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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계무학' 표절 논란 - 황당한 대학가요제 PD 입장

by go9ma 2009.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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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학가요제 담당 PD의 주장처럼, 얼마든지 비슷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표절'부터 운운하는 것은 그의 주장처럼 옳지 않다. 그것은 (1) 우연히 비슷할 수 있고, (2) 고의로 표절한 것일 수도 있고, (3) 작곡가의 무의식 중에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슷하면 무조건 먼저 '표절 의혹'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문제가 있다. 표절이라는 단어 속에는 '고의로 베꼈다'는 범죄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절'이라고 단정 짓는 댓글에 대해서는 소송이 가능할지 몰라도 어디까지나 '표절 의혹'이라는 단어는 틀린 말이 아니다. 어쨌든 위의 3가지 가능성 중 하나일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표절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때문에 당사자는 논란에 대하여 논리적인 대응만이 최선이다. 왜냐하면 논리적인 해명엔 논란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 관련 인사 중 하나인 대학가요제 담당 PD의 입장은 좀 황당할 정도로 논리적이지 않다. 

우선 그는 수 많은 전문가와 두 번의 쇼케이스를 거치면서 3~4백명의 관객이 평가를 했고,  인기투표에 3,368명이 참여하면서 단 한 번도 표절 의혹이 없었다는 것을 '혐의 없음'의 증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100% 믿을만한 것이 될 수 있을까?

리쌍의 '광대'2005년도에 발표된 곡이다. 이런 류의 음악엔 관심이 없는 나는 이번 사건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곡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곡이 어느 정도 유명한 곡이냐'는 것이다. 4천 여명의 사람들 중에 일부가 쉽게 비슷함을 잡아낼 정도로 크게 히트한 곡인가? '광대'를 모르는 내 입장에선 그 비슷함을 잡아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실제로 나 역시 두 곡을 들어봤지만 확실히 전주 부분에서는 비슷함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코드 차원이 아니라 전주 부분은 꽤 비슷한 거 같다.

결국 4천여명은 잡아내지 못했어도 방송 후 '군계무학'을 듣게 된 수십, 수백만명의 사람들 중에서는 비슷함을 느낀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4천여명보다 수십, 수백만명의 가능성이 더 높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담당 PD는 4천여명이 인증했기 때문에 '표절'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자기 변명인가? 황당할 뿐이다. 

'남 잘되는 것을 시기해 억지스러운 한 두 가지의 말꼬리를 잡아 뭔가를 자꾸 끌어내리기 보다 그네들의 음악적 성과들을 다각도로 조명해주고 평가해주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이 해 놓은 것을 헐뜯는 것보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이 세상을 살 맛 나게 하고, 백 배 이상 어렵기 때문' 이라는 부분에서는 화까지 난다.

지금 이것이 무조건 헐뜯는 것인가? 그런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 같다.
발표된 곡에 대하여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것 또한 그네들의 음악적 성과들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남 잘되는 것을 시기'한다고? 
과연 인터넷이 보급된 과거 10년 동안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 중 지금처럼 '표절시비'로 시끄러웠던 적이 몇 번인가? 이런 사건이 해마다 반복되나? 또 본선에 오른 곡 중 '표절의혹'이 생긴 곡이 또 있나?
도대체 이걸 뭐라고 해야할까? 오해? 삐뚤어짐? 그렇다면 과거 가요제에서 발표되자마자 대히트를 치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얻었던 가수와 곡들에 대해서는 뭐라 설명할 것인가? 이것 또한 '남 잘되는 것을 시기'한 결과인가? 그런데 왜 이렇게 반응은 다른지??

이 입장표명 글에는 PD가 감성적으로 느끼는 참가자들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것을 네티즌들에게 '너희도 얘네들의 열정을 느껴봐'하고 강요하고 있다. 열정을 담았으니 절대 '표절'일 수 없다는 거다. 사실 이건 참 위험한 생각이다. 우연히 겹칠 수도 있고, 뮤지션의 무의식이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는 문제인데 담당 PD가 이런 식으로 확신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

우선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비교해서 들어봐도 뭔가 공식 해명이 있어야할 정도로 곡의 전주 부분이 비슷하다.
물론 담당 PD가 '의도적 표절'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는 있다. 하지만 너무 불필요한 변호 글과 감성 호소 내용이 넘쳐난다. 특히 재범 사건과 연관 짓는 부분에서는 실소까지 터져나왔다. 왜 비슷한 부분의 곡을 일부러 찾아 퍼뜨리냐고 투정 부리는 꼴이다. (과연 일부러 그랬겠는가? 누군가 비슷함을 느꼈고,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겠지) 그래서 PD 입장 글은 그저 자기 변명일 뿐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리고 입장 글에서는 '일부 코드 순서만 같다고 표절 운운한다면 통기타 하나로 연주한 옛날 포크 송들이나 들으면 솔직히 다 리듬이 비슷한 힙합이나 레게는 상당수가 다 표절이겠네요.' 라는 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도 예전에 포크 송을 꽤 들었지만 외국곡과 국내 곡 중 이번처럼 비슷함을 강하게 느끼는 곡은 당장 생각이 나지 않는다. (혹시 다른 사람들 중에는 그럴 수 있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나) 물론 듣다가 '어, 이 부분은 어디선가 들어봤던 부분 같은데?'라고 느낀 적은 있으나 그것이 그리 많지는 않다. (물론 포크송이라도 누군가 다른 곡을 듣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따왔으면 표절이다)
때문에 만약 같은 장르의 곡들에서 이번처럼 비슷한 부분이 많이 발견된다면 그 예를 함께 들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즉, '광대'나 '군계무학' 과 같은 장르의 곡들 중에 이 곡들과 비슷함을 느낄 수 있는 다른 곡들의 예를 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 예만 들어도 당장 이런 표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아직까지는 '네티즌'들(대중)이 원하는 해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중은 당사자들의 공식 입장은 무엇인지 또 전문가들의 견해는 무엇인지가 궁금한 것이다. 담당 PD의 감성 호소가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이번 사건이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 표절 논란과 비슷하다고 본다. 이 사건은 어찌되었는가? 결국 YG엔터테인먼트 사장 양현석씨는 자신의 공식 입장 글에서 간접적으로 '하트브레이커'의 도입 부분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작곡 작업이 진행되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의도적 표절이 아니라 다 아는 너무나 유명한 부분이라 따 왔다는 얘기다)

자, 이쯤되면 네티즌들의 '표절 의혹'이 너무하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네티즌들의 추문을 '마녀사냥'으로 보는 시각이 문제다.
네티즌들의 표절 의혹 제기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과연 담당 PD의 주장대로 우연히 비슷할 수 있는 문제인가?
또 그렇게 우연히 비슷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가? (우연이더라도 원곡의 저작권에 접촉되는 문제이므로)


이 글 또한 싸구려 사료나 안주가 아니다. 나 또한 진지한 자세로 그들의 삶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쳤다고 장난으로 몇 시간씩 이런 장문의 글에 공을 들이겠는가?

그 작업에 자부심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인정 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 프로 뮤지션을 꿈꾸는 사람과 프로 뮤지션 중에 그런 자부심 없는 사람 있을까?

네티즌(대중)이 원하는 해명은 이런 말 장난이 아니다. 오직 '진실' 뿐이다. 의식적으로 참고 했는가, 안했는가?... 안했다면 우연으로 겹친 것인가?... 무의식 표절은 아닌가?... 당사자는 리쌍의 '광대'를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가 등등...  뭐 그런 것이다.

그런데 담당 PD라는 사람은 왜 일부러 비슷한 곡을 찾아 걸고 넘어지냐며 짜증을 낸다. 참으로 황당할 뿐이다. 심지어 진실을 감추기 위한 발언으로까지 보일 정도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현 상황은 충분히 '논란'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절대 네티즌과 언론의 '심심풀이 마녀사냥'식 오버 액션이 아니다. 때문에 담당 PD와 당사자는 현 상황에 대하여 '진실'을 밝혀야한다. 
 
그 '진실'이 가요계를 발전시키고, 대중음악계의 희망이 되는 것이지, 객관적이지 않은 변명으로 상황을 덮는 것은 결코 올바른 해결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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