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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엄마의 가출 - '엄마가 뿔났다'

by go9ma 200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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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가 뿔났다'에서의 한자(김혜자 분)의 분가로 말들이 많다.
과연 그녀의 출가(?)는 정당한 것인가?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그녀처럼 살아오는 것이 '행복'과 '만족' 그 자체라는 주장이다.
물론 어머니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문제는 없다. 혼자 나가서 사는 것보다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당사자의 속마음, 그 누가 알까?
한자처럼 하고 싶지만 그럴 형편도 안되고 또 당연히(?) 가족에게 봉사해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는 남편 일석(백일섭 분)이다.
그 남편 또한 가족을 위해 평생 봉사했는데 왜 한자만 휴가를 받느냐는 주장이다.
그래서 진규(김용건 분)는 현재 아내에게 이혼을 선언하고 역시 가출 중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내 한자와 남편 일석의 일반적인 우리네 삶을 엿볼 필요가 있다.
아마 어디서든 시부모가 있는 가정에선 한자와 같은 맏며느리는 휴가를 얻기 어려웠을 거다. 시부모가 집을 비우지 않는 이상은 시부모의 식사 등을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생활은 거의 모두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장 봐와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또 대가족이니 일도 엄청 많았을 거다.

그러면 이젠 일석의 삶을 보자.
싫든, 좋든 일석은 사회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는 그런 사회생활에서 내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직접 살림만 해보면 알 수 있는데, 직장생활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사람들은 살림만 하는 것이 편하다고 할 지 모르나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아내들 역시 폐쇄적인 노동 공간에서 역시 가족간에 부딪히며 작장생활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아이들로부터, 또 시부모나 시동생 등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그런 다른 가족들로부터 사회생활과 같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남편분들은 사회생활을 통해서 내 자신의 존재감과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아내들 역시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주부의 삶이라면 그런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한자처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주부의 삶이라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하고 싶은 일들이 있는데 단지 결혼했기 때문에 하게 된 살림이라면 내면에선 그런 자기 욕구가 터져나오게 된다.

그리고 남편들과 또 다른 점은 직장생활에선 휴가가 있다는 점이다.
남편들에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정의 휴가가 생긴다. 또 그들에게 주말 휴일 역시 휴가다. 그리고 그들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때에도 아내들은 남편에게 밥을 해줘야하는 것이다.

또 남편들은 아내들과 다르게 외박(?)이 가능하다.
일부 남편들은 휴일에 친구들과 낚시 같은 여행도 다닐 수 있다. 등산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내들은 이런 소풍조차 용납이 안된다.

어디 부부 동반이나 가족 나들이가 엄마들에게 소풍이 될 수 있을까?
나들이 준비부터 야유회에서 조차 그녀들은 가족 챙기기에 바쁘다.

과연 우리 엄마들에겐 휴가가 있었을까?
이것이 엄마들의 가출이 정당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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