은 일종의 드라마를 쓰는 기술입니다.
왜 복선이 필요한지 임성한 작가의 작품과 시청자들의 그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어쨌든, 좀 너무하다 싶은 충격요법이긴 하지만 이번 '신기생뎐'에서의 신병 장면은 사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일부 시청자들은 직간접적으로 겪었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시크릿가든'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천사가 등장하는 천국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저승사자가 나올 수도 있으며, 신들린 무당이 나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가 무시한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임성한 작가 뿐만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종종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학습효과가 큽니다.
작가는 그저 재미로 이야기를 쓰지만 종종 많은 시청자들은 그것을 학습하고 그것을 사실로 맹신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주관을 접고 객관적으로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신기생뎐'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일부 사람은 접신을 한 것이 아니라 뇌에 이상이 생겨 그런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작가가 신병 현상에 대하여 드라마에서 정답을 내보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실제 객관적으로 밝혀지고 해결된 현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에 임성한 작가의 집필도 문제였습니다만, 시청자들 또한 너무 과도하게 창작 소재를 제한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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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1.07.16 08:41 신고  Addr  Edit/Del  Reply

    진짜 문제는 새발에 끼인 발톱때 만큼도 호감가지 않는 스토리와 도대체 인과란 말을 알기나 하는 가란 의무을 들게하는 흐름 도대체 봐줄수 없는 연출까지 총체적난국이죠.

  2. 표현의 자유라 2011.07.16 11:1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런 드라마가 허용된다면 공중파에서 수시로 포르노를 방송해도 괜찮겠네요. 돈독이 올라도 정도가 있지 시청률에 혈안이 되서 이런 말도 안되는 드라마나 방송하고...ㅉㅉㅉ 이런 드라마 애들이 볼까봐 겁나요.

  3. ㅎㅎㅎ 2011.07.17 01:47 신고  Addr  Edit/Del  Reply

    나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를 나름 평가합니다. 막장이라고 하는데 글쎄요? 파격이죠. 그러나 현실의 세계에서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막장이라고 하지만 실상 현실은 더 막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파격, 기생, 접신, 무당까지 등장하며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