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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송포유' 논란, PD가 욕 먹어야하는 이유

by go9ma 201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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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송포유' 논란으로 무척 시끄럽네요.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담당 PD와 방송사는 왜 욕을 먹어야하는지 잘 모르는 듯 합니다.

 

이 방송의 출연자들은 일명 '사고 친' 학생들입니다.

그래서 다니던 학교에서 쫓겨나 마지막 종착역에 온 아이들.

말이 학생이지, 사고치면 우리는 보통 '범죄자'라고 하죠?

 

보면 그냥 일반 학생으로 지내다가 어쩌다가 한 번 욱하는 마음에 사고를 친 학생들이 아닙니다. 뭔가 근본적인 것부터 문제가 있어 보이는, 병든 아이들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케이블도 아닌, 공중파 방송 출연엔 까다로운 '잣대'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 연예인들의 경우, 음주운전을 하거나 도박을 하면 방송 출연에 제한을 받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서 피해자를 발생시키지 않아도, 또 도박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어도 일반 연예인들이 그런 사건에 연루되면 방송사는 출연 정지를 시키고, 시청자들 역시 상당 기간 그 연예인을 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공중파의 영향력 때문에 엄격한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고 친 아이들이 그대로 방송에 나온다? 더군다나 이 아이들은 방송에도 출연하고, 연예인과도 친해지고, 폴란드까지 가서 합창대회에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쁜 짓 해서 그런 학교 다니는 아이들인데 오히려 유명세를 얻게 되는, 성공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바라보는 피해 학생들과 시청자들 마음은 어떨까요?

 

PD는 이 프로그램을 '왜' 만들어야하는지 그 목표 설정을 잘못한 듯 합니다.

 

그저 바닥의 아이들을 데리고 적당히 예능 프로그램 만들면 재미있고 감동도 있을 거 같으니깐 만든 거 같습니다. 그냥 그거 같습니다. 사고 친 아이들 데리고 재미있는 예능 한 번 만들어 보자.

 

하지만 이건 잘못 설정된 목표입니다.

이렇게 '다큐' 성격이 섞이는 경우엔 그 목표 또한 '다큐' 혹은 '시사'적이어야합니다.

 

문제 학생들의 갱생이나 교화가 목적이라면, 이 아이들이 왜 문제의 학생들이 되었는지도 보여주어야하고, 사고를 쳐서 피해자가 생겼다면 그 피해자의 이야기도 들어봐야합니다. 가해학생들이 반성하지 않는다면 왜 반성하지 않는지 전문가 의견을 내보내서 시청자의 이해를 구해야합니다. 그러니깐 단순히 사고 친 나쁜 학생들이 아니라 병든 아이들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또 아이들의 변화가 목적이라면 그 목표가 뚜렷해야합니다. 무엇보다 방송 초반에 이랬던 문제의 학생들이 이렇게 변했다는 것을 일부 보여줘야하죠. 그것이 바로 편집의 효과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이 없으니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화합이 목적이라면 문제의 가해 학생들 뿐만 아니라 그 가해 학생들로부터 당한 피해 학생들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하겠죠. (물론 현실적으로는 그게 불가능하겠지만)

 

지금의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시청자들도 요즘은 생각을 합니다.

그냥 호기심만 충족되면 된다? 이렇게 생각했다면 제작진의 능력 미달입니다.

 

예를 들어 나영석PD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똑같이 다큐적인 요소를 가미했음에도 프로그램이 이루려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시청률도 잘 나오고, 시청자들의 호응도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송포유'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번주, 마지막회를 남겨놓고 있는데요, 도무지 프로그램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정글의 법칙'도 무작정 오지탐험 고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험'이라는 목표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에 통하는 것입니다.

 

단지 파일럿이라, 또는 방송 횟수가 너무 적어서...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 모든 것을 이루어야하기 때문에 방송사 PD가 대단한 것이고, 또 어려운 시험을 통해 뽑는 것입니다.

 

 

담당 PD가 해명에서 '교조주의' 운운했는데 솔직히 PD의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원리 원칙이 없다면 도박으로 시끄러운 신정환씨는 왜 방송에 나올 수 없습니까? 또 원리 원칙이 없다면 뭣하러 PD는 그렇게 까다롭게 뽑고, 방송법을 왜 만들겠습니까? 그냥 방송에 포르노나 폭력 영화 틀면 시청률 잘 나올 텐데요.

 

방송 제작은 물론 사회 모든 분야엔 원리와 원칙이 존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합니다.

 

보니깐 담당 PD가 과거, '스타킹'에서도 출연자에게 '표절'하도록 시켜서 문제가 되었던 PD더군요. 이 정도면 '개념' 없는 PD 소리 듣는 게 당연합니다. '표절'하지 않도록 감독해야할 PD가 표절을 명령하다뇨? 일반 범죄에서도 도둑질을 교사한 사람을 더 나쁘게 처벌합니다.

 

'표절'이 뭔지도 모르고, 남의 것을 훔치는 게 왜 나쁜지도 모르는, 특히 그런 나쁜짓을 시키는 게 얼마나 나쁜 것인지 모르는, 그야말로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 같습니다. 이번 '송포유'를 봐도 그렇습니다. 문제 학생들 교화 시키겠다고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는 하나도 없고, 오직 제작진과 가해학생들만의 이기적인 입장만 존재합니다.

 

특히나 담당 작가가 출연 학생들을 질타하는 시청자들을 '루저'라고 표현한 것에선 정말 기겁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이 어떤 마인드로 임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학생들도 나쁜 학생들이지만 제가 볼 땐 제작진들도 이 학생들 만큼 '나쁜 사람들' 같습니다.

 

제작진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나쁘고, 맞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결여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왜 만들어야하고, 그 목적에 부합하려면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를 완전히 망각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프로그램에 출연한 학생들도 상처를 입고, 가해 학생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피해학생들도 상처를 받고,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상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PD 혹은 작가의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담당 PD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도덕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아 PD 자격 미달이 아닌가 합니다. 내면의 의도는 그렇지 않다고 해도 방송사 PD가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사회적인 광분을 일으킨다면 그것 또한 능력 미달입니다.

 

이런 사람이 승승장구 해서 더 높은 자리까지 가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방송사의 폭력적 행태는 엄청난 피해자를 계속 양산하겠죠.

 

PD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시청률 잘 나오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능력도 중요합니다만, 그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개념' 탑재입니다. 아무리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한들, 그런 것이 능력에서 결여되어 있다면 결국 파국의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어느 분야든 똑같습니다.

실제로 소비자의 안전은 무시한 채 제작비 절감에만 신경쓰던 전자회사는 전기밥솥이 폭발하여 해당 제품을 리콜하고 전기밥솥 파트를 아예 접어야했습니다.

 

또 소비자의 안전을 무시한 채 만들어진 가습기 첨가제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식품회사에서 이런 도덕성이 결여되면 반드시 불량 식품이 탄생을 하죠.

 

그것이 공중파 방송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방송 제작엔 단순히 재미 뿐만 아니라 그 방송이 사회와 대중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까지 감안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고, PD 선발에 그렇게 까다로운 것입니다.

 

물론 마지막회를 봐야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까지 논란만 봐도 제작진은 분명 프로그램 제작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봐야합니다. 이런 시청자들의 반응을 감안하지 못하고 제작을 한 것이죠.

 

이후, 방송사의 대응이 궁금합니다.

 

참, 지난 번 SBS 8시 뉴스 도중 방송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 합성이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서 실수가 아닌, 일베 회원인 직원의 고의임이 밝혀졌는데요, 방송사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합니다. 설마 그런 직원이 계속 방송사에 남아 있도록 조치한 것일까요? 그리고 그 직원이 계속 승승장구 해서 언젠가는 방송사 중역이 되는 기회를 제공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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