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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돋보기/사회 돋보기

도박 중독의 무서움 - 이성진, 신정환 사건을 보며

by go9ma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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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씨의 필리핀 원정 도박 문제가 커지더니 이번엔 이성진씨 마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국선변호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어디 이들 뿐인가. 강병규씨도 과거 인터넷 도박 문제로 시끄러웠었다.

마약 중독보다 더 무섭다는 도박 중독.
도대체 도박이 뭐길래 이렇게 중독되는 걸까?

사실 TV와 PC가 보급되면서 우리는 누구나 한가지 쯤은 중독되어 있다. 매일 습관적으로 집에 오면 TV부터 켜는 사람들은 TV중독이고, 인터넷망이 먹통이 되면 불안해지는 사람 또한 인터넷 중독이며, 게임으로 밤을 새는 사람 또한 게임 중독이다.

도박중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미 삼아 하는 카드게임이나 장기, 바둑, 화투 모두 중독이며 여기에 고액의 돈을 걸면 도박이 된다.

도박중독은 일종의 '베팅의 쾌감' 때문에 생긴다.
도박을 할 때 고액의 돈을 베팅하고, 이겼을 때 느껴지는 쾌감 혹은 그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이 마치 오르가즘의 쾌감이나 복권 당첨의 순간과 같은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문제는 도박중독이 다른 중독들보다 그 중독성이 최소 100배 이상이라는 것에 있다.

도박의 확률의 게임이다.
신정환씨가 빠졌다는 바카라 같은 도박은 승률이 꽤 높은 게임인데, 돈을 잃기도 하지만 딸 땐 많은 돈을 따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순간에 자신이 도박에 재능이 있고, 운도 따라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사기꾼들이 속임수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더 큰 돈을 따기 위해 더 많은 액수의 돈을 걸게 되고, 도박은 이기는 횟수보다 잃는 확률이 더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돈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것을 획복하기 위해 혹은 그 재미를 다시 느끼기 위해 도박장을 찾는다.

혹여 어느 날 아주 많은 돈을 따서 도박장을 나왔다고 해도 이미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다음날 다시 도박장을 찾게 된다. 돈을 더 따기 위함이 아니라 그 재미를 다시 느껴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계속 도박장을 찾게 되면 따는 횟수보단 잃는 횟수가 더 많아지며 결국 그 사람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잃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박의 무서움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도박 중독을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더라도 도박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지금 여러분은 TV나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는데 누군가 그것은 정신병이라며 당장 끊으라고 하면 끊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다. 하지만 TV나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지 않은 사람의 시선에선 중독된 사람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게임에 빠져 밤을 새는 자녀에게 잔소리를 하는 부모가 그 예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정신병에 걸렸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도 않으며, 자신이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아도 그것의 치료 이유를 깨닫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도박중독의 무서움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후에, 많은 빚이 생기고 죽음의 문턱에서 운이 좋으면 그 사실을 깨닫고 다시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만이 도박중독 치료에 나선다.

도박중독은 절대 스스로 치료될 수 없는 병이다.
만약 가족중에 도박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그를 전문 치료센터로 데려가야한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가족들은 도박에 중독된 가족을 치료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잘 찾아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검사와 테스트를 통해 그가 도박중독임을 깨닫게 해주고, 왜 도박에서 돈을 딸 수 없는지도 설명해 준 후 치료에 들어가야한다. 물론 치료를 받고 생활할 때에는 반드시 가족이 항상 옆에서 지키면서 그가 도박장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 있다.
신정환씨도 우리가 처음 그의 문제를 알았을 때 언론에선 그의 필리핀 빚이 3억에서 20억 사이였다. 언론에선 3억이냐, 5억 이상이냐를 이야기했지만 현지인으로 보이는 어느 네티즌의 리플에 의하면 20억설도 있었더랬다. 하지만 이 때가 가장 빠를 때였다. 롤링 시스템에 걸려서 여기저기 도박장을 전전할 것으로 보이는 신정환씨의 빚은 아마 지금쯤 그 열배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처음 알았을 때 그를 강제로 한국으로 데려와서 강제로 치료시켰다면 그 빚은 더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 도박 중독자들도 마찬가지다.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상인 가족구성원들은 그 즉시 행동에 나서야한다. 중독자가 도박장을 찾지 않고, 전문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아예 격리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 어느 누구도 도박을 시작하면서 전재산을 날리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속임수를 사용하는 직업 타짜를 제외하곤 일반인들 중에선 도박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결국 도박을 시작하면 전재산을 날리는 길 뿐인 것이다.

결국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은 그 재미와 쾌감 때문에 중독이 되며, 중독이 되면 전재산을 탕진하게 되는 것이다.

즉, 도박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강원랜드 뿐만 아니라 경마, 사설 도박장(하우스), 바다이야기 등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 전체 인구 중 무려 350만 명에 육박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숫자다.

이젠 더 이상 도박중독은 남 얘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유명 연예인들까지 도박에 심각하게 중독될 정도의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이에 정부의 적극적인 도박중독자 치료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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