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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은 '식상'했다...

by go9ma 2008.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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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숯을 만들던 성찬과 진수.
그리고 성찬의 입에서 안도현의 시 한구절이 흘러나왔다.

'연탄재 발로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활활 뜨겁게 타오르는 숯의 불꽃을 보며 성찬이 비유한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구절에서 왜 한숨이 나왔을까?

물론 안도현의 시 구절은 참 좋아한다.
오래 전 처음 이 구절을 들었을 때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그리고 그런만큼 우리 국민들에게 익숙하고 가장 친근한 구절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시 구절이 갑자기, 그것도 원작자의 이름도 나오지 않은 채 인용이 됐다.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았는지는 뒤로 미루더라도 왜 원작자의 이름은 나오지 않은 것인가? 그 구절이 인용임을 반드시 표시해주어야하는데 말이다. 단지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자막으로든, 대사 중에서든 원작자의 이름은 반드시 나와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상황에 따른 인용의 적절성 문제다.
이것이 과연 상황에 알맞은 표현인가?

나무는 오랜 시간 뜨겁게 불타오르면서(물론 그 열기는 특정 누군가를 위한 열기가 아니다) - 드라마 얘기로는 6일 - 숯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그 숯은 고기굽는 일에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탄재는 숯과는 좀 다른 인생을 산다. 연탄은 뜨겁게 타올라 난방이나 취사에 도움을 준 뒤에 아무 쓸모 없는 연탄재로 변하는 것이다.

고기 굽는 숯을 보고 이 구절을 읊었다면 몰라도 숯으로 만들어지는 나무를 보고 이 구절을 인용한 것이 왜이리도 자연스럽지 못한 것일까?
어차피 그 불타오르는 나무는 후에 숯으로 다시 거듭나 고기굽는 일에 사용될 것이다.
그런 숯과 연탄재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 -)

너무나 유명해 식상해져버린 구절을 잘 어울리지도 않은 곳에 적절하지 않은 방법(원작자 표시 안함)으로 인용을 했다.


사실 이런 식상함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요리 대결을 빼면 나머지 이야기 진행과 캐릭터간 갈등 또한 식상하다.
아주 훌륭한 원작이지만 드라마는 영화만큼이나 원작의 재미를 잘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라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만화보다 그냥 재미있어선 안되고, 드라마 답게, 아주 많이 재미있어야 시청률도 함께 따라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준에서 역시 '식객'은 작품 완성도에서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영혼이 없는 예쁜 인형' 을 보는 듯 하다.
우리는 단지 영혼과 교감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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