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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돋보기/영화 돋보기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 가면

by go9ma 2008.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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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치곤 괜찮은 엔딩 그리고 반전의 반전도 아주 좋은 영화다. 꽤 괜찮은 구성으로 짜여진 이 영화의 흥행 실패 요인은 무엇일까?

1) 동성애 코드
- 상업영화에서 동성애 소재는 그리 좋지 않다. 예술 영화에서나 동성애가 등장하는 이유, 바로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없는 감정코드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들은 더욱 그렇다.
이 영화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주 관객층은 남성. 또는 그런 취향을 공유하는 여성관객들이다. 아무래도 동성애와는 거리가 멀다.
'번지점프를 하다'가 성공한 이유는 멜로 영화였기 때문이다. 또 동성애 코드도 그리 강하지 않다. (솔직히 이 영화를 동성애 영화로 봐야할지도 의문이다) 아무튼, 그런 소재였다고 하더라도 멜로라는 장르가 여성관객에게 통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업적 공감을 요구하는 이런 서스펜스 스릴러물에 동성애 코드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김강우의 남성적인 캐릭터와 이수경의 여성적인 매력을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그 두 사람이 모두 동성애자라고 한 것이니 관객의 기분은 얼마나 나빴을까?

2) 옥의 티
- 무엇보다 영화의 반전이 백미인데 아주 큰 옥의 티 하나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수경과 김강우의 베드씬이다.
트랜스젠더라고 하더라도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은 완전하지 않다. 트랜스젠더의 남성과 성관계는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의 성관계와는 좀 다르기 때문에 김강우가 그 사실을 모를리 없다.
물론 이수경이 잘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나, 역시 현실적으로 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이 영화의 '옥의 티'로 뽑고 싶다.

또 하나 옥의 티는 바로 이수경이다. 아무리  성전환 수술에 성형 수술까지 했다고 해도 김강우가 그녀를 몰라 볼 수 있을까? 반전은 좋았지만 글쎄... 현실적으로 역시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다.

3) 엇박자 캐스팅
- 김강우라는 배우가 괜찮은 배우이긴 하나 과연 영화 속 주인공과 캐릭터가 완벽하게 일치되는지는 의문이다. 이런 영화를 소화하기엔 아직 좀 약하지 않나 싶다.
또 김민선도 캐릭터는 맞지만 영화 속 인물은 완전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오락프로 출연 이미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역시 이수경도 드라마에서 자주 봐왔던 캐릭터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그런지 영화 속 인물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김민선과 이수경 모두 훌륭한 배우임에는 틀림 없으나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다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꽤 잘짜여진 시나리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교과서대로, 하지만 그런 교과서적인 공식을 탈피하면서 반전의 반전을 보여준 것은 매우 훌륭했다.

하지만 동성애 코드는 이젠 진부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다.
이 영화의 동성애 이야기는 또 다른 신선미를 가지고 있지만 동성애 자체가 이미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처음부터 성공하긴 어려운 영화였다.

CSI의 어느 한 에피소드였으면 충분했을 영화다.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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