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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정치 돋보기

보편적 복지를 해야하는 이유 - 기초연금

by go9ma 201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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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기초연금 차등 지급에 대해 찬성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거 같다.
왜 보편적 복지가 되어야하는가.

한 예를 들어보자.
현재 기초연금은 3억 이상의 주택 소유자는 아예 받지 못하나 그렇다.
지방에서는 3억짜리 주택이 굉장하겠지만 서울에선 변두리의 다 쓰러져 가는 시멘트 단독 주택도 3억이 넘어간다.


여기 A 노부부가 있다.
서울에 3억 좀 넘는 주택을 소유하여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국민연금 가입도 안 해서 국민연금도 받지 못한다.
자식이 하나 있지만 미국으로 이민 간 후 현재는 모르쇠.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다.
3억으로 주택연금을 가입하라고?
집을 담보로 부채가 2억 넘게 있어서 그것도 어렵다.
거기에 노부부 중 한 명이 병이나서 다른 한 명이 간호를 해야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단지 3억짜리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을 지급받지 못한다.
만약 두 사람의 기초연금 40만원을 받게 되면, 장애연금과 함께 최소한 두 사람은 굶어죽지 않을텐데 말이다.


여기 B 노부부가 있다.
이들은 지방에 주택과 농지 등이 있지만 3억 미만이라 기초연금을 받는다.
그리고 국민연금까지 가입해서 국민연금도 받는다.
거기에 자식이 넷이나 있어서 자식들이 매달 용돈으로 10만원씩만 보내줘도 40만원이나 받는다.

B 부부는 기초연금, 자식들 용돈, 국민연금까지 해서 월 120만원의 소득이 발생한다.
거기에 농사 일로 1년에 1천만원 이상의 소득도 따로 올린다.

B부부의 월소득은 2백만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기초연금을 받는다.



자, 과연 A노부부와 B노부부 중 기초연금이 꼭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당연히 A노부부지만 정작 기초연금을 차등지급 받으면 A노부부는 기초연금을 못받는다.
그리고 B노부부는 기초연금 덕에 더욱 여유있는 노후생활이 가능하다.


이런 케이스가 과연 특수한 상황일까?
아마 내 생각엔 꽤 많은 케이스가 나올 거라고 본다.

이런 맹점 때문에 복지는 보편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누구나 국공립초등학교는 공짜로 다닐 수 있듯이, 기초연금도 누구나 다 받아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자나 먹고살만한 사람도 기초연금 받을 필요는 없지 않냐고?
그게 재정을 악화시키지 않냐고?

당연히 그런 이유로, 부자나 먹고살만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는 것이다.
부자가 매달 20만원씩 기초연금을 받는다면 그런 부자들이 매달 20만원의 세금을 더 내게 해서
그 재원으로 메우면 되는 것이다.

(참고로, 위에 국공립학교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학부모들이 학교 육성회를 통해
금전적인 지원을 한다)

왜냐하면, 위의 예처럼 누가 어렵고, 여유가 있는지 개별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차라리 모두에게 20만원씩 주고,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는 것이 훨씬 공정한 거다.
당연히 부자들, 돈 잘버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물론 부자들 중에서도 부채가 많은데 세금을 더 내야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보다는 위에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할 때 피해자가 훨씬 더 많이 생긴다.

 

 

또 하나 추가.

우리나라 1년 예산이 360조원에 육박한다. (곧 400조원이다)
즉, 세금만 이 정도 거두어 사용한다는 얘기다.

만약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매달 20만원씩 지급할 경우 필요한 예산은?
1년에 약 14조원이 필요하다.

현재도 4조원인가가 기초노령연금으로 지급되고 있으니깐
10조원만 더 있음 65세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지급이 가능하다.

즉, 세금을 10조원만 더 거두어도 이 기초연금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증세를 안 하니 차등 지급이라는 기형적 복지가 나타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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