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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정치 돋보기

진중권은 '나꼼수' 비판할 자격 없나

by go9ma 2011.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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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나꼼수'를 비판한 진중권 교수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 비난 내용은 이런 것이 많더군요.
'그냥 즐기자', '그러는 진교수는 무엇을 했느냐'...

비판에 자격이 필요하던가요?
과연 '나꼼수'가 절대 진실이자, 절대 선이고 비판해서는 안 될 완벽한 존재던가요? 저도 '나꼼수' 방송을 즐겨 듣고,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진중권 교수의 '나꼼수'비판을 이런식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이런 반응은 그야말로 무조건적인 '빠'일 뿐입니다.

누군가 표현을 했으면 그건 누구나 비판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진교수의 비판 내용 중에서 잘못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것을 객관적으로 무엇이 틀렸는지 똑같이 비판을 해야지, 여기서 인신공격은 왜 나오나요? 정말 저런 대중의 반응을 볼때마다 힘이 빠집니다.

진중권 교수가 한 일이 없나요?
그가 집필한 책들과 민주주의 파괴에 앞장서서 맞섰던 것은 아무것도 아닌가요? 정치정당 활동은요? 또 예전에 100분토론에 열심히 나온 것은요? 이런 건 그냥 개인의 정치적 인기를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인가요?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나꼼수'는 MC 4인방의 정치적 인기 상승을 위한 방송인가요?

지금 대중은 단지 진중권 교수가 '나꼼수' 같은 방송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능력없다고 비하하네요. 이 얼마나 비참한 현실입니까?


에리카김은 BBK와 상관이 없나

김경준의 누나인 에리카김.
많은 분들이 가카와 에리카김과의 관계에 대하여 민감하시던데 오히려 내연관계임이 드러나면 오히려 가카가 김경준으로부터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만 더욱 키워주게 됩니다.

자, 만약 가카가 에리카김과 깊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190억이란 돈을 투자하기 앞서서 많은 부분을 따졌을 겁니다. 잘못되어 날리면 큰일이잖아요? 그러므로 에리카김과 깊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가카가 BBK의 정체에 대해 잘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큰 돈을 쉽게 투자할 순 없으니까요.

반면 에리카김과 깊은 관계였다면 오히려 그런 부분 때문에 상대에 대한 신뢰로 인하여 돈을 투자했거나 또는 이름만 '사장'을 맡았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그런 내연 관계였다면 오히려 김경준의 사기 작전에 더 잘 말렸을 거란 얘기죠. 이런 미인계는 사기 범죄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즉, 가카가 미인계에 당해 사기를 당했을 거란 얘기... 영화 '타짜'를 보면 김혜수씨가 돈 많은 사장을 꼬시죠? 그런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

아마 그래서 진중권 교수는 가카의 개인사를 팩트와 연결시키지 말라고 한 거 같습니다.

물론 진중권 교수가 잘못 해석한 부분도 있습니다. '나꼼수'팀이 가카의 개인 사생활을 캐는 건 그 분의 내면 세계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을 겁니다. 즉, 가카는 이런 분이기 때문에 이런이런 행위들을 충분히 하실 분이라는 일종의 '가능성'을 대중에게 설득시키려 하는 것이겠죠.

반면 진교수는 그런 것이 매우 위험한 줄타기라고 경고하는 것이고요.

저는 양쪽 모두 무엇이 옳다고 확실하게 그을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가 우려하는 문제는 분명 있지요.

이미 대중이 너무 생각없이 나꼼수팀에 끌려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그렇습니다만... 저 역시 방송을 듣다가 몇몇 부분 이상하거나 지적할 부분이 있었는데 그냥 무시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젠 '나꼼수' 방송이 마치 '바이블'처럼 신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대중의 단순한 '빠' 성향도 한 몫 하고 있지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나 방송은 무조건 옳기 때문에 무조건 편을 들어야한다는 사람들말입니다. 과연 이것이 무조건 한나라당만 신봉하는 보수권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요?


가카의 사생활이나 에리카김과의 관계가 BBK의 진실 접근엔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에리카김의 인터뷰가 진실을 말해줄 것이라 믿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요?

자, 에리카김은 김경준 누나입니다. 만약 김경준이 처음부터 사기칠 계획이었다면 에리카김과 공범이었을 가능성도 있지요.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김경준 단독 범행이었다면 누나인 에리카김도 속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에리카김이 BBK의 실소유주는 가카이고, 가카도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면 믿을 수 있을까요? 위에도 이야기 했지만 에리카김은 김경준의 누나이기 때문에 그녀의 증언은 어떤 이야기를 하든 신뢰를 가질 수 없으며, 법정에선 증거로 채택될 수 없습니다. 그녀가 김경준의 누나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그녀는 김경준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녀가 하는 주장은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단, 그녀가 아주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나타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단순히 증언이 아니라 어떤 객관적 증거가 있고, 그것을 폭로한다면 180도 상황은 달라지겠지요.

어쨌든 가카의 사생활이나 에리카김과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BBK의 실체적 진실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죠.

또 BBK는 굉장히 복잡한 사건입니다.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에 어려움이 생길 정도지요. 때문에 가카가 과연 이런 것들을 모두 정확하게 파악하고 투자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한 그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김경준이 가카까지 속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죠.

저는 반반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는 아직 뭐라고 확답할 수 없지요. 가카도 속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알고 그랬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샘이 난 진중권 교수가 '나꼼수'를 깍아내린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의 비판이 인정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도 없고, 때문에 모두 다 함께 일방통행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꼼수'를 들으며 무조건 유쾌하게 열광만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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