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소재, 재미있는 이야기, 뛰어난 연기력의 배우들...
영화 '궁녀'는 모든 것을 잘 갖추고도 오직 단 하나, 현실과 동떨어진 '귀신' 설정 때문에 걸작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운 영화다.
의문사한 궁녀. 그리고 그 진실에 접근하려는 주인공.
미스테리 스릴러로 이 얼마나 좋은 소재인가.
실제로 미스테리한 사건의 진행 역시 아주 훌륭하다.
그런데 이 좋은 소재를 두고 놀랍게도 영화의 이야기에 '귀신'이 뛰어든다.
갑자기 드리우는 검은 그림자... 그리고 등장하는 궁녀 귀신. (- -)
차라리 이런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빼고 오직 현실적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당시 궁녀들이 귀신 놀이를 이용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미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그런 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영화는 그것이 실제 귀신의 등장인지, 또는 감찰 궁녀들의 장난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도록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연출에서는 귀신의 짓 혹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등장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감찰 궁녀들이 귀신처럼 활동을 한다.
마지막 장면도 정말 희빈 몸에 서영희의 영혼이 빙의된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연기한 희빈을 보고 내의녀 박진희가 착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미스테리 스릴러물에서 이런 결론은 좋지 않다.
사건은 확실하게 해결이 되어야하고, 그 과정 또한 왜 그랬는지를 정확하고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설명해줘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개운하고 재미있으니깐)
그런데 영화를 이런식으로 만들면 이것은 그야말로 감독만을 위한 영화 밖에 되지 않는다. 상업적 히트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만약 감독만을 위한 영화라면 굳이 대중예술 영화로 만들 필요가 없다.
결국 사건은 귀신이 해결해버린다. (최소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감찰궁녀들의 반전이 숨어 있다. 이들 또한 아주 귀신처럼 움직이는 존재다. 하지만 진짜 귀신이 등장하는 바람에 영화는 현실감을 잃어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에, 재미있는 초반 진행을 보여준 영화였으나 이야기가 용두사미로 끝난 거 같아 매우 안타까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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