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 .
tvN '꽃보다 할배'와 무엇이 달랐을까?
우선 할매 배우들의 입담이 대단했다.
남자들만 있는 꽃할배와는 다르게, 할머니들은 쉼 없이 수다를 쏟아냈다.
솔직히 꽃할배에선 가끔씩 썰렁한 농담이 터져나왔지만 할매들의 농담 수준은 거의 희극인 수준에 가까웠다.
또 하나 다른 점은, 꽃할배는 할배들의 배낭여행기에 초점이 밎추어져 있지만 마마도는 할매들의 부담없는 국내 여행기라는 점이 다르다. 마마도에는 꽃할배처럼 길을 찾는 고생도, 배낭 여행의 고생도 없었다. 마마도는 오직 편한 여행의 내용에만 집중했다.
그렇다면 '마마도'와 '꽃할배'는 무엇이 같았을까?
젊은 남자 짐꾼 설정이 같다. 운전도 하고, 할매들을 챙겨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인물로 이태곤을 선택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건 제작진의 큰 오점이라고 본다.
만약 '꽃할배'전부터 그런 기획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꽃할배가 먼저 나온 이상 전혀 다른 설정을 시도했어야한다. 여행의 내용이 다른데 비슷한 인물 설정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분명 '표절' 시비를 불러올 것이 뻔하다. 이러면 안티 시청자만 양산할 뿐이다.
또한 이태곤씨가 과연 이서진씨만큼의 역할 비중을 소화해내느냐도 문제다. 똑같은 설정이 아니라면 더 재미있게 만들어야하는데 내가 보기엔 실패같다.
나 같으면 이렇게 했을 거 같다.
할매 자식벌의 여성 출연자를 안내자로 섭외하되, 한 명이 아닌 2인을 캐스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원이 짝수가 되고, 각종 게임 진행도 수월하다.
또 성향이 전혀 다른 2명의 안내자는 전혀 다른 여행 안내를 함으로 해서 서로 비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명은 할매들의 기분까지 잘 맞춰가면서 여행을 안내하지만 다른 한 명은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 할매들의 여행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설정이다.
또 여행 도중 서로 의견이 충돌하여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솔직히 이게 계획된 각본인지, 아니면 정말 돌발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상황이 너무 쌩뚱 맞아서 의도된 기획같기도 하고... 만약 정말 자연스럽게 발생된 상황이라면 출연자들이 좀 이상하게 보이긴 했다. 예능인데 예능 진행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건지... 무조건 웃음으로 승화시켜야하는데 그걸 다큐로 받아들이니 보는 시청자가 당혹스럽다.
'마마도'의 문제는 '꽃할배' 표절이 아니다.
이번 1회 방송에서 할매들의 신경전을 빼면 아침 프로의 여행 이야기와 차이가 없다. 일부 아침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들 혹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지인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 그런데 이번 '마마도'는 딱 그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아니, 오히려 아침 프로그램보다 좀 못한 거 같다. 그냥 아침 여행 프로그램에 할매 4명만 출연 시킨 느낌이다.
또 이태곤씨의 낚시 사건은 작위적인 냄새가 너무 난다.
예능이 왜 예능인가? 다큐와 다른 점은 미리 대본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태곤씨가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면 그에 따른 이태곤씨와 김용림씨의 과장된 표정과 반응, 코믹한 대사를 준비했다가 사용했어야 한다. 하지만 다큐 속에서 설정을 집어 넣으려니 뭔가 어색하게 변해버렸다.
다큐보다 더 다큐같은 대본으로 시청자들에게 리얼한 재미를 줄 수 있어야한다.
몰래카메라도 너무 실망이 크다. 좀 더 재미있게 준비할 수는 없었을까?
그나마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아가고 있는 건 김용옥 정도다. (김수미야 원래 캐릭터가 유명하니깐) 검증된 나레이션까지 맡아서 오히려 프로그램 시청엔 부담이 없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꽃할배와 할매들의 목소리 톤이 다르다보니 확실히 시청에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확실히 마마도는 꽃할배의 완성도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왜 그럴까?
내가 보기엔 분명 꽃할배에서 설정을 가져온 것이 맞다.
그런데 너무 어설프게 가져왔다. 왜 그런가. 아마도 제작진의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꽃할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설정을 잡아야하는데 그럴만한 능력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방송 내용의 세부적인 것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꽃할배는 소소한 것까지 모두 챙겨서 캐릭터를 구축해 여행을 진행하는 반면, 마마도는 아직 그런 것이 없다. 큰 틀을 베껴올 정도로 능력이 딸리다보니 세부적인 내용 역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보면 몰래카메라도 너무 재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제작진의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증거다.
차라리 '1박2일'처럼 여행 당일 미션을 주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여행에 복장은 17세 때의 옷차림으로 참가하라는 식이다. 그런 미션만 줘도 방송 내용은 훨씬 알차게 변한다.
그나마 예능 분위기의 프로그램에 잘 맞추는 건 김영옥과 김수미 정도 뿐이다. 문제를 일으킨 이효춘과 김용림은 이게 정말 성격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설픈 설정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진짜사나이'에서 대박낸 캐릭터는 샘 해밍턴과 박형식이다.
그런데 이 둘의 특징은 바로 군대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나머지 멤버들은 굴욕 아님 나올만한 돌발 행동이 없다. 이미 벌써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샘과 박형식은 군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제 군대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그 코드가 아주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다. 아마 제작진은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진짜사나이'가 좀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군대 경험이 없는 캐릭터가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각 프로그램에는 그 프로의 특성에 맞는 연예인이 캐스팅 되어야한다.
과연 '마마도'의 캐스팅은 최선이었을까?
부디 아침 여행 프로그램과 같은 평가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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