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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석비빔밥' - 이것이 다르다

by go9ma 200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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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 작가의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이 쏟아졌던 '보석비빔밥'.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청률 상 크게 관심을 받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임성한 작가의 작품인 만큼 이 작품 속에는 아주 재미있는 요소들이 넘쳐나고 있다.

1) 철이 없는 부모
- 보통 드라마에선 철 없는 자식들이 그 대상이었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다르다. 바로 그 반대로 부모가 철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전혀 비현실적이지 않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선 이런 가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식들보다 더 철이 없어서 자식들 속 썩이는 부모들이 있지 않은가. 야매 성형수술을 하는 엄마, 빚을 달고 사는 부모, 바람피우는 아버지 같은...

물론 한혜숙(피혜자역)씨의 모습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과장되어 있어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지만 그렇다고 드라마 전체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2) 너무나 현실적인 루비
- 과거의 임성한 작품들처럼 여기서도 좀 독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바로 소이현씨가 연기하고 있는 '루비'다.
의사 남자친구와의 결혼이 무산되자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몰아치는 루비. 보통의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어차피 물 건너 간 결혼이다. 어쩌다가 결혼하더라도 이런 시어머니하고는 함께 살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루비는 아주 무서운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 남자친구 어머니에겐 따지며 모욕을 주고, 의사인 남자친구 마음은 쉽게 놓아주지 않고 평생 가지고 놀 작정을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독하고, 또 어찌보면 요즘 당당한 젊은 세대의 모습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루비가 돌보는 환자 중에 '사장'이라는 독신 여인이 100억대 재산가라는 것을 루비가 알게 되면서 루비의 여우같은 음모가 시작된다.

3) 배다른 동생 - 태자
-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온 출생의 비밀이란, 버려진 형제 또는 다른 어머니한테서 나은 동생의 존재를 다 커서 알게 되면서 삼각관계로 얽히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보석비빔밥'은 다르다. 그런 식으로 얽히는 것이 아니라 이제 돌이 되는 '아기' 동생이 갑작스럽게 생긴 것이다. 이 얼마나 신선하고 극적인가.
물론 결코 교육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어디 모든 드라마들이 교육적인 내용만 담던가? 그런 식으로 따지면 전투신이 많은 '선덕여왕'부터 야동순재의 '거침없이 하이킥'까지 거의 모든 드라마가 비 도덕성의 질타를 받아야한다.
이런 배다른 동생의 설정은 너무나 현실적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 소문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봤을 법한, 그런 에피소드를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4) 사회적 이슈 끌어내기
- 역시 임성한이다. 이번에는 피혜자의 야매 가슴성형 에피소드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두고 '막장'이랜다. 이것이 왜 막장인가? 나는 최근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인 불법 의료시술을 정면으로 다룬 아주 훌륭한 소재였다고 본다. 사람들이 드라마의 이 장면을 보고 야매시술을 받겠는가? 나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5) 사고뭉치 서끝순
- 철 없는 피혜자와 독한 루비 외에 독한 캐릭터가 하나 더 존재하는데 바로 서로마와 이태리 사이의 막내 딸 서끝순이다. (영국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 역시 아주 재미있는 캐릭터다.
하~! 그런데 요것봐라. 끝순이 루비네 넷째 호박과 고등학교 같은 반이다.
 길거리에서 싸움을 벌릴 정도로 부자집 딸 서끝순. 과연 호박과는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된다. 만약 이 둘이 커플로 된다면 비취, 영국 커플과 쌍사돈이 되는 것이다.

외국인 캐릭터 카일도 이 드라마의 특색 중 하나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백인 외국인보다는 요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동남아권 외국인으로 설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분들이 과거 임성한 작품의 자극적인 면을 떠올리며 이 작품 역시 '막장 코스'로의 진입을 예견하고 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보석비빔밥'에서 나오는 설정들은 '막장'이 아니라 '재미있는' 설정이어서 우리가 '막장'으로 함께 포장하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설정들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실제 우리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설정과 사건들이다.

드라마란 이래야한다는 공식 자체가 드라마를 더욱 재미없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역시 클리쉐니, 진부적인 설정이니 하면서 지루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그와 반대인 이런 임성한 작품의 색다름에는 '막장'이란 덫을 씌우기도 한다.

이 드라마는 최소한 성인들이 보기엔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임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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