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고구마의 세상돋보기 go9ma 2009. 9. 4. 00:58


저는 이 드라마가 처음 방송을 탔을 때만 해도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었습니다. 기대와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기 때문이었지요.

재미없는 스토리에, 썰렁한 유머를 내 뱉는 캐릭터 은경, 정말 들어주기 조차 민망했던 '시드래곤'이라는 유치한 별명을 지으며 좋아했던 희정, 거기에 선경은 놀랍게도 바람난 남편을 둔 이혼녀로 나왔습니다. 정말 시트콤에서는 예상할 수 없는 그런 설정들 뿐입니다.
그리고 백수가 된 남편을 둔 지민이나 나이 먹은 노처녀 미선은 코미디 극이나 현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설정이라서 오히려 가장 반가웠던 부분이기도 했지요.





첫회는 그야말로 우리네 평범한 일상의 한 단면일 뿐이었습니다. 이건 분명 시트콤(시츄에이션 코미디)이라고 할 수도 없었으며, 그냥 드라마로 보기에도 좀 민망할 정도로 너무 평범한 이야기였죠. 과연 이런 시트콤을 누가 볼까 싶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50회는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저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무려 100회를 훨씬 넘기고, 10%대라는 비교적 안정적인시청률을 유지하며 이번에 마지막회를 방송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말도 안되는 엉터리 '시트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 살아있는 캐릭터

무엇보다 먼저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캐릭터가 살아있었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동네 젊은 미시주부들의 삶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지요. 배우분들 역시 처음엔 어색한 연기를 펼쳤지만 시간이 갈 수록 자연스럽게 자신의 배역에 빠져들었으며 그런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창조해내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이끌었던 것입니다.
과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대로 옮긴 듯한 시트콤을 누가 볼까 싶었지만 바로 그런 삶을 엿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기엔 충분했고, 10%대라는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노처녀 미선이나 오지랖 촉새 희정 캐릭터는 그 개성을 더하며 '태희혜교지현이'의 중심에 우뚝 섰으며, 이야기가 자리잡자 등장시킨 은경의 아들 준수(태민)와 희정의 남편 상필(이세창) 캐릭터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또 빵녀 희진도 이 시트콤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녀 역시 '태희혜교지현이' 시청자가 사랑한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 살아있는 이야기

이 시트콤에서는 정말 시트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엽기적인 설정이 나옵니다. 바로 인생 최대의 스트레스라는 '이혼'이 주요 이야기로 다루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이혼 이야기와 회사에서 정리해고 된 실업자 남편 이야기, 번번히 취업에 실패하는 빵집 알바생과 10년 째 가수 데뷔 준비만 하고 있다던 희준의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했습니다.

또 동네 여인들의 정말 '평범한' 수다와 노처녀 미선, 엽기녀 은경까지도 '태희혜교지현이' 안에서는 살아있는 캐릭터로 살아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갔던 것입니다. 특히 이혼 후 만남, 노처녀의 결혼 이야기는 드라마에선 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대신 이것으로 10%대라는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 캐릭터가 사랑스러웠던 시트콤

시간이 지나자 상필과 종신, 장우, 성웅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되면서 이야기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트콤 형태를 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시청자들의 사랑 또한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시트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저 역시 시간이 되면 습관적으로 이 웃기지도 않는 시트콤에 채널을 고정시켰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역시 정이 가는 캐릭터들이 오늘은 뭘할까하는 궁금증에 채널을 돌렸던 것입니다. 그래도 시트콤이니까요.

제일 힘든 것은 유머를 창작하는 일 같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유머있는 말과 이야기 구성은 정말 재능 없이는 불가능해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태희혜교지현이'를 보고 그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첫 느낌은 매우 좋았습니다. 다섯여자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실망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졌기 때문이었지요. 과연 이걸 시트콤으로 봐야할 정도로 극 안에서는 썰렁한 유머가 난무했더랬습니다.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 안에서 캐릭터를 살려냈고, 캐릭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 그 안에서 유쾌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솔직히 '태희혜교지현이'가 보여준 전체적인 이야기는 지금도 기대 이하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이 가졌던 개성들 또 그 캐릭터들이 담아냈던 자신만의 사연과 이야기들은 방송 종영 이후에도 한 동안 그리워질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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