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7. 12. 15. 14:59

경고 : 이 글은 영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스포일 글입니다. 아시죠? 영화는 예고편이나 스포일러의 이야기 없이 보아야 제맛~! 영화 보실 분은 절대 이 글 읽지 말고 보세요. 그래야 영화 감상의 재미가 더 큽니다. ^^ 이 글은 영화 보고 오신 후에 보세요. ^^


개인적으로 이 영화보다는 대니보일 감독의 영화 '28일후'를 더 재미있게 보았다. (해피엔딩이어서 그런가? ^^) 하지만 이 영화도 예고편이나 스포일 없이 본다면 나름 재미있는 영화이니 영화 보실 분은 지금이라도 아래 글은 읽지 말고 얼른 극장으로 가시길..^^


영화를 보면서 찾아낸 옥의 티 하나.
세상이 멸망한지 1001일째라고 했던가? 그런데도 주인공의 집에선 수돗물이 나온다. (- -) 설마 뉴욕 한복판의 집 아래에 우물이나 지하수가 있을려고... 수돗물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도국에서 전기를 이용해 펌프를 돌려 수돗물을 보내주는 거다. 그런데 3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수돗물이 나온다? (- -) 미국의 수도관 시스템은 우리와 다른가? 아니면 전기도 자체 발전기로 만들던데 자체 펌프로 수돗물을 끌어오나? 하지만 3년이 되어간다. 과연 수도국에선 누가 수돗물을 공급해주고 있단 말인가. (- -) 그냥 집 안에 엄청나게 큰 물탱크가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 -)


이 영화를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 하느님.

여자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라디오를 틀고, 하느님이 자신을 주인공 네빌에게 보냈다고 한다. 또 생존자들이 정착해 만든 산 속의 마을도 하느님이 그냥 알려주었다고 말한다. (- -) 이건 미국식 정서다. 아마 미국인들은 이 여성의 주장에 꽤 공감 할 거다. 아, 우리나라 국민 절반도 공감할 듯.... (미국 국민은 90% 가까이가 개신교 신자다)
놀랍게도 중간중간 복선이 깔려 있는데, '신은 우리를 버렸는가'라는 길거리 포스터부터 또 주인공 네빌의 가족이 헤어지기 전에 아내가 네빌에게 기도를 해주는 장면 등... 이 영화 속에는 미국의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 하지만 네빌이 백신을 만드는 과학자인만큼 그런 종교적 색채를 버리고 객관적 사실로만 인과관계를 만들었다면 영화는 훨씬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다.
영화 중간중간 예고 없이 튀어나오는 좀비들. 또 좀비의 무시무시한 공격. 웬만한 공포영화에 휘둘리지 않는 나조차 짜증이 밀려올 정도였다. (- -) 때문에 공포영화 싫어하시는 분들은 비추천. 공포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강추!

그래서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온 내가 전설이다. (- -)

어느 분의 글을 보니 이 영화의 특수효과가 기대 이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다.
폐허가 된 뉴욕의 시가지 모습 또 밤 거리를 날 뛰는 좀비들 모두 CG가 아니던가?! (아마도 뉴욕 도심을 돌아다니는 사슴과 사자가족들, 새들 조차 CG로 만든 디지털 액터인 듯)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와 효과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CG고, 어디가 세트(모형)야?!

꼭 화려하게 때려부수고, 터지고, 무너져야만이 특수 효과는 아니다. 이렇게 현실을 진짜 현실처럼 보여주는 것 자체가 특수효과 아닐까?


- 결론

여자가 베이컨을 찾아내 요리를 내놓지만 네빌은 그날을 위해 아껴두었던 것이라며 화를 낸다. 하지만 이것은 네빌의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이다. 그의 죽음이 임박했기에 아껴두었던 것으로 만찬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복선이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지, 여자의 대사 중 하느님이 알려줬다는 식은 영 아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오만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역시 희생을 통한 영웅주의적 미국식 결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엔딩은 이 영화 나름 나쁘지 않았다.

역시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은 끝까지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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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에프 2007.12.15 18:3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정도면 엄청난 해피엔딩 아닌가요?
    전 '나는 전설이다'의 결말을 보고 경악했는걸요. 어떻게.. 원작에 비해 이렇게 터무니 없이 끝내버리는지 말이죠. 원작에 비하면 이건 엄청난 해피엔딩이지 않나요?
    제목이 나는 전설이다 인 이유가 원작에서 마지막에 네빌이... 자기 자신의 상태를 보고 전설이 될꺼라고 한데 있는데. 이 전설이 전혀 그 의미하는바가 틀려졌잖아요.
    그래서 실망이였요

    • go9ma 2007.12.15 20:33  Addr  Edit/Del

      네. 원작에 대해 몰랐는데 다른 글을 보니 그렇네요. 원작의 주제와는 다른 결말을 보여주고 있네요. ^^ 역시 이 영화는 종교적 색채가 문제군요.

  2. 브루터스 2007.12.16 01:07  Addr  Edit/Del  Reply

    오늘 영화보고 왔는데 이 글을 보니 반갑네요 ^-^
    저도 마지막 결론때문에 너무 아쉬웠답니다.
    윌씨 연기도 너무 좋았고 cg도 좋았고 말이죠.
    하지만, 원작과는 너무 다른 결말에.. 실망감이 커요.
    하나님! 오오~ 하나님!!

  3. 슈퍼그냥줘 2008.02.09 17:12  Addr  Edit/Del  Reply

    여기 옥의티 안써진게 하나 있네요.. 아나 와 이든이 처음 나오는 장면에.. 아나는 황인, 분홍색 옷을 입고 있엇고 이든은 흑인, 남색에 흰색, 빨간색 줄무늬 옷을 입고 있엇습니다만.. 바로 그 다음장면에 아나는 백인, 푸른색옷을 입고 있었으며, 이든역시 백인, 검정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것 뿐만이 아니고 아나와 이든이 처음 나오는 장면에서 이든은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있었으나, 그 다음장면에서는 종이는 사라지고 밥을 먹다 깜짝 놀라 네빌을 보고 있더군요..
    뭐.. cg야 괸찮았죠... 약간 단점이 있다면.. cg는 아니지만.. 네빌이 엠포를 쏘는데.. 개머리판을 어께에 붙이지 않고 쏘더군요.. 아무리 3년동안 매일같이 운동해도.. 그런일이 가능할지.. 의문이네요..

  4. 상징주의. 2008.09.18 17:05  Addr  Edit/Del  Reply

    베이컨 얘기를 해서 말인데, 음식을 아껴둔다는 것은 네빌에게는 그 곳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생존자들의 요새'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자는 아무 근거도 없이 그곳이 있을 거라고 그냥 믿죠. 마치 '신의 말씀'을 믿거나 신앙을 가지는 것처럼 무작정.
    네빌은 마지막 순간에 그녀가 가져다 준 희망을 보게됩니다.(앞서서 많이 보이지만, 나비모양으로 금이 간 유리문을 통해 감독은 관객들에게 직접 떠먹여 주기까지합니다.)

    아껴둔 베이컨 따위에 화를 내던 네빌은 그 희망때문에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합니다. 희생과 희망이 만나서 치료제는 생존자들의 요새에 도착합니다.

    여자에 대해선 오해가 심하군요. 전혀 종교적이지 않습니다. 단지 신을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고, 다 이유와 의미가 있는 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