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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방송 돋보기

차라리 연말 시상식을 없애자

by go9ma 200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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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을 시청하지 않은지 꽤 오래다. 어차피 자기 집안 송년회 잔치일 뿐더러, 공동 수상 난발에, 상의 권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올 한 해 방송국 수입에 도움을 준 연예인들에게 감사패 정도 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리에 턱시도나 드레스 입고 나타나는 연예인들 보면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권위 없는 '상'을 꼭 받을 이유가 있을까?
혹시 상금 때문에? (- -)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시상식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그리고 이런 항의는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소란은 MBC 연기대상이 정점을 찍었다. 김명민과 송승헌이 공동수상한 것이다. (물론 그 외에 대부분의 상들이 공동 수상으로 이루어졌다)
올 한 해 인기 있고 반응 좋았던 모든 작품들의 배우들에게 상을 줄거면 뭣하러 이런 시상식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상'에 전혀 의미가 없을 뿐더러 이젠 그 모습들이 너무 추해보인다.

MBC는 시상식 TV광고에서 김명민이 '한'을 풀 것이라 했지만 내가 보기엔 오히려 '한'이 더 쌓일 듯 싶다. (- -)

차라리 이럴바에야 그냥 연말 시상식을 없애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마다 누구에게 상을 줘야할까 고민하느니, 또 공동 수상에, 없는 상을 억지로 만들어가며 챙겨주느니 차라리 연말 시상식을 없애고, 1년을 정리하는 토크쇼 프로그램 같은 것을 방영해주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지난 드라마의 제작 뒷 이야기도 들려주고, 출연 배우들이 모여 서로 만담 나누는 것을 보며 즐겁게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김명민과 송승헌의 공동 수상에 대한 생각...

솔직히 송승헌 연기 잘하긴 했지만 송승헌의 연기가 김명민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공동수상이다.

시청률만 봐도 그렇다. 250억을 투자한 드라마와 제작비 30억대의 드라마가 동급으로 취급 받을 수는 없다. 250억을 투자한 드라마는 시청률 30%고, 30억대를 투자한 드라마는 20%다. '에덴의 동쪽' 방송분량이 두 배 더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제작비는 7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에덴의 동쪽' 제작비가 3배 이상 더 들어갔다. 이런 것만 비교해봐도 '베토벤 바이러스'가 더 가치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베토벤 바이러스'는 동시간대의 대작인 '바람의 나라'와 '바람의 화원'을 모두 물리쳤다.

과연 송승헌은 자신의 몸값에 맞는 공헌을 했는가?
물론 난 유명배우의 유명세는 드라마 히트에 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배우가 작품에 맞는 연기를 했느냐이다. 그런데 이번 MBC의 시상은 뭔가 찜찜하다. 과연 송승헌의 어떤 점이 방송국에 공헌을 한 것일까? 알 수가 없다.

언제나 문제는 방송국의 수준이 시청자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연 인터넷 때문에 TV드라마와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가?
글쎄... 이런 방송국의 모습을 보면 역시 방송국이 시청자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연말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불쾌해지는 방송.
방송을 안 본 사람도 불쾌하게 만드는 시상식.
오직 자신들의 체면만 챙기는 방송국.
이젠 그만하자. 제발 그만하자.

어디 이래서야 지금의 MBC 파업이 이쁘게만 보일까?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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