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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정치 돋보기

이제는 무조건 네티즌 '탓' !

by go9ma 200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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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가요제 게시판에 올라 온 '대학가요제 담당 PD'의 이번 '대상 수상곡의 표절 논란 사태' 입장 표명 글이 도마에 올랐다.
그는 '재범 사태'까지 운운하며 표절 논란으로 몰아가는 언론과 네티즌들에게 강한 불만과 적개심을 드러냈었다. '남 잘되는 꼴 못본다'는 식의 표현을 써가며, 누군가 의도적으로 비슷한 곡을 찾아내어 네티즌들을 선동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그는 그런 네티즌들을 원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분명 해당 곡은 전문 프로 뮤지션이 멘토로 참여하여 곡을 편곡해주었고, 여러차례 편곡이 된 노래다. 더군다나 어디서 보니 이번에 '군계무학'의 멘토로 참여한 뮤지션 하림은 리쌍과 친분이 있다고 한다.
또한 '군계무학'과 리쌍의 '광대' 전주 부분은 누가 들어도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로 많이 비슷하다. 때문에 네티즌들이 '표절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담당자라는 사람은 사태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자기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네티즌들에게만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해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작업을 진행한 멘토와 가수 당사자들이 직접 입장을 밝히면 되는 문제인데 정작 핵심은 피해가고 그 책임을 모두 네티즌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저 황당할 뿐이다.


'2PM 재범 탈퇴 논란'도 다시 보자.
물론 특정 네티즌이 악의적 목적으로 재범의 글을 오역하여 퍼뜨린 잘못도 분명 있다. 또 재범을 제대로 이해 못한 대중의 잘못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야 미리 알 수 없는 것이었으니 할 수 없는 것이었고, 오역 부분 역시 제대로 해석하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아서 2PM의 이미지 때문에 결국 재범이 탈퇴하고 출국한 것 아닌가.

따져보면 사태의 시작은 재범과 악의적으로 오역하여 퍼뜨린 특정 네티즌 한 명 때문인데 재범이 마치 네티즌들의 악플 때문에 탈퇴하고 출국한 것처럼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쩌면 네티즌들도 재범과 같은 피해자일지 모른다. 네티즌들은 재범이 그런 아이인지 몰랐고, 처음 퍼지기 시작한 과장되고 오역된 글을 그대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인터넷 모욕죄' 신설을 다시 들고 나오며 '네티즌 탓'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왜 네티즌 탓인가? 어처구니가 없다.
 

음반, 영화 복제로 인한 산업 붕괴 역시 '네티즌'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이것이 꼭 네티즌들만의 문제인가. 일부 선진국의 경우 철저하게 정부가 나서서 불법복제를 차단하여 자국의 문화산업을 보호하는 나라들도 있다.
방법이 있으면 누구나 쉽게 공유하려고 한다. 더 간편하고, 돈이 들어가지 않는데 당연하지 않나? 이건 세계 공통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불법 공유가 차단된다면 지금의 불법 복제로 인한 산업 붕괴 역시 예방될 수 있다.

그 예방을 '네티즌' 스스로 하라고 떠든다. 아주 바보같은 계몽운동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단속하고,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하는 것이지, 네티즌 스스로 양심에 따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다.
결국 정부는 자기들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네티즌 탓이라고 한다. 참 어이없을 뿐이다.


 


네티즌들의 단체행동을 부정적으로 봐선 안된다.
최근 '나영이 사건 항소' 소식에서는 네티즌들이 아동 성범죄에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황산테러를 당했던 정아씨에게는 치료비 모금 운동이 벌어져 정아씨에게 화상 치료비가 전달되기도 했다.
어디 그 뿐인가. 가만히 놔두었으면 그냥 묻힐 뻔했던 지드래곤의 표절논란도 네티즌들 덕에 사회 문제로 공론화될 수 있었다.

이렇듯 네티즌들의 여론몰이는 꼭 부정적이지 않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심각한 사회 병리현상도 아니다.
(물론 일부 청소년들과 막돼먹은 분들의 '악플'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꼭 해결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혹시나 기획 소송의 기회가 있을까 싶어 내 블로그에 달린 악플들을 지우지 않고 있다) 

과연 앞으로 누가 또 '네티즌 탓'을 할런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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