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나쁜 드라마가 세상을 망친다 - 1

by go9ma 2008. 6. 24.
반응형
'바닷가나 강가에 모르는 사람이 쓰러져 있다. 다가가 확인해보니 숨은 쉬고 있다. 그런 사람을 업어와 집에서 간호하자 정신을 차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혹은 그녀)는 계속 우리 집에 머물게 된다.'

드라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의 극적(?)인 상황이 일반 시청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현실에서 만약 당신이 위와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면 반드시 경찰이나 119에 전화하여 신고하고 그 사람을 병원으로 옮겨야한다. 자칫 그 사람을 집에 데려 갔는데 그 사람이 죽거나  혹은 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 장애가 나타난다면 어쩔 것인가. 당신은 민형사상 소송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심각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이런 판단 오류는 그대로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길거리에서 미아가 된 장애아나 어린 아이를 무조건 버려진 아이로 판단, 자신이 운영하는 보호시설이나 집으로 데려가 키우게 되는 경우다.
냉정하게 보자면 이런 행동은 유괴나 다름없다. 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한다는 것이 문제다. 상황을 너무 드라마틱하게 판단한다고 할까?
(혹은 자신의 어떤 이익(?)을 위해 이런 미아들을 무조건 데려가 키우는 경우도 있겠다. 이것은 100% 유괴다)

국가에서는 반드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에서 관리되지 않는 곳에서는 미아를 돌보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단속해야하며, 또한 정부에서는 이런 미아들을 중앙에서 종합적으로 등록하고 관리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어처구니 없게도 아직 이런 시스템이 부족하다. 모든 곳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들어가고 있으니 경찰의 중앙 서버에 미아의 사진과 정보를 올려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만 만들면 되는데 말이다.  (심지어 만약 미인가 보호시설이 모두 없어질 경우 이렇게 발생하는 미아를 정부에서 모두 관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그 전에 일반인들은 거리에서 이런 미아를 발견할 경우 반드시 인근 경찰서나 파출소로 데려가 신고해야한다. 만약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아이를 찾고 있다면 경찰서부터 방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왜 무조건 버려진 아이로 판단하고 데려오는 것일까? 과연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은 알기나 한 걸까?

물론 첫번째 잘못은 국가(정부)일 것이다. 정부에서 이런 미아에 대한 대책과 홍보가 제대로 없으니 봉사정신 투철(?)한 국민들이 스스로 나서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런 고마운(?) 마음 뒤에는 이런 웃지못할 상황도 함께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은 상황을 너무 자기 중심적으로 드라마틱하게 생각하는 당사자들의 잘못이다. 그들은 어떤 미디어를 통해 그런 잘못된 정보에 의해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거나 혹은 미디어를 통해 정상적인 정보를 얻지 못해 이런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드라마는 바로 그런 것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만약 미디어에서 미아를 발견하게 되었을 경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마 정부의 잘못된 관리도 드라마에서 지적해주었다면 그 또한 이미 시정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아직도 이런 묻지마(?)식 유괴(?)가 드라마에서 자행되고 있다.
과연 이런 드라마의 작가나 감독들은 이런 영상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인식하고 있을까? 인식한다면 아마 절대 그런 장면은 내보내지 못할 것이다.

과연 이것을 누구의 책임으로 물어야한단 말인가.

공중파 방송은 장난이 아니다.
나쁜 드라마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