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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이기적인 사회 - 숭례문 전소

by go9ma 200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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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할까?

세상 사람들 모두 똑같지 않다. 정신병자도 많고, 정신병자 같은 사람도 많고, 누구든 술이나 마약에 취하여 이성을 잃게 되면 정신병자처럼 행동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나라 국보 제1 호인 숭례문(남대문이라는 표현은 일본식 표현이란다)에 불을 지르려는 사람에 의한 위험은 언제나 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관리에 소홀했다. 과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우선, 숭례문의 일반인 개방부터 따져봐야한다. 숭례문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후에 방화 위험이 훨씬 높아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숭례문은 원래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가 2005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요구에 따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물론 당시 문화부에선 낙서나 화재 위험 때문에 일반인 개방을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무리하게 이것을 추진하게 된다. 자신의 치적쌓기를 위한 전시 행정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낙서나 화재 위험으로부터 숭례문을 지킬 방안을 제도나 법적으로 마련했어야 옳다. 하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소한 24시간 경비 한 명만 세웠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치적 쌓기에만 급급했지, 숭례문에 화재가 나건 말건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내 재산만 중요할 뿐, 나라와 국민의  공동 재산은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다는 건가?

물론 관리를 맡은 중구청 또한 마찬가지다. 법이나 제도적으로 예산 지원이 안되니 제대로 된 경비와 관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숭례문 관리가 문화재청에서 중구청으로 넘어간 것일까?)
결국 예산 문제로 1년간 공짜로 경비를 해주겠다는 KT텔레캅에 숭례문의 무인경비가 넘어가지만 KT텔레캅 역시 허술한 보안으로 방화범 모습 조차 CCTV에 담지 못했다.
이미 경비업체 직원이 숭례문에 도착했을 때는 화재에 대한 진화가 시작된 후.

소방서도 문제다. 이런 대형 목조건물, 특히 국보 1호인 숭례문은 언제나 방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더러 천재지변(벼락같은)에 의한 화재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화재에 대한 진화 메뉴얼을 미리 준비해놓고 있어야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전혀 그런 것이 없었으며, 오히려 문화재청과 소방서 간의 의견 조율 문제로 인하여 가장 중요한 초기 진화에 실패하게 된다.
쉽게 얘기해서, 숭례문에 불이 나면 어느 소방서가 책임하에 진화를 하고, 그 소방서장의 지휘 아래 어떻게 진화를 한다는 것이 메뉴얼은 물론 제도적으로 미리 짜여 있어야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해당 책임 소방서에 숭례문의 도면이 있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숭례문의 도면은 대전에 있었다.

무엇보다 문화재청은 불이 나기 쉬운 목조건물에 알맞는 스프링쿨러 같은 진화장치 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그들의 변명인 즉, 소방서가 1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거다. 하지만 이것은 비전문가의 비상식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불이나면 최초 1분 30초 안에는 진화가 되어야 큰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건물이든 5분이 지나가면 상황이나 그 피해 정도는 굉장히 커지게 된다.
아무리 가까운 소방서라도 목격자가 화재를 목격하고, 신고를 하고, 준비를 해서 출동을 하고, 현장에 도착해서 다시 진화 작업을 벌일 때까지 최소 수 분이 걸린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어떻게 바로 진화가 되는 스프링쿨러와 같겠는가?

국가의 보물 제 1호. 그것은 우리 국민, 이 나라 그리고 우리 후손들을 위한 보물(재산)이라는 뜻이다.
과연 숭례문의 값어치는 얼마일까? 값을 딱히 정할 수는 없으나 우리나라 그 어떤 보물 중에서 가장 비싼 것임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보물에 경비원 1명 조차 세우지 않았다.
왜 다들 그렇게 이기적인가.
만약 이것이 내 개인 재산이었다면 이렇게 관리했겠는가.

이것이 우리나라 문화재 관리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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