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 (곧 막을 내린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사실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시작부터 말이 많았죠? 토크쇼의 형식이 다시 90년대로 회귀했기 때문입니다.
코미디계의 신사, 예능의 신 '주병진'의 컴백은 대단한 일이었지만 MBC는 그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중간에 길거리도 나가보고, 아이돌 스타들과 MT도 갔지만 결국 한자릿수의 시청률로 유지되던 토크쇼는 MBC 파업과 맞물려 막을 내리게 될 거란 소문이 돌고 있네요.
그렇다면 '주병진 토크 콘서트' 실패 원인은 무엇일까요?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다른 토크쇼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주병진의 토크쇼는 주병진 원 톱 체제인 반면, 다른 토크쇼들은 중심을 잡는 메인 MC를 주축으로 다수MC체제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예로, SBS 고현정의 GO쇼를 봅시다.
Go쇼의 메인 MC는 고현정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예능 토크쇼 진행은 처음이죠. 그래서 버라이어티와 토크쇼 진행 경험이 많은 다른 MC 3명이 그녀를 보좌하며 비슷한 비중의 메인 MC 위치를 잡습니다. 바로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이죠.
윤종신은 라디오 MC로 시작해서 MBC라디오 스타, 일밤과 야심만만, 각종 케이블 프로그램 등에서 메인 MC로 활약한, 그야말로 프로 MC입니다.
정형돈 역시 설명이 필요 없죠. 무한도전 멤버이며, 롤러코스터, 꽃다발 등 수 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MC를 거친 전문가입니다. (정형돈씨가 맡은 프로그램은 굉장히 많은데 히트하지 못한 프로그램이 많지요)(- -)
김영철 역시 수 많은 프로그램에 메인 혹은 감초 보조 MC로 출연한 베테랑입니다.
GO쇼는 고현정이라는 1명의 여배우를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전문적인 남성 프로 MC 3명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지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SBS 힐링캠프에서는 메인MC 이경규를 주축으로 좌혜진, 우제동의 포멧으로 안정적이며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GO쇼와 다른 점은 여배우 출신이며 처음 예능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한혜진씨의 비중이 고현정씨처럼 원톱은 아니라는 점이죠. 힐링캠프에서 MC들의 비중은 거의 비슷합니다.
KBS 해피투게더에서는 더 안정된 포멧을 구사합니다.
유재석씨를 중심으로 코미디언 출신 메인MC 4명이 함께 공동 진행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젊은 남성 개그맨 5명까지 보조MC로 투입하는 전략을 씁니다. 여기에 초대손님이 서너 명 이상 나오면 그야말로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떠들게 되지요.
어찌보면 산만해보이지만 유재석이라는 능력 있는 메인MC가 충분히 균형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건질 수 있는 돌발 개그 포인트가 많이 나오게 됩니다. 출연자가 많아지면 이야기도 많아진다는 포인트를 간파한 것이죠.
이런 기본 베이스는 강심장도 똑같이 구현하고 있습니다.
메인 MC가 신동엽과 이동욱이지만 초대손님들 속엔 이특과 은혁 등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붐, 김효진, 김영철, 변기수, 양세형, 정주리 등 보조 MC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죠.
메인 MC들과 보조MC들만 10 여명에 달하고 여기에 초대손님 대 여섯 명이 나오면 그들의 이야기로 2주 방송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주병진 토크 콘서트에서도 보조MC는 있었습니다. 처음엔 아나운서 최현정씨였고, 이후엔 사유리씨도 했었습니다만...
방송 시간대가 심야이고, 토크쇼의 성격을 분석해보면 힐링캠프와 비슷합니다. 두 프로 모두 심야 방송이라 산만하고 시끄러운 다수 MC 체재가 아닌, 하루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시청할 수 있는 그런 포멧을 원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힐링캠프는 성공하고,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는 왜 망한 것일까요?
물론 이경규와 주병진의 내공 차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이경규씨는 방송을 쉬지 않고 계속 해오며 지속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는 분명 50세가 넘어 자신에게 아주 큰 변화를 주었지요. 그리고 그것은 남자의 자격이나 힐링캠프, 화성인 바이러스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주병진씨는 오랫동안 방송을 쉬며 감각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미 그가 10 여년 전, 방송계에서 은퇴할 시점에도 그의 원톱 진행 체제는 한계에 와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방송을 오랫동안 쉬었으니 스스로 방송현실에서 진화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기획 방향을 무시할 순 없겠지요.
힐링캠프는 야외로 나갔습니다. 출연자 뿐만 아니라 보는 시청자들도 푸른 숲이나 나무를 보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았지요. 거기에 이제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이경규와 능글 맞은 김제동 그리고 산뜻한 한혜진을 배치함으로 해서 프로그램이 차분하지만 심심하지 않도록 설계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주병진에게 양복을 입히고 다시 스튜디오로 들어갔습니다.
만약 힐링캠프에서 이경규씨 자리에 주병진씨가 앉는다면 큰 차이가 있을까요? 저는 그 자리에 주병진씨가 앉아도 똑같이 힐링캠프가 성공했으리라 봅니다. 그만큼 프로그램의 기획과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앞으로 MBC는 어떤 토크쇼를 보여줄지, 또 주병진씨는 어떤 변화로 방송계에 컴백할지 주목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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