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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28년 후 - 언제까지 시도만 해야하나?

by go9ma 2008.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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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한도전의 '28년 후'.
대니보일 감독의 영화 '28일 후'를 리메이크했다. (아니면 이것은 패러디일까?)
영화가 가진 특징, 즉 좀비가 나옴으로 해서 얻어지는 구조적 공포감을 그대로 표현했다면 이것은 리메이크고, 그런 바탕 위에 웃음으로 결론내려했다면 이건 패러디가 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둘 다 해당된다. 뭐 어쨌든.... 이번에 걸고 넘어지려 하는 건 이것이 아니다.


예능... 버라이어티 쇼...
'무한도전'은 무엇을 해야할까?
바로 리얼리티가 담긴 웃음(재미)과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한다.
하지만 이것은 6명의 출연자들로만 완성되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리얼리티라고 해도 어느정도 제작진에 의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시나리오적인 구성을 깨지 않는 선에서 출연자들의 오버액션과 애드립이 담겨야 프로그램이 완성되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28년 후'는 무엇이 문제일까?
솔직히 난 이번 것은 보기 싫었다. 예고편만 봐도 내용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가족 때문에 시청하게 되었고, 결국 걱정은 현실이 됐다.

너무 자유분방하게 출연자들을 풀다보니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생겨버리고, 결국엔 좋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풀려 버린 것이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과거처럼 몰래카메라 식으로 귀신 놀이를 하는 것이 훨씬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쇼'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28년 후'편은 일종의 각본이 짜여진 게임(놀이)이다.
이건 분명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쇼'에 참가한 배우들은 영화처럼 연기를 해야한다. 즉, 그러하기에 이것은 하나의 게임(놀이)가 된다.

좀비와 출연자들... 이들은 일정한 룰에 의해 움직인다. 물론 좀비 배우들도 정말 리얼하게 출연자들을 잡으러 다닌다. 또 진짜 게임이기 때문에 출연자들 역시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문제는 경우의 수다. 이런 게임에선 수많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보면 올 여름을 겨냥하여 '좀비' 모드가 새로 만들어졌다. 그 모드에서는 누구나 인간으로 게임에 참가하여 좀비가 될 수 있다.
2~3분의 게임 시간 동안 인간 게이머들은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움을 벌인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게임은 수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정해진 경우를 따르지만)

때문에 제작진 역시 모든 경우의 수를 뽑아보고, 그런 경우의 수 중에 짧게 끝났을 경우에 대비하여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응법과 후속 조치를 미리 계산해두었어야했다. 즉, 그런 경우의 수에 모두 맞추어 준비를 했어야했다는 뜻이다.


항간엔 이번 '28년 후'를 두고 새로운 시도였다는 찬사도 나온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언제까지 새로운 시도만 해야하나?
언제나 새로운 시도가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벌써 몇 년째인가. 이제 '무한도전'은 완숙에 도달해 있다. 그렇다면 그런 실수는 보이지 말아야한다. 하지만 요즘 '무한도전'의 재미와 감동은 오히려 초창기만 못하다. 정말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한계에 온 것인가.

이젠 패러디와 리메이크는 그만 끝냈으면 한다. 솔직히 보고 싶지 않다.
그런 식으로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패러디하고, 리메이크한다면 누구나 '무한도전'을 영원히 만들어 갈 것이다.

패러디와 리메이크도 창작력이 따라주어야 재미와 감동이 담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무모한 패러디는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가져왔다. 물론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을까?

이것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도전이 아니다.
우리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마지막(끝장)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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